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 마두로, 개표 감사 청구… 친여 법관 포진 ‘요식 행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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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선거 의혹 돌파 의지에도
반발 시위 등 내부 혼란 계속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카라카스 대통령궁에서 외신 기자회견을 하던 도중 두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카라카스 대통령궁에서 외신 기자회견을 하던 도중 두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대통령 3선에 성공한 것으로 발표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7·28 대선과 관련해 야권과 국제사회의 부정선거 의혹 제기에 맞서 대법원에 개표 감사를 청구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국영 TV방송(VTV)에서 생중계한 연설에서 “오늘 대법원에 대선 개표 과정에 대한 전반을 감사해 달라고 요청하는 취지의 청구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를 향한 쿠데타 시도와 공격을 방어하고 모든 것을 명확히 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한 뒤 “베네수엘라에 대한 글로벌 음모의 증거가 횡행하는 가운데 우리는 각종 범죄 행위를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주요 언론은 베네수엘라 대법원을 비롯한 사법부 내 주요 직위에는 친여당 성향 법관이 포진돼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민주 야권 역시 사법부를 ‘친정부 권력 집단’으로 규정한 바 있다. 앞서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여당에서 제기한 야권의 예비선거관리위원회 경선 효력을 정지하는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이에 따라 마두로 대통령의 이번 청구는 불투명하게 진행됐다는 지적을 받는 대선 개표 과정에 대한 국내외의 거센 비판을 의식한 ‘요식 행위’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베네수엘라에 대선 참관단을 파견한 미국의 카터센터는 “대법원에서 독립적인 검토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비판적인 견해를 보였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앞서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대선 이튿날인 지난달 29일 지지자들에게 “우리가 파악한 결과 우리의 에드문도 곤살레스 후보는 약 620만표를 확보해, 270만표에 그친 마두로에 압승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마두로 당선을 ‘부정 개표에 따른 결과’로 규정하는 시민들의 반발 시위가 연일 이어진 가운데 베네수엘라 검찰은 대선일 이후 72시간 동안 1062명을 폭력·재물손괴 혐의 등으로 붙잡았다고 밝혔다. 타레크 윌리암 사브 검찰총장은 기자회견에서 “구금자 중 일부는 테러 혐의로 기소돼 최대 30년형을 받을 수 있다”며 “구금된 이들의 행위는 권리가 아니라 심각한 범죄”라고 말했다. 사브 검찰총장은 시위 대응 과정에서 군 장병과 경찰관 77명이 다쳤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권단체 포로 페날은 홈페이지에서 “29∼31일 시위대에 대한 당국의 강경 진압으로 청소년 2명을 포함해 시민 1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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