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최고 지도자 하니예 이스라엘군에 암살”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이란 대통령 취임식 참석 후 피살
공격 당한 테헤란, 중동 정세 격랑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한 하마스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한 하마스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로이터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정치국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살해됐다고 하마스가 31일(현지시간) 밝혔다. 하마스 서열 1위 지도자가 이란에서 급사하고 이란이 강경 대응에 나설 조짐을 보이면서 확전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하마스는 이날 오전 성명에서 "순교자 하니예가 이란 새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뒤 테헤란의 거처를 노린 시온주의자들(이스라엘)의 기만적인 습격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하니예는 당시 경호원 1명과 함께 있다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가자 전쟁이 이어지는 와중에 하마스 최고 지도자가 이란 중심부에서 이스라엘의 손에 암살된 것이다.

하니예는 이란이 ‘저항의 축’이라 부르는 하마스,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 등의 고위 관계자들과 함께 이란에 있었다. 이들은 30일 열린 페제시키안 신임 대통령 취임식 참석 차 이란을 방문했다.

하니예와 이란의 발표대로 이번 암살 사건이 이스라엘군의 소행이 맞는면 이스라엘이 이란 본토를 직접 공격한 것은 지난 4월 19일 이후 102일 만으로 이번이 두 번째다.

이번에 사망한 하니예는 올해 62세로 가자시티 인근 난민캠프에서 태어나 1980년대 1차 인티파타(민중봉기) 당시 하마스에 합류했다. 그는 2006년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하마스의 대승을 이끌고 총리에 올랐다. 그러나 선거 결과를 둘러싼 하마스와 파타(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주도) 간 갈등 속에 해임됐다. 이후 2007년 하마스가 일방적으로 가자지구 통치를 시작하면서 가자지구의 지도자를 맡았다.

그러다 2017년 가자지구 지도자 자리를 넘기고 정치국장으로 줄곧 카타르에서 생활해 왔다. 가자전쟁 발발 후에는 휴전 협상에 참여해 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중재에 나선 미국은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걸 경계하는 분위기다. 현재 필리핀을 방문 중인 오스틴 로이드 미 국방장관은 회견에서 하니예 피살에 대한 질문에 "전쟁은 불가피하지 않다"면서 "외교를 위한 공간과 기회는 항상 있다"고 답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