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애지 ‘동메달 펀치’…한국 여자 복싱 희망 봤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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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결승서 선전했지만 2-3 ‘석패’
한국 여자 복싱 첫 올림픽 메달
침체된 한국 복싱엔 부활 기대감
“남녀 복싱 장기적으로 육성해야”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kg급 준결승에서 튀르키예 하티세 아크바시에게 패한 한국 임애지가 경기장을 나서며 튀르키예 관계자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kg급 준결승에서 튀르키예 하티세 아크바시에게 패한 한국 임애지가 경기장을 나서며 튀르키예 관계자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복싱에 12년 만의 올림픽 메달을 선사한 임애지(25·화순군청)가 동메달로 대회를 마감했다. 한국 여자 복싱 최초의 올림픽 메달이다. 준결승 무대에서 임애지의 두 번째 올림픽 도전은 끝났지만, 그는 좌초 위기였던 한국 복싱을 구하는 데 성공했고, 나아가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는 한국 복싱이 부활의 신호탄을 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겨줬다.

임애지는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kg급 준결승전에서 하티세 아크바시(튀르키예)에게 2-3(28-29 27-30 29-28 27-30 29-28)으로 판정패했다.

준결승에 진출해 한국 복싱 여자 선수 최초의 올림픽 메달을 확보했던 임애지는 결승 무대까지 밟지는 못하고 대회를 마감했다.

이날 임애지가 상대한 아크바시는 2022년 국제복싱협회(IBA) 이스탄불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로 세계 챔피언이다. 거리를 유지하고 멀리서 긴 팔을 이용해 상대를 견제하는 방식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선수끼리 만난 만큼, 1라운드는 불꽃이 튀지 않았다. 1라운드는 2-3으로 임애지가 조금 뒤처진 것으로 점수가 나왔다. 임애지는 2라운드에서도 아크바시의 큰 키에서 나오는 긴 리치를 극복하지 못하고 1-4로 밀렸다. 최종 3라운드에서 압도적인 경기를 펼쳐야만 역전할 수 있었던 임애지는 수세로 돌아선 아크바시를 상대로 공세를 이어가며 선전했지만, 판정을 뒤집지 못했다. 판정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지만, 경기 후 임애지는 “판정은 어쩔 수 없다. 내가 깔끔하게 하지 못한 것”이라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임애지의 동메달은 2012 런던 대회 한순철(남자 60kg급 은메달) 이후 한국 복싱에 12년 만의 올림픽 메달이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 대회 노메달에 그쳤던 한국 복싱은 임애지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확정하면서 노메달 신세에서 벗어났다.

쇠락의 길을 걷던 한국 복싱은 임애지의 선전에 크게 고무된 모습이다. 파리 올림픽은 임애지에게는 물론, 한국 여자 복싱에 가능성을 보여준 무대다.

2012 런던 대회에서 처음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치러진 여자 복싱은 3체급으로 시작했다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성평등 정책에 따라 2020 도쿄 대회에서 5체급으로 늘었다. 이후 파리 대회에서는 6체급으로 늘어, 남자 7체급과 큰 차이가 없어졌다. 여자 체급은 가능성이 크게 열려 있다. 올림픽에서 체급이 크게 늘어났지만 전 세계적으로 선수층은 아직 두텁지 못하기 때문이다. 임애지의 메달 획득으로 가능성을 확인한 한국 복싱이 4년 뒤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대비해 여자 복싱을 전략적으로 육성한다면 이번보다 더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국 복싱이 올림픽 무대에서 마지막으로 ‘멀티 메달’을 수확한 건 동메달 2개를 딴 2004 아테네 대회다. 로스앤젤레스 대회에서 파리보다 좋은 성과를 내려면 아예 올림픽 무대에 올라오지도 못하는 남자 복싱의 체질 개선도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kg급 준결승에서 한국 임애지가 튀르키예 하티세 아크바시를 상대하고 있다. 임애지는 2-3으로 판정패했다. 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kg급 준결승에서 한국 임애지가 튀르키예 하티세 아크바시를 상대하고 있다. 임애지는 2-3으로 판정패했다. 연합뉴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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