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전 QR 결제 ‘시큰둥’… 소상공인 "찾는 사람이 없어서", 소비자 "가맹점이 없어서"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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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 가맹점 30% 결제액 5% 미만
관심없는 소비자-가맹점 악순환
중장년층 많은 동백전 이용자
QR 결제에 익숙하지 않은 탓도
실효성 체감할 유인책 더 필요

부산시가 소상공인의 카드 결제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동백전 QR 결제를 활성화 하고 있지만 QR 결제액 비율이 전체 결제액의 5%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동백전 QR 가맹점의 모습.부산일보DB 부산시가 소상공인의 카드 결제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동백전 QR 결제를 활성화 하고 있지만 QR 결제액 비율이 전체 결제액의 5%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동백전 QR 가맹점의 모습.부산일보DB

부산시가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동백전 QR 결제를 적극 홍보하고 있지만 정작 소상공인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시큰둥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찾는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도입에 소극적이고, 소비자는 가맹점이 부족해 결제할 일이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7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동백전 이벤트를 진행하며 QR 결제를 유도하고 있다. 이달 16일부터는 다자녀 교육 지원 포인트를 지급받는 학부모와 동백패스 월 3만 원 이상 사용하는 이용자가 QR로 결제할 경우 5% 추가 캐시백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1일부터 31일까지 동백전 QR로 1만 원 이상 결제한 이들을 대상으로 경품 추첨 이벤트를 진행했으며, 앞서 지난 5월에는 동백전 앱 QR 결제 시 두 배로 캐시백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시가 이처럼 QR 결제에 중점을 두는 이유는 QR 결제 시에는 소상공인이 부담하는 카드 결제 수수료가 나가지 않기 때문이다. 동백전 실물 카드로 결제할 경우 가맹점은 결제 건당 카드 수수료를 내야 하는데, QR로 결제할 경우 온전한 정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정산도 다음날 바로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장점에도 QR 결제를 할 수 있는 가맹점은 부족한 실정이다. 시에 따르면 동백전 전체 가맹점 수는 17만 600여 개 중 QR 가맹점은 2만 700여 개에 그친다. 동백전 QR 가맹점과 동일한 부산은행 썸패스 QR 가맹점까지 포함하면 총 5만여 개 수준이다. 전체 가맹점의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QR 결제 금액 비율은 전체 결제 금액의 5%에도 못미친다. 지난 5월 ‘QR 결제 시 캐시백 두 배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소폭 오름세를 보였으나, 이마저도 결제 금액 비중은 3%에 그쳤다. 시 소상공인지원과 관계자는 “가맹점 개수와 QR 결제액이 조금씩 상승하고 있으나, 아직 동백전 QR 결제에 대한 인지도는 낮은 수준”이라 설명했다.

특히 소상공인과 소비자 모두에게 외면 받는 실정이다. 동백전 가맹점이지만 QR 결제를 도입하지 않은 한 식당 점주는 “결제가 잘 됐는지 확인도 해야하는데 식당의 경우는 바쁘다 보니 신경쓰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이 같은 이유로 동백전 QR 가맹점은 대부분 학원, 미용, 스포츠 등의 가맹점 위주로 분포돼 있다. 또다른 카페 한 점주는 “QR 결제를 찾는 손님들이 없어 굳이 가입할 이유를 못 느꼈다”고 전했다.

QR 결제 비중이 낮은 이유로는 동백전 주요 이용 층이 QR 결제에 익숙하지 않은 점도 이유로 지목된다. 연령별 동백전 충전 비율을 살펴보면, 60대 이상과 40대가 각각 26%로 가장 많았다. QR 결제에 익숙한 20·30대의 비중은 각각 9%, 16%에 불과했다.

동백전 QR 가맹점이 보다 실효성을 내려면, 더 체감할 수 있는 유인 효과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이정식 회장은 “일차적으로는 동백전 캐시백 정책이 여러번 바뀌면서 동백전 자체를 외면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면서 “소비자들이 찾으면 골목시장이나 전통시장도 QR을 도입할 곳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소비자가 쓰고 싶도록 정책을 만들어야 QR 가맹점의 실효성이 높아질 것”이라 조언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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