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9주 연속 상승했는데 부산은 2년 넘게 하락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서울·부산 부동산 디커플링 심화
투자 호재 없어 당분간 계속될 듯
취약한 산업·경제 구조도 걸림돌
매매가 선행지표 전셋값 올라야
“금리 인하·규제 완화 등 요인 필요"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가 19주 연속 상승한 반면 부산은 2022년 6월 셋째주 이후 2년 넘게 하락하고 있다. 5일 오후 부산 수영구 금련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수영구와 해운대구의 도심 모습. 정종회 기자 jjh@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가 19주 연속 상승한 반면 부산은 2022년 6월 셋째주 이후 2년 넘게 하락하고 있다. 5일 오후 부산 수영구 금련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수영구와 해운대구의 도심 모습. 정종회 기자 jjh@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가 19주 연속 상승하는 등 고금리로 위축됐던 부동산 매수 심리가 수도권 중심으로 살아나고 있다. 반면 부산은 2년 넘게 아파트값이 매주 하락세를 기록하며 부산과 서울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심화한다. 부산 경제 전반의 불황이 깊어지는 데다 부동산 투자를 자극할 만한 기대 요소도 찾아보기 어려워 디커플링 기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28% 상승하며 19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직전 주인 7월 넷째 주의 경우 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0.3% 상승하며 2018년 9월 이후 5년 10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경신하기도 했다.

서울의 집값 상승세에 힘입어 수도권은 전주 대비 0.16% 올랐다. 이는 지난해 9월 셋째 주 이후 45주 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경기와 인천이 각각 0.8%, 0.14% 올랐고 과천은 0.45% 상승하며 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불장’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할 정도로 뜨거운 서울의 분위기와 달리 부산 부동산 시장은 차갑게 식은지 오래다. 부산의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04% 하락했다. 광안·남천·민락동의 상승으로 수영구가 0.12% 올랐지만, 개금·범천동의 중소형 단지가 부진했던 부산진구가 0.13% 하락했다. 중구(-0.08%)도 대창동 위주로 값이 떨어졌다.

부산은 2022년 6월 셋째 주에 매매가가 하락세로 전환한 뒤 2년 2개월 가까이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물론 그동안 핵심 입지의 인기 단지는 일시적으로 가격이 오르기도 했지만 평균 가격은 하락을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전셋값 역시 서울과 수도권 위주로 들썩이고 부산은 겨우 보합세를 유지하는 정도다. 지난달 말 기준 서울의 전셋값은 전주 대비 0.17% 올랐고 인천은 0.24% 증가했다. 부산은 지난달 내내 전셋값의 변동이 거의 없었다.

전세가격은 매매가격의 선행지표 중 하나로 부산이 서울과 동조화되려면 전셋값부터 움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수도권은 전세사기 여파가 아무래도 더 크다보니 빌라나 오피스텔이 아닌 아파트 전세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지난해 연말부터 잇달아 공급됐던 부산 지역 신축 대단지 전세 물량이 소진되면서 부산도 전세가격이 오를 수 있다. 금리 인하 시그널과 맞물리면 매매가도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의 고질병인 취약한 산업·경제 구조도 발목을 잡는 요소다. 영산대 서성수 부동산대학원장은 “부산의 경우 일자리나 산업 지표가 침체돼 있는 데다 지난해를 뜨겁게 달궜던 엑스포 유치 같은 대규모 개발 호재가 적어 실수요자는 물론이고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부산 부동산 시장이 상승하려면 금리 인하와 규제 완화 같은 외부 요인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