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나선 로펌들, 법조타운 밖 잇단 ‘둥지’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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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늘면서 법원 앞 고집 안 해
경찰서 앞·서면·해운대 등서 개업
도시철도 역명 광고 등도 안간힘
공동 사무실 형태 운영도 늘어나

부산 변호사들이 최근 해운대구나 부산진구 등 도심을 거점으로 삼는 추세를 띤다. 연제구 거제동 법조타운 모습. 부산일보DB 부산 변호사들이 최근 해운대구나 부산진구 등 도심을 거점으로 삼는 추세를 띤다. 연제구 거제동 법조타운 모습. 부산일보DB

부산에서 개업하는 변호사들이 최근 해운대구나 부산진구 등 도심을 거점으로 삼는 추세를 띤다. 그동안 사법기관이 몰린 연제구 법조타운에 안착하던 모습과 달라졌다. 변호사 수가 급증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고 온라인 상담 등 송무 형태가 변하면서 굳이 법원 앞을 고집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 법무법인이나 개인 법률사무소가 부산 시내 각지에 둥지를 마련하고 있다. 특히 해운대구의 부상이 눈에 띈다. 해운대구에는 법률사무소가 모두 34곳 있는데 센텀시티 일대에만 18곳이 몰려 있다.

국내 10위 규모 로펌 중 하나인 법무법인(유한) 대륜도 2019년 부산본부를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열었다. 대륜은 전국 주요 거점에 분사무소를 두는 ‘네트워크 로펌’이다. 대륜은 부산에만 연제구, 강서구 등 사무소 3곳이 있는데 부산본점은 센텀시티에 두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는 도시철도 2호선 센텀시티역에서 부기역명 광고도 한다. 부기역명 광고는 기존 역명과 함께 광고 업체를 역명판, 노선도 등에 함께 표기하고 열차 안내 방송 등에도 노출하는 것을 말한다. 기간은 오는 2025년 12월까지로 광고비는 수억 원대로 알려졌다. 대륜 박동일 대표변호사는 “부산본부를 연제구 법조타운 대신 센텀시티로 정한 것은 고객이 어디서든 편하게 사무실을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고 밝혔다.

부산 중심지인 부산진구 서면 일대도 인기다. 서면교차로 일대에만 10곳의 법률사무소가 운영 중이다. 특히 경찰서 바로 앞에 개업한 곳도 있다. 법무법인 ‘부전’은 2021년 부산진경찰서 맞은편 빌딩에 문을 열었다. 경찰서 일대에 있는 특성상 보안을 위해 벨을 눌러야 출입이 가능하다. 법무법인 부전 제갈청 대표변호사는 “법원 앞보다는 고객에게 직접 찾아간다는 의미로 이곳으로 사무소를 정했다”며 “경찰서 앞이고 부산 제1의 번화가로 유동 인구가 많아 형사 전문 로펌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7년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에 개청한 부산지법 서부지원과 부산지검 서부지청 일대도 인기 지역이다. 현재 약 20곳의 법률사무소가 영업 중이다. 법조계에선 경기 침체로 최근 공동법률 사무소 형태가 인기를 끈다. 최소 2명 이상의 변호사가 사무실을 공유하면서 임대료 부담도 줄이기 위함이다.

여전히 거제동 법조타운은 인기다. 부산지방법원, 부산고등법원, 부산지방검찰청 등이 몰려 있어 송무에 편리하고, 빌딩 20여 곳이 밀집한 법조타운이 형성돼 있어 고객 잡기에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빌딩촌’으로 법조인을 위한 식당 등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부산 법률사무소는 모두 656곳이다. 개인 법률사무소가 535곳으로 가장 많고 법무법인 95곳, 공동법률사무소 21곳 등이다. 부산 변호사는 모두 1145명으로, 610명은 법무법인 등에 소속됐고, 나머지 535명은 개인 법률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부산 법조계 관계자는 “매년 로스쿨 졸업생이 쏟아져 나와 부산에도 변호사 사무실은 늘어가는 추세여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면 부산 어느 곳에라도 사무소를 열 것”이라며 “전체적인 법조계 상황은 경기 불황으로 주춤한 것이 사실이지만 일부 변호사는 바빠서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양극화가 심하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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