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9월 금리 인하 공식화… “한국 10~11월”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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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FOMC 기준금리 동결
9월 이후 통화정책 전환 시사
한국, 환율 불안·가계부채 변수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FOMC 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FOMC 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일본이 단기 정책금리를 상향한 데 이어 미국이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공식화하며 글로벌 통화정책의 변곡점이 가까워졌다. 글로벌 긴축 기조를 주도했던 미국이 완화 정책을 펼칠 경우 한국은행도 뒤따라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 확실시 된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급증하는 가계부채가 통화정책 전환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30~3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 결정했다. 하지만 연준은 금리 인하가 적절해지는 시점이 임박했다며 9월 이후 통화정책 전환(피벗)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나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경제가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게 적절한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해 시장의 9월 금리 인하 기대에 부응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가운데 경제 성장세가 강하게 유지되고 고용시장 상황이 현 수준에서 유지된다면 금리 인하가 9월 회의 때 테이블 위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가 역대 최대인 2%포인트까지 벌어진 만큼 미국이 시장의 예상대로 9월에 인하에 나설 경우 한은도 10월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이제는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 전환을 해야하는 상황이 조정됐다”며 통화정책 전환 필요성을 언급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오는 22일 한은이 미국보다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전문가들은 빨라야 10월, 늦으면 10월이나 11월을 예상하고 있다. 먼저 불안한 환율이 발목을 잡는다. 원달러 환율이 이미 1400원에 육박할 만큼 높은데,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낮출 경우 변동성이 커진다. 가계부채도 문제다.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지난달에만 6조 원 가까이 급증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한은이 다음 달 시행되는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로 가계부채나 부동산 등이 다소 진정되는지 살펴본 뒤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선 연내 금리 인하가 어려울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LG경영연구원 조영무 연구위원은 “연준의 인하가 늦춰지거나 인하 보폭이 크지 않고 또 우리나라 물가·가계부채·환율 여건이 좋지 않을 경우, 한은이 아예 인하를 내년으로 넘길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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