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서 외국 귀빈 살해된 이란
“장거리 발사체 소행” 연일 보도
서방 언론은 “숙소에 폭탄 설치”

지난 3일 요르단에서 하마스 지지자들이 암살된 하니예의 장례식을 치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혁명수비대가 하마스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단거리 발사체에 암살됐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란이 암살 방법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은 건 그가 지난달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된 지 사흘 만이다.

혁명수비대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테러는 (하니예가 머문) 거처 외부에서 7㎏의 탄두를 탑재한 단거리 발사체로 이뤄졌다”며 “이는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이 설계하고 실행했으며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은 사건 발생 초기부터 이번 암살이 이스라엘의 ‘공중 공격’이었다는 분석에 무게를 둬 왔다. 암살 당일 이란 파르스 통신은 “하니예가 공중에서 발사된 미사일에 순교했다”는 표현을 썼고, 레바논 매체 알마야딘도 "(테헤란) 자파라니예의 건물 4층에 있던 하니예의 거처가 (이스라엘의) 발사체에 맞았다"며 “미사일이 외국에서 날아왔다”는 이란 소식통 발언을 전했다.

하지만 이는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숙소에 미리 설치한 폭발물에 하니예가 숨졌다는 서방 매체들의 보도와 상반되는 설명이어서 사건의 진상을 놓고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수도에서 귀빈이 살해됐다는 굴욕을 겪은 이란으로서는 대외적으로 경호·정보전의 총체적 참패라는 평가로 이어질 폭탄 설치 가능성보다는 외부 공습이라는 설명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 1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하니예 피살 약 2개월 전에 이미 폭탄이 숙소에 설치됐으며 하니예가 방에 들어간 후 원격 조정으로 폭발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도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테헤란을 자주 오가던 하니예의 행동 패턴을 분석해 그가 사용할 방을 정확히 파악했고, 숙소에 설치된 폭탄에는 인공지능(AI) 기능이 탑재돼 있었다는 보도를 내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