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반미 좌파’ 마두로 3선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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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 원인은 미국의 제재”
반미 공약으로 18년 집권 포석
개표 공개 안 해 후폭풍 전망도

3선에 성공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9일 카라카스에서 지지자들에게 주먹 쥔 팔을 들어 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3선에 성공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9일 카라카스에서 지지자들에게 주먹 쥔 팔을 들어 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니콜라스 마두로(61)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하며 3선 고지에 올랐다. 그러나 여당 성향의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가 실시간 개표 상황을 공개하지 않고 개표 과정 참관을 원하는 시민 그룹을 차단하면서 야권과 국제사회 등에서 부정선거 의혹 제기가 이뤄지고 있다.

엘비스 아모로소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장은 공식 투표 종료 후 약 6시간 지난 29일 0시 10분께 “80% 가량 개표한 결과 마두로 대통령이 51.2%의 득표율로 1위를 기록했다”며 당선 사실을 공식화했다. 중도보수 성향 민주야권의 에드문도 곤살레스(74) 후보는 44.2%의 득표율을 보였다고 아모로소 위원장은 덧붙였다.

이에 따라 2013년 처음 대권을 잡은 마두로 대통령은 내년부터 2031년까지 6년 더 베네수엘라를 이끌게 됐다. 임기를 마치면 무려 18년 간 장기 집권하게 되는 셈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는 중남미 대표적인 반미(反美) 주의자다. 최근 수년 간 이어진 경제난의 주요 원인은 미국 탓으로 돌리고 있다. 베네수엘라 현대 정치사 ‘좌파 거물’인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생일날 치러진 이번 대선에서 승리를 거머쥔 그는 유세에서 미국의 제재 극복을 통한 경제 활성화, 정유 시설 현대화, 주변국 좌파 정권과의 연대 강화, 가이아나와 분쟁 중인 영토에 대한 자주권 회복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이번 투표 결과는 서방 언론의 출구조사 결과와도 상반되는 것이다.

앞서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번 대선 출구조사에서 곤살레스 후보가 65%의 예상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마두로 대통령의 예상 득표율은 31%에 그쳤다. 서방언론들은 선거 과정에서도 곤살레스 후보의 낙승을 점친 바 있다.

피선거권 박탈 이후 곤살레스 후보와 함께 세몰이 선봉에 섰던 ‘베네수엘라 철의 여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6)는 투표 종료 후 1시간여 뒤 선거 캠프를 찾아 “국민 여러분께서는 투표소에서 철야하며 개표 과정을 지켜봐 달라”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결국 마차도의 ‘불안한 예상’이 현실화하면서 경우에 따라선 야권 지지자를 중심으로 한 선거 불복 운동이나 주민들의 국외 이탈 등 베네수엘라 사회가 혼란에 빠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전날 밤과 이날 새벽부터 유권자들이 투표소에 나와 대기 줄을 만들 정도로 뜨거웠던 열기에 “개표 결과가 매우 기다려진다”며 승리를 예상했던 민주야권 측은 선관위 발표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일간 엘나시오날은 “투표 후 곳곳에서 민주야권 측 시민 그룹이 투표함 봉인과 개표 등 검증을 살피기 위해 개표장소에 입장할 것을 요구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물리적인 충돌과 (선관위 측) 폭언도 보고됐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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