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 점퍼’ 다시 날아오른다 “올림픽 첫 금메달·신기록 도전” [파리 빛낼 태극전사]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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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우상혁

도쿄 대회 당시 ‘아쉬운 4위’
우승 위한 삭발 투혼도 불사

지난해 10월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은메달을 딴 우상혁.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은메달을 딴 우상혁. 연합뉴스

대한민국 육상 높이뛰기의 새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스마일 점퍼’ 우상혁(28·용인시청)이 올림픽 무대에서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지난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올림픽 선수촌에 입촌한 우상혁은 꽤 오랜 시간 파리에 머물며 현지 적응 훈련을 했다. 그는 앞서 지난달 14일 파리 외곽 퐁텐블로에 차려진 대한민국 선수단 사전 캠프 '팀코리아 파리 플랫폼'에 들어가 3주 동안 훈련에 매진했다. 우상혁은 “빨리 경기가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할 만큼 철저한 준비도 끝냈다.

이번 대회가 우상혁에게는 세 번째 올림픽 무대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처음 올림픽 무대에 선 우상혁은 2m 29의 벽에 막혀 예선 탈락했다. 당시 우상혁의 기록은 2m 26이었다. 두 번째 올림픽 무대인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2m 28을 넘어 한국 육상 트랙·필드 종목에서 25년 만에 결선에 진출했다. 결선에서는 2m 35의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올림픽 한국 트랙·필드 사상 최고인 4위에 올랐다.

우상혁은 도쿄 올림픽 이후로도 한국 육상 최초의 이정표를 세워가고 있다. 2022년 세계실내선수권 우승(2m 34), 실외 세계선수권 2위(2m 35), 2023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2m 35),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2m 33)을 따냈다. 올해는 2m 33을 넘었다.

우상혁은 ‘짝발’과 상대적으로 작은 키라는 약점을 갖고도 세계 최정상급 점퍼로 도약했다. 여덟 살 때 당한 교통사고 후유증 탓에 우상혁의 오른발은 왼발보다 더 작다. 발 크기가 달라 균형감을 유지하기 위한 피나는 노력을 했고, 균형을 잡고 난 이후에는 더 이상 짝발이 문제가 되지 않았다. 188cm의 키도 높이뛰기 선수 중에서는 작은 편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약점에도 개의치 않는다.

우상혁은 “나도 내 신체 조건이 좋은 편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다”면서 “작은 키로도 성공한 선수가 많다. 노력은 배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파리 올림픽을 오래도록 기다려온 만큼, 여느 때보다 더 굳은 마음가짐도 장착했다. 우상혁은 군인 신분으로 출전했던 도쿄 올림픽 때보다 더 짧은 머리로 경기를 치른다. 1cm라도 더 높이 뛰고 싶은 마음으로 과감히 삭발도 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다이어트도 계속해 오고 있다.

개인 최고 2m 36의 기록을 보유한 우상혁은 2m 37을 이번 올림픽 금메달 높이로 보고, 이 높이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우상혁은 “올해 실내경기에서 두 차례 2m 37에 도전했다. 아쉽게 실패했지만 ‘넘을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파리 올림픽에서는 꼭 2m 37을 넘고 싶다. 내 목표는 파리 올림픽 금메달”이라고 밝혔다.

우상혁은 7일부터 올림픽 메달이란 목표를 향해 높이 날아오른다. 우상혁은 “지난 3년 동안의 훈련과 경기 출전은 모두 파리 올림픽 메달 획득을 위한 준비였다”면서 “파리에서 올 시즌 최고 기록은 물론이고, 한국 신기록 경신도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육상 남자 높이뛰기 예선 경기는 7일 오후 5시(한국시간)에 시작한다. 결선은 11일 오전 2시(한국시간)에 시작한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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