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이전' 또 꺼내든 부산 민주당…'공수표' 지적도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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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신임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
'먹고사니즘' 중심 부산 핵심 현안 강조
"산은 이전 등 중앙당 차원 해결" 자신
여권 일각서 "시민 우롱 공수표" 지적

더불어민주당 이재성 신임 부산시당위원장은 지난달 30일 민주당 소속 부산시의원, 지역위원장, 시당 관계자 등과 함께 부산 중구 민주공원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당 부산시당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재성 신임 부산시당위원장은 지난달 30일 민주당 소속 부산시의원, 지역위원장, 시당 관계자 등과 함께 부산 중구 민주공원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당 부산시당 제공

이재성 시당위원장 체제로 전환된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이 보궐선거와 내후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또다시 ‘산업은행 부산 이전’ 카드를 꺼내 들었다.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이 위원장은 산은 이전 등 부산 주요 아젠다를 민주당 차기 당 대표와 함께 해결하겠다고 자신한다. 그러나 산은 부산 이전에 대한 민주당 중앙당의 반대 기류가 여전한 데다, 범야권 192석의 중심에 선 민주당은 여전히 산은 이전 협조에 요지부동이다. 이에 부산 민주당이 선거를 앞두고 또 한 번 ‘공수표’를 내놓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7일 이 위원장은 9월부터 ‘먹고사니즘’을 중심에 둔 부산 대집권 플랜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차기 당 대표가 선출된 뒤 내달부터 산은 부산 이전 등 10대 현안을 선정한 뒤 민주당 중앙당 차원에서 이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산은 부산 이전과 관련, 이 위원장은 최근 산은 부산 이전 반대에 앞장섰던 민주당 김민석(영등포을) 의원과도 개인적으로 연락해 의견을 나눴다고 한다. 이 위원장은 “민주당 부산시당과 민주당 중앙당이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일은 앞으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산은 부산 이전에 대해 민주당 부산시당과 중앙당은 ‘엇박’ 행보를 이어왔다. 총선 당시 민주당 부산시당은 산은 부산 이전을 1호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중앙당 차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게다가 중앙당 지도부에서조차 산은 이전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총선용 환심”이라는 비판이 쏟아진 바 있다. 이 위원장은 이같은 상황 반복에 선을 그었다. 그는 “부산 대집권 플랜은 부산시당의 목소리가 아닌 중앙당 차원의 뜻이 될 것”이라며 “10대 현안에는 산은 부산 이전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당과의 소통에 집중해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겠다”고 자신했다.

민주당 부산시당을 이끌게 된 이 위원장의 의지와 무관하게 민주당 중앙당의 산은 부산 이전 기류 변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전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산은 부산 이전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데다, 유력한 최고위원 후보인 김민석 의원은 지난 4·10 총선 공약으로 ‘산은 이전 반대’를 내건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산은 노조는 최고위원에 도전장을 낸 김민석 의원 공개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더욱이 금융노조위원장 출신으로 산은 이전 반대 일선에 섰던 박홍배 의원이 비례대표로 22대 국회에 입성한 상태다.

지난 총선 민주당 영입인재였던 이 위원장이 ‘친명’으로 분류된다 해도, 이른바 ‘찐명’인 김민석 의원의 산은 이전 반대 명분을 거스르긴 어렵다는 것이다. 부산은 당장 10월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있다. 2년 후엔 지방선거가 남아있다. 이에 여권에서는 부산 민주당이 또다시 희망고문을 시작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부산 민주당의 산은 이전 공약은 이미 지난 총선을 통해 현실성 없는 것임이 증명됐다”며 “산은 부산 이전은 그간 여권 주도로 이뤄져 왔고, 부산 민주당은 중앙당 눈치만 봤다. 또다시 이를 외치는 건 시민을 우롱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 위원장이 추진력으로 무장한 데다 향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만큼, 민주당 중앙당 차원의 전략 변경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한다. 지역 민주당 관계자는 “이 위원장이 중앙당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내세운 만큼 중앙당과의 간극은 서서히 없어질 것”이라며 “지방선거도 멀지 않아 당 차원의 전략적인 변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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