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 ‘한국 원전’ 우수성·저력, UAE 넘어 체코에서 재증명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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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원전 2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15년 만에 원전 수주 가능성 높여
현지와 신뢰 구축· 뛰어난 경쟁력
체코 “모든 면서 한수원 우수” 호평

체코의 신규원전 예정부지인 두코바니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체코의 신규원전 예정부지인 두코바니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황주호(왼쪽) 한수원 사장이 지난 24일(현지시간)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와 악수하며 감사 인사를 전하는 모습.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황주호(왼쪽) 한수원 사장이 지난 24일(현지시간)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와 악수하며 감사 인사를 전하는 모습.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 24일(현지시간) 체코 신규원전 계약 협상을 위한 착수회의를 체코 현지에서 개최하고 본격적인 계약협상을 시작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24조 원대로 추산되는 체코 신규원전 2기 건설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지 일주일이다. 앞서 한전은 지난 18일 계약 체결 이후를 대비한 ‘체코건설준비센터’ 조직을 신설하고 지난 22일에는 ‘협상대응 TF’를 발족했다.


한수원이 지난 17일 ‘체코 두코바니 5·6호기 신규원전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단독 선정되며 한국 원전의 뛰어난 경쟁력을 입증했다. 우선협상대상자는 발주사와 단독으로 원전 건설을 위한 계약조건을 최종 조율하는 협상권을 갖게 됐다는 의미다. 체코는 한수원과의 협상을 거쳐 내년 3월 최종 계약을 체결한다는 방침이다. 우리나라는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에 역대 두 번째 원전 수출을 앞두게 됐다.

한수원에 따르면, 당초 두코바니 5호기만 건설 예정이었던 체코는 올해 1월 ‘최대 4기 건설의 여지가 있음’을 공표하고 입찰 참여사들에 입찰서를 수정해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수원은 협상에 따라 체코에 ‘최대 4기’의 APR1000 원전을 건설할 수도 있게 된 것이다.

한수원은 체코가 신규원전사업 계획을 발표한 이후 원전 건설 예정지역을 대상으로 차별화된 수주활동을 펼쳐왔다.해마다 대학생 등으로 구성된 글로벌봉사단이 신규원전 건설 예정지역 인근에서 봉사활동과 문화교류활동을 진행한 것이다. 또, 지역에 연고를 둔 아이스하키팀을 후원하는 등 지역과의 유대감을 강화해 왔다.

현지 기업들과의 관계도 돈독히 하며 지지를 얻어냈다. 원전 건설을 위해서는 현지 기업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한·체코 원자력 및 문화교류의 날’ ‘한국 원자력 및 첨단산업의 날’ 등의 행사를 통해 현지 기업들과 MOU를 체결하는 등 협력을 강화한 것이다.

한국의 원전 건설·운영 능력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입증됐다. 특히,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수주전에 이어 체코 원전 수주전에서 보여준 ‘온 타임 온 버짓(On Time On Budget, 예산 내 적기 시공)’ 저력은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한수원은 체코 원전 수주전에서 발주사에서 정한 일정을 준수한 유일한 입찰 참여사였다. 체코 정부 고위관계자는 “한국 친구들은 입찰서 제출에 있어서도 ‘On Time On Budget’ 능력을 보여줬다”고 공개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한수원은 1200MW(메가와트) 이하 용량의 원전을 원하는 체코의 요구에 맞춰 1000MW급 APR1000 노형을 체코측에 제시했다. APR1000 노형은 2023년 3월 유럽사업자요건(EUR) 인증을 취득함으로써 유럽에서 인허가성과 안전성을 입증받았다.

한수원과 함께 입찰서 작성에 참여한 한전기술과 한전원자력연료, 한전KPS, 대우건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입찰 기간동안 원팀으로서 각종 수주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정상 차원의 원전 세일즈와 정부의 전방위 지원활동은 수주 경쟁에 큰 힘을 실어줬다. 체코 신규원전 수주는 유럽 진출 확대 가능성을 높이며 추가적인 원전 수주를 위한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기업들의 동반진출을 통해 국내 원전 생태계에도 새로운 활력이 붙을 전망이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체코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계약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신규원전 건설의 계약 체결까지 성공해 2009년 UAE의 감동을 다시 국민 여러분께 선사하고 싶다”며 “우리가 원전 기술을 전수받았던 유럽으로 K-원전이 역진출할 수 있도록 끝까지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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