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주민들 “의료 R&D 지식산업센터 멈춰달라” 반대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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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산업센터 부지 아파트촌인데다 교통 인프라도 빈약해 생활권 침해"


부산 서구가 의료관광특구 핵심사업으로 추진하는 '의료R&D 지식산업센터' 완공 후 예상 이미지. 서구청 제공 부산 서구가 의료관광특구 핵심사업으로 추진하는 '의료R&D 지식산업센터' 완공 후 예상 이미지. 서구청 제공

의료관광특구인 부산 서구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는 ‘의료R&D 지식산업센터’ 조성사업(부산닷컴 7월 30일 보도)의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자 서구 주민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나온다.

1일 서구청과 서구 주민들에 따르면 서구가 최근 ‘의료R&D 지식산업센터 건립 사업’이 행정안전부의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했다고 밝히자 서구 주민들은 “생활환경 침해가 불 보듯 뻔하니 사업을 거둬달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서구 주민들은 지식산업센터가 ‘동네 흉물’이 될지 모른다는 점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입지와 교통, 주변 편의시설 등 기업이 입주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해당 부지는 등산코스로 잘 알려진 대신동 꽃마을의 초입으로 산허리길에 위치한다. 주변이 ‘아파트 병풍’으로 둘러싸인 데다 마을버스 1개 노선만 운영돼 교통이 불편하다.

해당 부지 인근 아파트 주민은 “다녀본 사람이면 알겠지만 걸으면 숨이 찰 정도의 오르막길인 데다, 상권도 거의 없어 향후 이곳에 입주 의사를 보이는 기업이 있을 지 의문”이라며 “유령 건물이 돼 동네 분위기를 해치면 결국 피해는 주민의 몫 아닌가”라고 말했다.


부산 서구가 건립을 추진하는 지식산업센터 부지 위치도. 서구청 제공 부산 서구가 건립을 추진하는 지식산업센터 부지 위치도. 서구청 제공

주민들의 사생활 침해 문제도 제기된다. 7층 높이의 지식산업센터 건물이 들어서면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불편을 겪을 것이란 우려다. 한 서구 주민은 “행정안전부는 투자심사를 할 때 현장 상황과 주민들의 의사를 한 번이라도 진지하게 검토해봤는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서구청 측은 주민들의 의사를 수렴해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서구청 관계자는 “교통문제는 기업들이 입주하면 셔틀버스를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주변 아파트 주민들이 사생활 침해 문제를 지적하신 만큼, 향후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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