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우 경남 거제시장 “시민 괴롭히는 손톱 밑 가시들 하나 하나 뽑아내 변화 이끌 것” [취임 2년, 단체장을 만나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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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중심 행정 ‘재난 우수’ 선정
역대 최다 4920억 국도비 확보
기후변화 정원 등 조성 사업 순항
글로벌 관광도시 토대 조성 총력

“시민이 원하는 정책,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끌어내는 게 남은 임기 동안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지난달 취임 2주년을 맞은 박종우(사진·52) 거제시장은 〈부산일보〉와 인터뷰에서 “얼핏 대수롭지 않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감내해야 했던 손톱 밑 가시를 하나, 하나 뽑아 드리고 싶었다. 문제점도 해법도 시민에게 있다. 그것을 듣고 실현해 나가는 것이 행정의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런 현장 중심 행정은 재난 대응 분야에서 빛을 발했다. 유난히 장마가 길었던 작년 7월이었다. 평소 “현장에 가서 보고 듣고 미리 준비하는 것만이 재난을 예방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해 온 박 시장은 집중 호우 예보에 직접 현장 점검에 나섰다. 그런데 남부면으로 이동하려 다포~여차 도로를 지나던 중 묘한 이질감은 느꼈다. 차에서 내린 박 시장은 폭우 속에서 주변 도로를 꼼꼼히 훑었고, 일부 구간에 미세한 균열이 발생한 것을 찾아냈다. “100% 붕괴한다”고 판단한 그는 곧장 담당 부서에 차량 통제를 지시했다. 해당 구간은 실제 몇 시간 후 일부 무너졌다. 자칫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지만 박 시장 ‘선견지명’으로 위기를 넘겼다. 덕분에 거제시는 정부 주관 재난관리평가에서 2년 연속 재난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박 시장은 전국 기초자치단체장 최초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에서 재난대응 특강도 했다.

취임 당시만 해도 행정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많았다. 하지만 오랫동안 기업을 이끌었던 온 박 시장은 “행정도 기업 경영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구체적인 성과로 우려를 불식시켰다. 올해 역대 가장 많은 4920억 원 국·도비를 확보하고 지방채 15억 원도 조기 상환했다. 정부 긴축 재정 여파로 지방교부세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 재정안정화기금을 활용해 대규모 투자 사업을 적기에 추진 중이다. 지심도 산마루 문화놀이터 명소화, 기후변화 체험 관광정원, 장승포 365 전망대, 옥포대첩 첫 승전길 조성, 파노라마형 서핑스테이션 등이 이런 노력의 결실이다.

‘직원 복지담당팀장’을 자처하는 박 시장은 조직 보듬기에도 적극적이다. “직원이 행복해야 시민들도 행복해진다”며 직원들과 수시로 대화의 자리를 갖는다.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해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한 결과, 거제시는 지난해 2022년 대비 2계단 상승한 종합청렴도 2등급을 달성했다.

최근 주력 산업인 조선업이 긴 침체기를 벗어나 호황기에 접어들고 가덕도신공항, 남부내륙고속철도, 경제자유구역 확대 등 희망적인 소식이 연이어 들려오는 지금, 박 시장은 ‘긍정적인 마인드’를 강조한다.

박 시장은 “거제의 3%밖에 안 되는 일본 섬 나오시마가 연 65만 명이 방문하는 유명 관광지가 되기까지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주민과 행정기관이 한마음으로 노력했다”면서 “우리도 천혜의 자연환경에 관광콘텐츠를 더하면 세계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 글로벌 관광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 긍정적인 시각으로 거제 미래를 바라봤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시민 입장에서 한 번만 더 생각해 보면 많은 것이 달라진다”며 “밖으로는 시민들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안으로는 부서 간 적극적인 협업으로 거제 미래 발전의 토대를 차근차근 닦아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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