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정맥류 치료' 세계 표준 정립 향한 20년 외길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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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 20년 김병준레다스흉부외과

개원 후 2만 4000명 시술 경험 바탕
재발 방지 치료 매뉴얼 전파에 만전
환자 중심의 의료 서비스 제공 위해
까다로운 국제 인증 끊임없이 도전
의료 관광·국제화에도 꾸준히 관심
서면메디컬스트리트 활성화 앞장

김병준 원장은 하지정맥류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장기 검진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김병준레다스흉부외과 제공 김병준 원장은 하지정맥류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장기 검진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김병준레다스흉부외과 제공

김병준레다스흉부외과가 올해로 개원 20주년을 맞았다. 2004년 개원한 이래 김병준 원장이 그동안 시술한 하지정맥류 환자만도 2만 4000명이 넘는다. 의사 한 명이 진료한 실적으로 보자면 국내에 비교 상대가 거의 없을 정도의 톱클래스 수준이다. 지금은 수도권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환자들이 찾아오는 글로벌 스탠더드 의료기관 반열에 올랐다. 김 원장은 “혈관전문병원을 세우고 하지정맥류 치료의 세계적 표준을 정립해서 전파하고 싶다”고 자신의 꿈을 밝혔다.

-하지정맥류를 중점적으로 진료하게 된 계기는.

“의대생 시절에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던 아이의 생명을 살리는 모습을 보고 흉부외과를 선택했다. 그러다 IMF 때 정형외과에서 봉직의로 근무할 기회를 가졌다. 그곳에서 다리 아픈 환자, 특히 하지정맥류로 고통받은 환자들을 많이 만났다. 흉부외과 전문의가 정형외과에서 진료한 흔치 않은 경험이 이 분야로 들어오게 된 계기가 됐다.”

-올해로 개원 20주년을 맞았는데 소감은.

“하지정맥류 한 가지 질환만을 다루는 병원으로 개원해 그동안 2만 4000명 이상을 시술했다. 20년 경험이 쌓이면서 레다스만의 독창적인 치료법을 구축할 수 있게 됐고 지금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그 많은 환자 한 분 한 분이 저에겐 고마운 스승이었다. 환자의 다리뿐 아니라 아픈 마음까지 치유해 드리겠다고 매일 다짐하고 있다.”

-레다스 흉부외과의 비전인 하지정맥류 치료의 세계적 표준은 무엇을 말하나.

“그동안 환자를 치료해 오면서 가장 많이 고민해 왔던 것이 하지정맥류 재발이다. 이를 위해 최소 침습적 병행치료법인 ‘레다스 응용 치료법’과, 재발 방지를 위한 ‘장기검진’ 시스템을 도입했다. 저는 하지정맥류 완치를 위한 길이 여기에 있다고 확신한다. 재발을 막고 완치의 길로 이르게 하자는 것이 ‘하지정맥류 치료의 세계적 표준’이다. 표준 진료 프로세스와 매뉴얼을 널리 전파하기 위해 국내외 의료진을 상대로 아카데미를 준비 중이다.”

-실제로 재발 환자가 많나.

“재발 비율이 치료 2년 후 최대 35%, 11년 후 65%에 달한다는 보고도 있다. 의사 개인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닌 의료계 전체가 풀어야 할 숙제다. 재발 우려 때문에 장기검진 시스템을 도입한 초기에는 자주 병원에 방문해야 돼 환자들의 불만도 컸다. 그러나 이제는 재발에 대한 대비와 사후관리를 위한 장기검진 필요성에 대해 많은 환자들이 공감하고 따라 주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JCI, KAHF, GHA 인증을 모두 획득한 의료기관이다. 어떤 인증인가.

“2015년 JCI(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 인증에 도전해 하지정맥류 분야에선 최초로 인증에 성공했다. JCI는 환자가 병원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나가는 순간까지의 1200여 항목을 평가해 세계적으로 공신력이 있는 인증제도다. 2019년에는 부산 최초로 보건복지부로부터 KAHF 획득에 성공했고 2021년, 2023년 재인증까지 받았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의료관광객에게 얼마나 안전하고 쾌적한 진료시스템을 제공하는지 평가하는 GHA(글로벌헬스케어 국제보건인증평가)를 획득한 바 있다.”

-까다로운 인증에 계속 도전하는 이유는.

“개원 이래 20년간 간호부를 정규 간호사로만 운영해 왔다. 대학병원에서도 찾아보기 드문 일이다.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신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국제 인증도 같은 맥락이다. 진료를 하다 보면 환자 중심이 아닌 공급자 중심으로 병원 시스템과 서비스가 운영되기 쉽다. 이러한 일을 방지하고 환자에게 가장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국제 인증을 받고 있다. 자체적인 평가와 만족이 아닌 공신력 있는 인증기관의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끊임없이 스스로를 점검하기 위해 인증에 계속 도전하고 있다.”

-의료관광 분야에서도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데.

“2010년부터 조금씩 찾아오던 외국인 환자가 JCI 인증과 KAHF 획득 이후 크게 늘기 시작했다. 현재 중국어, 영어, 러시아어 통역이 가능한 코디네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6개 국어로 된 글로벌 홈페이지와 SNS 채널을 운영 중이다. 또 원내에 국제진료센터를 열어 러시아, 중국, 몽골 등 6개국 11개 지역 현지 에이전트와 협업하고 있다. 2022년 부산의료산업대상에 이어 지난해에는 메디컬 코리아 2023에서 한국의료 위상을 제고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회공헌 사업도 활발하게 하고 있는데.

“경제적으로 어려운 국내외 환자와 이웃을 대상으로 나눔의료 봉사를 오래전부터 해 오고 있다. 직원들도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자연스럽게 동참하고 있다. 2016년부터 레다스 전 직원과 함께 사회공헌 프로그램 ‘레다스 체인지’를 시작해 17회째 진행 중이다. 다리가 아픈 독거노인은 물론 자립 장애인, 소아암 환우 등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나눔을 실천 중이다.”

-서면메디컬스트리트 의료관광협의회(SmS)에서 어떤 활동을 하나.

“레다스는 부산의료관광 선도 의료기관인데, 올해는 SmS 회장직까지 맡았다. 의료기관과 지자체가 똘똘 뭉쳐 해외환자 유치를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는 모범적인 조직이다. 해외로드쇼, 팸투어, SmS 축제 등을 통해 서면메디컬스트리트 특화거리가 의료관광의 중심이라는 것을 널리 알려 나가겠다.”

-앞으로 계획은.

“하지정맥류 치료를 넘어서 혈관 전문병원으로 확장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세계 어느 곳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혈관 전문병원을 건립해 글로벌 수준의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 또 진료 외적으로는 하지정맥류 치료를 해 오면서 실제 필요했던 장비를 직접 개발하는 것도 환자에게 도움 되는 일이라고 믿고 있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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