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체제 구축하는 한동훈, '친한' 인선 속도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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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점식 정책위의장 사의로 속도
후속 당직 인선 통해 '친한' 구축
지명 최고위원·사무부총장단 측근 전망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당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당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당 지도부 ‘친정체제’ 구축에 한층 속도를 붙일 전망이다. 친윤(친윤석열)계인 정점식 전 정책위의장이 최근 사의를 밝히면서 친한(친한동훈)계로 당 주도권이 이동, 새로운 권력 구도로 재편되는 모양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친한계로 분류되는 김종혁 전 조직부총장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무총장을 보좌해 당내 현안을 관리하는 전략기획부총장 자리는 전당대회 캠프 총괄상황실장을 맡았던 신지호 전 의원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사무총장에는 친한계 서범수 의원이 임명됐다.

여기에 홍보본부장은 장서정 전 비상대책위원, 대변인은 한지아 의원이 하마평에 오른다. 이들 모두 친한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조직부총장 자리에는 초선 의원을 중심으로 원내에서 우선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섭 의원 등 비주류 성향 인사들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원장에는 현 홍영림 원장 재신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전당대회 캠프 때 곁에서 도운 현역 의원에게 여연원장을 맡기자는 의견도 있어 여러 인물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친한계로 전당대회 당시 한 대표를 물밑에서 지원한 정성국 의원도 여러 당직 후보군으로 오르내린다.

당연직인 정책위의장에 이어 지명직 최고위원까지 인선이 완료되면 최고위 구성원 9명 중 5명이 친한계 또는 한 대표가 임명한 인사로 채워진다. 앞서 한 대표는 비서실장으로는 역시 친한계인 박정하 의원을 임명했다. 이어 정 전 정책위의장 후임에 대구·경북 지역 4선인 김상훈 의원을 내정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 내정을 두고는 ‘표결’ 가능성도 흘러나오고 있다. 그간 대표와 원내대표가 협의 후 단수로 지명하는 정책위의장 인선 안건의 경우 관례상 표결을 거치지 않고 추인해왔다. 한 대표 측은 김 내정자 인선 과정에서 대통령실에도 의견을 구하고 추경호 원내대표와도 조율을 거쳐 추인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한 친한계 의원은 “친윤계의 표결 주장은 가능성이 극히 떨어진다. 전당대회 이후 또다시 갈등 국면을 맞는 건 위험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라며 “김 의원이 TK 4선 중진인 데다 표결로 가더라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 측이 김 정책위의장 내정자의 추인을 전망하는 가운데 친한계 내부에선 만약 표결로 갈 경우 “이 기회에 ‘반한’(반한동훈) 표가 얼마나 나오는지 가늠해 보겠다”는 판단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한 대표는 지난달 31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비공개 회동에 대해 본인이 제안해 성사된 자리였다며 “우리는 여러 사안에 대해서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관계”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전날 TV조선 강적들 방송에서 이같이 밝히며 “과거의 친소관계로 만나는 게 아니라 대통령과 집권당 대표라는, 굉장히 중요한, 국민을 위해서 일해야 하는 공적 지위로 만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 전 정책위의장의 사퇴와 관련해선 “사람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후유증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변화가 필요하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선택은 제가 아닌 당심·민심 63%가 한 것”이라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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