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들끓는 해파리, 국내 연근해 어민들 ‘한숨’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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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라입깃해파리 출현율 급증
제주 시작으로 서해·동해 확산
어민 그물에 혼획돼 생산성 ‘뚝’
부산·동해 피서객도 주의 요망


최근 고수온으로 국내 연안에 해파리가 들끓으며 고등어와 해파리가 혼획되며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고수온으로 국내 연안에 해파리가 들끓으며 고등어와 해파리가 혼획되며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폭염 속 국내 앞바다에 해파리 출몰이 늘어나면서 국내 연근해 어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해파리는 조업 중인 어민들의 그물에 섞여 들어와 어획량을 감소시키고 신선도를 떨어뜨리는 등 어업 생산성을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꼽힌다.

6일 국립수산과학원(이하 수과원)에 따르면 부산을 비롯해 울산, 경북, 강원, 전남, 제주 등 해역에서 노무라입깃해파리 ‘주의 단계’ 특보가 발령 중이다. 해파리 특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로 나뉜다. 지난달 5일 제주 해역에서 첫 주의 단계 특보가 발령된 뒤 지난달 12일에는 부산·울산·경남·경북, 지난달 22일에는 강원 해역까지 확대됐다.

실제 눈으로 발견되는 해파리 수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수과원에 따르면 이달 1일 기준 노무라입깃해파리 출현율은 53.2%다. 출현율은 민간 모니터링 요원 512명을 대상으로 조업을 나간 어업인 중 해파리를 발견한 비율을 뜻한다. 지난 6월 27일에는 5.1%에 불과했지만 불과 한 달 사이 급증했다. 신고 건수도 같은 기간 8건에서 306건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수과원 관계자는 “동중국해, 제주와 남해 해역에서 많이 출현하는 노무라입깃해파리가 해류를 따라 동해와 서해 연안까지 계속해서 대량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과원은 올해 중국에 비가 많이 내려 바닷물에 영양분이 늘었고, 기후변화로 고수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해파리 개체가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노무라입깃해파리는 최대 2m, 무게가 150kg에 달하는 대형 종으로, 촉수를 길게 늘어뜨리면 길이가 10m에 이른다. 중국 연안에서 발생하며, 해류 흐름에 따라 국내 연안으로 유입되는 데 보통 6월부터 11월까지 머무른다. 촉수 양이 많은 탓에 한 개체만 출현해도 여러 명이 쏘임 사고를 당할 수 있다.

여기에 연근해 어민들에게 주는 피해도 상당하다. 원래도 크기가 큰 종인데 개체 수까지 많다 보니 조업 중에 그물에 섞여 들어오기 일쑤다. 원래 어획하려는 물고기 대신 해파리가 그물 안 공간을 차지하면서 어획량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심할 때는 그물이 지나치게 무거워져 찢어지는 일도 발생한다.

국내 고등어의 90% 이상을 공급하는 대형선망수협의 관계자는 “어획량이 줄어드는 건 물론이고, 해파리를 그물이나 고등어와 분리하는 작업을 해야 해 인건비가 올라간다”면서 “더 큰 문제는 해파리가 고등어를 덮어버리면서 어창(배에 있는 물고기 보관 창고)에 얼음을 부어도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매년 여름마다 해파리가 출현하지만 올해는 그 양이 너무 많다는 토로가 현장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는 해파리 피해를 줄이기 위해 중앙대책본부를 운영하며, 특보가 발령된 지역의 지자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해파리 구제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특보 발령된 지자체에 매주 현장 모니터링을 실시하도록 하는 등 감시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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