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없는 이란-이스라엘… 국제사회 ‘확전 차단’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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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처벌” vs “공격 땐 대응”
일각선 이스라엘 선타격 거론
강대강 대치에 충돌 임박 관측
미국 등 G7·아랍국 자제 요청

하마스 일인자 이스마일 하니예 암살로 불거진 이란과 이스라엘의 갈등이 일촉즉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란은 자국 수도에서 일어난 하마스 지도자 암살을 ‘처벌’하고자 이스라엘에 보복하겠다고 거듭 강조하고, 이스라엘은 전면전 대비는 물론 ‘선제타격론’까지 거론하며 맞서고 있다. 양측이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란이 하루 이틀 새 공격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자 미국과 주변 아랍국가는 물론 러시아까지 이란과 접촉하며 확전을 막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은 하니예 암살과 관련해 이스라엘에 보복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날 테헤란을 방문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안보서기와 회담하면서 “이란 이슬람 공화국은 결코 역내 전쟁과 위기 확대를 추구하지 않지만 이 정권(이스라엘)은 자신들이 저지른 범죄와 불손함의 대가를 분명히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이날 테헤란 주재 각국 대사·공관장들과의 회의에서 “(이스라엘의) 그러한 공격을 대응 없이 넘길 수 없다”며 “이슬람공화국(이란)의 대응은 확고하고 결정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슬람협력기구(OIC)가 이란의 요청으로 오는 7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하니예 암살과 이란의 대응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OIC에는 이슬람권 57개국이 속해 있다.

이란의 잇단 경고에 이스라엘은 자국 공격 시 막대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며 맞불을 놓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주례 각료회의에서 “우리는 공격과 방어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가 돼 있다. 우리를 향한 어떠한 공격행위에 대해서도 무거운 대가를 물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같은 날 밤 회의에서는 ‘억제적 수단’으로써 이란을 선제타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이스라엘 현지 매체 와이넷(Ynet)이 보도했다.

양측이 브레이크 없는 대치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란의 보복공격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잇따라 제기됐다. 미국 악시오스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전날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에게 이란과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공격이 “이르면 24∼48시간 안에 시작될 수 있다고 통보했다.

WSJ도 아랍국가 외교관을 인용, “한 이란 당국자가 5일 이란의 보복공격이 임박해 앞으로 48시간 안에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WSJ는 또한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이란이 이날 오전 항공당국과 조종사들에게 GPS와 항법신호가 중단될 수 있다는 경고를 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지난 4월 이스라엘 본토 첫 공격 당시에도 비슷한 경고를 발표한 바 있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다만 이란은 같은 날 오후 이 같은 보도를 부인했다.

이처럼 역내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자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중동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며 확전을 막는데 외교적 노력을 쏟고 있다.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5일 백악관 상황실에서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해 이란 및 대리세력의 위협, 미군 주둔 이라크 공군기지 공격, 이스라엘 방어 지원 노력, 역내 긴장 완화를 위한 외교 노력 등 중동 상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G7 국가들도 이란 측과 접촉해 확전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이스라엘 공격 수위를 제한하라고 촉구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과 주변 아랍국들은 전날 이란을 방문한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무장관을 통해 이란을 자제시키기 위한 ‘당근’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자제할 경우 미국은 핵 협상 재개를, 이집트 등 아랍국가들은 이란과 외교관계를 정상화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DPA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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