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의 기적’ 진해 소쿠리섬, 캠핑족 성지로 거듭나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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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조 때 웅도까지 바다 열려 유명
주말마다 500명 무인도에서 북적

간조 때 소쿠리섬과 웅도를 연결하는 바닷길이 드러난 모습. 창원시 제공 간조 때 소쿠리섬과 웅도를 연결하는 바닷길이 드러난 모습. 창원시 제공

“여기가 무릉도원입니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1일 오전 경남 창원시 진해구 소고도(일명 ‘소쿠리섬’). 낮 최고기온이 33도를 넘기며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무더위를 피하려는 사람들로 소쿠리섬이 북적거렸다. 해변 한 켠에 자리 잡은 텐트만 족히 50동은 넘어 보인다.

부산 사상구 모라동에서 온 김종호(70) 씨는 “직접 낚시하고 해루질도 해서 좋은 사람들과 이렇게 싱싱한 회도 먹고, 해물라면까지 끓여 먹는데 뭐가 더 필요하냐”며 잡은 고동을 들어 보였다.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압둘라(29) 씨는 “휴가철 맞아 인터넷에서 피서지를 찾아보다 소쿠리섬을 알게 됐다”면서 “한국살이 4년 만에 이런 곳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50m가량 자그마한 모래사장에서 물놀이하며 놀던 김선우(8) 군은 “재미있다”고 했다.

어린 딸을 데리고 모녀여행을 왔다는 이현주(37) 씨는 “부산에서 가깝기도 하고 배도 타고 사슴까지 볼 수 있어서 아기가 너무 좋아한다”며 “다음에 남편이랑 같이 오면 2박은 해도 되겠다”고 했다. 소쿠리섬에는 사슴 30마리 정도가 방목 중이다.

‘캠핑의 성지’로 자리 잡은 진해 소쿠리섬이 올여름에도 캠핑족들의 최고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다. 도심과 가까운 무인도에서 자연을 오롯이 체험하고 최소한의 편의 시설까지 갖춰져 있어 캠핑족이 줄을 잇는다.

소쿠리를 닮았다고 해서 이름이 붙은 소쿠리섬은 진해구 명동 신명 마을에서 남서쪽으로 1.5km 떨어진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섬 길이는 남에서 북으로 250m, 동에서 서로는 500m 정도다. 면적도 10만 8612㎡에 달해 무인 도서 중 비교적 규모가 크다.

소쿠리섬은 간조 때 500m가량 떨어진 웅도까지 길이 생기는 ‘모세의 기적’ 덕분에 더욱 유명하다. 화장실·음수대·야외 샤워부스 각 2개와 탈의실 1개 등 편의 시설도 마련돼 있고, 해변을 정비하면서 생긴 모래사장은 해수욕장으로 지정 고시되진 않았지만, 해수욕을 즐기기엔 안성맞춤이다. 입도객이 몰리는 휴가철엔 안전관리 차원에서 한국해양구조협회 창원지부 관계자들이 상주한다.

소쿠리섬에는 휴가철 주말에는 500명까지 몰린다. 평소에는 주중 20~30명, 주말 150~200명이 찾는다. 2021~2023년 3년간 15만 명 넘게 소쿠리섬을 다녀갔다. 지난해 8월 한 달 입도객은 4230명에 달했다. 명동도선장 주변에는 진해해양공원과 해전사체험관 등이 있어 연계 관광도 가능하다. 소쿠리섬을 포함한 진해 명동지구는 우수한 입지 조건을 인정받아 최근 해양수산부에서 주관한 해양레저관광거점 공모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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