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상반기 ‘컨’ 물동량 역대 최대… 북미 수요 급증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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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이어 2분기도 최고치 경신
해운시장 변수에 미국 수요 당겨져
관세 부과에 중국발 밀어내기 지속
성수기 물량 줄어 향후 추세 안갯속

부산 부산항 신항 전경. 부산일보DB 부산 부산항 신항 전경. 부산일보DB

올해 상반기 부산항 컨테이너 처리 물동량이 역대 같은 기간 대비 최고치를 기록했다. 홍해 사태 장기화 등의 악재에도 불구 전 세계 무역 중심지인 미국과 중국 간 교역량이 늘면서 부산항도 호조세를 이어간다.


30일 해양수산부 발표에 따르면 부산항 2분기 컨테이너 물동량이 623만 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기록했다. 지난해 592만 TEU보다 5.3% 늘었으며, 과거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도 최고치다. 부산항은 앞서 1분기 때도 601만 TEU를 기록해 역대 1분기 기록을 갈아치웠다. 상반기 전체 물동량도 기록을 경신한 셈이다.

2분기 부산항 물동량은 환적 증가세가 견인했다. 수출입은 282만 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늘어난 반면 환적은 341만 TEU로 8.4%나 증가했다.

물동량이 크게 늘어난 데는 미국과 중국의 영향이 크다. 실제 러시아(21.9%↓), 일본(4.4%↓) 등의 물동량은 감소했지만 중국(8.6%↑), 미국(19.5%↑) 물동량은 크게 늘었다.

최대 소비 국가인 미국은 보통 추수감사절, 성탄절 등 연휴를 앞둔 7~9월 수요가 크게 늘어난다. 그러나 올해는 홍해 사태에 따른 항로 우회, 가뭄으로 인한 파나마 운하 통행량 감소 등 해운시장의 변수가 많아 미리 화물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팬데믹 때 쌓인 재고도 많아 늘어난 수요를 충분히 소화하고 있는 상태다. 더불어 8월부터 미국 수출품에 대한 관세 부과가 시작되면서, 중국의 밀어내기 물량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부산항만공사 이응혁 국제물류지원부장은 “아시아에서 북미로 가는 화물은 보통 7~9월에 정점에 이르지만, 올해는 5~6월에 엄청난 수요가 몰렸다”면서 “밀어내기 물량 증가 등 중국의 수출입이 늘어나면 부산항도 반사이익을 얻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호조세가 지속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미국의 수요가 5~6월에 집중된 만큼 기존 성수기인 7~9월의 물동량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회복, 중국의 밀어내기 물량 지속 등으로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분기 전국 항만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761만 TEU)보다 6.4% 늘어난 810만 TEU로 집계됐다. 인천항, 광양항은 각각 지난해보다 8.0%, 12.9% 늘어난 92만 TEU, 49만 TEU를 기록했다. 비컨테이너까지 합한 2분기 전국 전체 물량은 약 3억 9163만t(수출입 화물 3억 3232만t, 연안 화물 5930만t)이었다.

비컨테이너 화물에서는 광양항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늘어난 6197만t을 처리했다. 울산항도 7.3% 증가한 4768만t의 물동량을 기록했다. 울산항은 석유 가스 수입이 줄었으나 원유와 석유 정제품 처리량이 늘었다.

강도형 해수부 장관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 높은 해상운임 등 항만 물류 여건의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하반기 물동량의 지속적인 상승세를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항만 운영 상황을 면밀히 점검·관리해 원활한 물류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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