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미래 싱크탱크 부서 '부산행'… 인력 서울 근무 등 '반쪽’ 개편 숙제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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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사업본부 부산 신설 정관 개정
인덱스·데이터·미래사업부 소속
지수 개발·관리 등 수익 창출 공통점
지역 금융 생태계 조성 기여 높여야

지난 5월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정부 밸류업 정책에 대한 거래소의 전략을 발표하는 모습. 부산일보DB 지난 5월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정부 밸류업 정책에 대한 거래소의 전략을 발표하는 모습. 부산일보DB

한국거래소가 하반기 중 주요 수익 부서를 부산에 모으는 조직 개편을 단행한다. 지수 개발과 미래 사업을 대비하는 거래소 핵심 부서의 ‘부산행’을 통해 부산 본사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7일 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는 지난달 주주총회를 통해 미래사업본부를 부산 본사에 신설하는 정관 개정안을 승인했다. 미래사업본부에는 거래소에 상장된 각종 지수를 개발하고 관리하는 인덱스사업부와 데이터사업부, 미래사업부가 소속된다.

올해 거래소의 핵심 업무인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 지수 상장도 인덱스사업부에서 맡는다. 데이터사업부는 과거 시장 자료 관리, 공공데이터 판매 관리 등을 맡고 있다. 미래사업부는 거래소의 미래 신사업을 발굴하는 부서다. 거래소 조직 개편은 금융위원회 승인 사항이라 승인 이후 4분기나 내년 초 중 본부가 출범할 전망이다.

이들 부서의 공통점은 한국거래소의 미래 수익 부서라는 점이다. 거래소의 주요 수익은 증권 거래 수수료다. 지난해 한국거래소는 총 6388억 원을 벌었는데, 이 중 거래 수수료가 60%(3825억 원)였다. 내년 중 한국거래소와 경쟁할 대체거래소가 출범하고 수수료 수익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미래 수익 부서를 한 데 모아 미래를 대비하자는 취지다. 거래 시장이 서울에 집중돼 있는 것의 한계를 부산에 ‘미래 싱크탱크’를 두면서 극복해 보겠다는 의미도 있다.

미래사업본부가 부산 본사에 신설되면 거래소 7개 본부 중 미래사업본부를 포함해 경영지원본부, 파생상품시장본부, 청산결제본부 등 4개 본부가 부산에 있게 된다. 서울에는 유가증권시장본부, 코스닥시장본부, 시장감시본부가 있다. 거래소는 미래사업본부의 규모를 대략 50명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조직 개편으로 부산 근무 인원이 대폭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거래소는 이번 조직 개편을 ‘부산화 3.0’으로 설명한다. 거래소 부산 이전이 ‘부산화 1.0’, 2021년 청산결제본부 부산 신설이 ‘부산화 2.0’이었다.

하지만 과거에도 부산에 조직을 신설한 뒤 주요 인력은 서울에 근무하는 ‘반쪽 짜리’ 조직 개편의 전례가 많아 부산화 3.0의 취지 살리기가 향후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인덱스사업부는 조직도상으로 부산 소속이었으나 부서 내 인덱스사업팀과 인덱스개발팀은 서울에 있었다. 또한 이사장 교체 시마다 부산 본사에 생긴 조직들이 지역 사회 금융 생태계 조성에 크게 기여하지 못했던 점도 해결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미래사업본부 부산 설치로 금융데이터 분야의 신규 사업을 발굴해 글로벌 금융 중심지 부산에 기여하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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