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강 점령했던 ‘민물가마우지’ 포획 나선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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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가마우지 폭증…민물고기 ‘뚝’
주요 출몰지 7곳 ‘포획 지역’ 지정
엽사 계약…지난달부터 포획 나서

산청군 생초면 경호강 모습. 민물가마우지 떼가 강 전체를 덮고 있다. 독자 제공 산청군 생초면 경호강 모습. 민물가마우지 떼가 강 전체를 덮고 있다. 독자 제공

속보=경남 산청군 경호강·덕천강이 민물가마우지 탓에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부산일보 4월 26일 자 8면 보도) 산청군이 본격적인 퇴치 작업에 나섰다. 주요 서식지를 대상으로 총기 포획을 진행한다.

5일 산청군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지역에 서식하는 민물가마우지 포획에 들어갔다. 이번 포획은 올해 3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4조(유해야생동물) 시행’에 따라 민물가마우지가 유해조수로 지정됨에 따라 추진된다.

기러기처럼 일정한 대형을 유지하면서 무리 지어 다니는 민물가마우지는 4~5년 전부터 경호강 일대에서 주민들에게 목격되기 시작했다. 5~6년 전만 해도 수십 마리에 불과했는데, 지난해부터 개체 수가 폭증했다. 현재 한 장소에서만 수천 마리가 날아다니고 있는데 많을 때는 강 전체를 가득 메울 정도다. 여기에 경호강뿐만 아니라 인근 덕천강·양천강까지 활동 영역을 넓힌 상태다.

민물가마우지는 물고기를 잡아먹기 위해 떼를 지어 다니다가 물고기를 발견하면 최대 5m까지 잠수해 사냥한다. 성체 크기가 1m에 달하며, 이른 새벽부터 호수와 저수지, 강 등지를 찾아다니며 하루 7kg에 달하는 물고기를 잡아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청군 단성면 덕천강 역시 민물가마우지 떼가 대규모로 서식하고 있다. 김현우 기자 산청군 단성면 덕천강 역시 민물가마우지 떼가 대규모로 서식하고 있다. 김현우 기자

여기에 민물가마우지는 붕어·꺽지·피리 등 어종을 불문하고 닥치는 대로 먹어 치워 어류 생태계를 완전히 파괴하는 포식자로 분류된다. 하천은 물론 산청 지역 민물고기 양어장까지 습격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인근 식당에서는 물고기가 없어 장사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이에 따라 군은 토종어류를 보호하고 내수면 어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민물가마우지 포획을 결정했다.

지난 6월에는 원지 적벽산 아래와 생초 대포교 인근 등 민물가마우지 대규모 출몰 지역 7곳을 포획 지역으로 지정했다. 이어 지난달 말에는 엽사 6명과 계약해 매일 현장을 돌며 민물가마우지 포획을 실시하고 있다.

이상범 산청군 환경위생과장은 “민물가마우지 포획 시간인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에는 민물가마우지 출몰지역 강변에서 활동을 삼가고 인근 마을에서는 각별히 주의해 달라”며 “경호강 어족자원 피해 최소화를 위해 민물가마우지 퇴치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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