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곳 형상화 ‘무지기 치마·3’

올해로 9회째를 맞는 노산시조문학상에 정경화(사진) 시조시인의 ‘무지기 치마·3’이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반지하 어둠에도 독백의 꿈은 높아/눅눅한 소음 아래 소리 죽인 발자국,/그 속내 부추기면서 철심을 박는다//은유가 되지 못한 겹겹의 속곳부터/치켜올린 허리춤에 납작해진 가슴까지/고요한 시간의 연못, 기꺼운 침잠이다//물 위는 미로이고 물밑은 미궁이다/수면을 사수하는 당신은 누구신지/똬리 튼 달무리 가득, 수궁 한 채 덩그렇다.’ 심사위원단(이우걸 위원장)은 “복식이 육체를 옥죄이고 정신과 심리적 음영을 거느리는 매개라는 생각을 우리 시조사에서 처음으로 시도하고 있다. 미학적 구조가 정교하며 시조의 깊이와 무게감도 비할 데 없이 높다”라고 평했다.

정 시조시인은 2001년 동아일보, 농민신문 신춘문예 시조 부문에 당선돼 등단 후 이영도시조문학상 신인상을 수상했다. 현재 계간 <시조21> 편집주간, 한국문인협회 청도지부 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노산시조문학상은 마산 출신 노산 이은상 선생의 정신을 기리고 계승해 나가기 위해, 마산장학재단의 지원을 받아 전국의 시조시인을 대상으로 수장작을 선정한다. 시상식은 9월 28일 오전 11시 30분 창원 마산회원구 창신중 다목적 강당에서 열린다.

제9회 노산시조문학상 수상자 정경화 시조시인. 노산시조문학상 운영위원회 제공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