에펠탑·노트르담 성당·루브르 박물관… 아름다운 파리 전체가 개막식 무대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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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센강 수상 퍼레이드 이목
도시 곳곳서 패션쇼·뮤지컬·공연
일부 유머·풍자 담은 장면 논란도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 행사장과 에펠탑 주위로 화려한 레이저쇼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 행사장과 에펠탑 주위로 화려한 레이저쇼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은 올림픽 역사상 전례 없는 수상 퍼레이드를 펼치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센강을 이용한 수상 행진을 도입하고, 도시 전체를 음악과 공연이 어우러진 거대한 공연장으로 만들며 4시간여에 걸쳐 화려한 무대를 펼쳤다.

■수상 행진·패션쇼·뮤지컬 어우러진 무대

파리 올림픽 개회식은 대회 시작부터 주경기장이 아닌 센강에서 펼쳐지는 첫 개회식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비가 내리는 날씨 속에서도 개회식 일대 주변에는 30만 명의 인파가 개회식을 지켜보기 위해 센강 주변에 밀집했다. 파리 식물원 근처 오스테를리츠 다리를 출발해 에펠탑 인근 트로카데로 광장까지 센강의 6㎞ 구간에서 선수단의 수상·선상 행진이 진행됐다.

이날 개회식은 선수 입장이 하나의 순서가 아니라 다양한 공연 사이에 나눠서 펼쳐졌다. 선수단이 탄 배가 일정 구간을 지나갈 때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입장을 잘라서 보여주고 그 사이에 패션쇼와 공연, 뮤지컬 등이 진행됐다. 드비이 육교 위에서는 프랑스 출신의 다양한 디자이너의 작품을 보여주는 패션쇼가 열렸다.

성화 점화 과정도 역동적이었다. ‘프랑스 축구 영웅’ 지네딘 지단이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클레이 코트의 제왕 ’ 라파엘 나달(스페인)에게 성화를 건넸다. 나달은 칼 루이스(육상), 세리나 윌리엄스(테니스·이상 미국), 나디아 코마네치(체조·루마니아) 등 전설적인 스포츠 스타들과 함께 보트를 타고 루브르 박물관으로 이동했다. 이후 성화는 최종 주자인 프랑스 육상 스타 마리 조제 페레크(56)와 현역 유도 선수 테디 리네르(35)에게 넘겨졌다. 페레크와 리네르는 준비된 열기구에 불을 붙였고, 열기구는 30m 상공으로 솟아 파리 시내를 밝혔다.

■공연 일부 장면 ‘논란’

파리 올림픽 개회식에서는 일부 장면에서 유머와 풍자를 담은 모습이 연출됐다. 하지만 그 속뜻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전 세계 시청자는 물론 프랑스 내에서도 ‘굳이 포함됐어야 하냐’는 논란을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장면은 프랑스 혁명 이후 단두대에서 처형된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자신의 잘린 머리를 들고 있는 모습이다.

머리가 잘린 앙투아네트로 분장한 여가수는 혁명 당시 앙투아네트가 투옥됐던 콩시에르주리 건물의 핏빛 창문에서 민중 세력의 노래 가사를 읊조렸다. 뒤이어 ‘고지라’라는 헤비메탈 그룹이 창문에 등장하고 마지막엔 콩시에르주리 곳곳에서 피가 분출되는 듯한 장면이 연출됐다. 프랑스 혁명의 역사와 공화국의 가치를 강조하기 위한 퍼포먼스였으나 일부 네티즌은 “내가 본 장면 중 가장 미친 짓”이라거나 “기괴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하면서 사도 대신 여장 남자(드래그 퀸)를 등장시킨 것도 프랑스가 가진 풍자적 전통을 강조하려는 의도였으나, 그 과정에서 종교적 감수성을 지나치게 무시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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