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넘어 산' 닷새째 필리버스터...방송4법 30일 마무리 전망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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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29일 방송문화진흥회법 단독 처리
국민의힘 4차 필리버스터 돌입
30일 오전 야당 주도 '방송 4법' 처리 완료 수순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이 29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 4법'인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과 관련한 무제한토론을 시작하자, 다수의 야당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이 29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 4법'인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과 관련한 무제한토론을 시작하자, 다수의 야당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방송4법’ 강행에 맞선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위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닷새째 이어졌다. 여당의 필리버스터와 야당의 필리버스터 강제 종결 후 표결 수순이 계속되며 30일 오전에는 야당 주도로 방송4법 국회 통과가 완료될 전망이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방송4법 중 세 번째 법안인 방송문화진흥회법(방문진법) 개정안이 29일 오전 야당 단독으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필리버스터를 약 31시간 만에 강제 종결하고 법안을 표결에 부쳐 재석 187명 전원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안에 반대하며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방송 4법은 방통위 의결 정족수를 현행 상임위원 2인에서 4인으로 변경하는 내용, 공영방송 이사 숫자를 대폭 늘리고 이사 추천권을 언론·방송 학회와 관련 직능단체에 부여하는 방안 등을 담고 있다.

지난 25일 오후 5시 30분께 방송4법 중 첫 번째인 방송통신위원회 설치·운영법 개정안 필리버스터가 시작된 이후 여야는 방송 4법을 두고 필리버스터 소모전을 벌이고 있다. 29일 오전 방문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 우원식 국회의장은 곧바로 방송4법 중 마지막 법안인 교육방송공사법(EBS법)을 상정했다. 국민의힘은 또다시 필리버스터를 시작하며 맞불을 놨다. 닷새째 필리버스터인 셈이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방송 4법 가운데 마지막으로 남은 EBS법도 같은 절차로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통과 시점은 30일 오전이 될 전망이다. 앞서 민주당은 방통위법과 방송법·방문진법 개정안 등 3개 법안을 단독 처리했고 방송 4법 중 마지막 법안인 EBS법 개정안도 이날 오전 본회의에 상정됐다. EBS법 필리버스터는 민주당이 토론 종결을 신청한 24시간 이후인 30일 오전 8시 30분께 강제 종결되고, 민주당은 오전 9시께 법안을 단독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5박 6일’의 필리버스터 정국이 끝나며 방송 4법 처리가 완료된다.

방송4법 처리가 마무리된 이후에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국회 재표결 정국이 반복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방송 4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윤 대통령은 21대 국회에서도 방통위법을 제외한 3개 법안이 야당 단독으로 국회를 통과하자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방송 4법이 국회로 다시 돌아오면 여야는 재표결 시점, 여당 내 이탈표 여부 등을 놓고 치열한 여론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방송4법을 ‘악법’으로 규정, 이날 거부의 뜻을 재차 밝혔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의 방송4법 강행 처리에 대해 “이렇게 독이 든 사과를 계속 내밀면서 ‘왜 안 먹니’라고 하면 당연히 국민을 위해서 저희는 거부할 수밖에 없다”며 “방송 4법 처리 이후 노란봉투법 등 폭거가 예정돼 있는데 저희가 그 부분에 대해 국민을 위해서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공영방송, 특히 MBC를 자기편으로 지키기 위해 탄핵이라는 굉장한 제도를 민주당만의 잔기술로 전락시키고 있다. 이래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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