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고 고현철 교수 9주기를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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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도 선생님이 내게 남기신 말을 되뇌인다.

늘 ‘글을 쓰라’고 강조하셨던 선생님은 대학 졸업반이었던 내게 ‘글을 쓰라’고 하셨다. 글을 쓰겠다는 일념으로 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문학특기생으로 입학했던 나에게 당연한 가르침이었다.

그 뒤 나는 대학을 졸업을 하고,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경험했다. 어느덧 두 아이의 엄마가 된 나에게는 아직도 선생님의 말씀이 부채감으로 남아 있다. 선생님은 학자로서의 자세가 흐트러지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는 분이셨다.

연구를 위한 조금의 쉼도 부끄러워하며 스스로를 엄격하게 채찍질하는 분이셨다.

그런 선생님께서 내게 남기신 ‘글을 쓰라’는 말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2015년 8월 17일 이후, 나는 그 무게를 늘 가슴에 이고 살았다.

나의 선생님은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이 필요하다면 감당하겠다’는 유서를 남기고 인문대학 옥상에서 투신하신 부산대 국어국문학과 고 고현철 교수이다.

감히 선생님께서 품고 가신 뜻에 범접할 수는 없지만, 그토록이나 바라셨을 자율과 자치 그리고 민주주의라는 이념을 되뇌어본다.

그리고 해마다 여름이 무르익어 끝이 보일 무렵에는 선생님을 기리는 글을 쓰겠다고 다짐한다.

오는 8월 17일은 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고 고현철 교수의 9주기이다.

박다인·부산 강서구 명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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