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스라엘 ‘네 탓’ 공방전 벌어진 유엔 안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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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우방 중러에 레바논까지
“제재로 책임 물어야” 맹공세
이스라엘 “이란이 테러 지원”
미, 개입설 일축 “독자적 행동”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팔레스타인 광장에서 현지 시위대가 하마스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암살을 규탄하며 이란 국기와 팔레스타인 국기 등을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팔레스타인 광장에서 현지 시위대가 하마스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암살을 규탄하며 이란 국기와 팔레스타인 국기 등을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암살에 따른 국제정세 논의를 위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서 이란과 이스라엘이 서로 책임을 주장하며 설전을 벌였다.

EFE, da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이란과 중국, 러시아, 레바논 등은 일제히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대사는 이스라엘군이 미국의 지원을 등에업고 암살을 자행했다는 주장을 되풀이 했다.

이라바니 대사는 “이번 암살 행위는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며 지역 전체의 갈등을 고조시키고 전쟁을 확대하려는 의도”라고 비난하며 안보리가 이런 극악무도한 행위를 그냥 넘겨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재 등을 통해 이스라엘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와 중국, 레바논 등도 하마스 지도자에 대한 암살을 비난하며 이란의 편을 들었다. 드미트리 폴리안스키 유엔 주재 러시아 차석대사는 현재 상황이 중동지역의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고, 푸충(傅聰) 유엔 주재 중국 대사는 가자지구의 휴전 협상 불발을 긴장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주요 영향력을 가진 국가들이 전쟁의 불길을 잡기 위해 더 많은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디 하셈 레바논 차석대사는 “범인은 이스라엘 정부와 그 총리이며, 희생자는 안보리의 휴전결의안”이라며 “목표는 재앙적인 전쟁에 이스라엘의 동맹국을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이날 회의가 이란의 요청으로 열렸다는 점을 지적하며 중동지역의 테러 지원행위와 관련해 이란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이번 회의는 세계 1위 테러후원국인 이란의 요청으로 열렸다”고 비판하며 이란이 하마스와 후티, 헤즈볼라 등을 이용해 이스라엘 국민들을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나단 밀러 이스라엘 차석대사도 “우리는 스스로를 방어하고 우리를 해치는 자들에게는 큰 힘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전세계에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다.

미국도 하마스 지도자 사망에 관여했다는 이란측 주장을 일축하며 이스라엘의 독자적인 대응이라고 반박했다. 로버트 우드 미국 차석대사는 헤즈볼라와 다른 테러조직에 대해 이스라엘이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를 재확인하고 이란에 영향력을 가진 안보리 회원국에게 대리 갈등 고조를 막기 위해 이란에 대한 압력을 높여달라고도 요청했다.

안보리 회원국들은 이번 사태로 인한 중동지역의 긴장 고조를 우려했다. 로즈메리 디카를로 유엔 사무차장은 회의에서 “국제사회는 갈등이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미사일이나 무장드론, 치명적 공격을 동원하는 행위는 중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바라 우드워드 영국 유엔 대사도 “장기적인 평화는 폭탄과 총알로 확보되지 않는다”며 가자지구에서의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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