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 물렀거라” 부산 바다를 무대 삼은 시원한 연극 축제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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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광대연극제 9일 개막
광안리 일대 야외 4곳에서
12개 극단 작품 무료로 즐겨
분장체험 등 시민 참여 행사도

광대연극제 '노인과 바다' 공연 장면. 광대연극제 운영위원회 제공 광대연극제 '노인과 바다' 공연 장면. 광대연극제 운영위원회 제공

여름 피서철을 맞아 부산 바다를 배경으로 한 연극 축제가 펼쳐진다. 눈을 즐겁게 하는 화려한 드론쇼에 더해 입맛대로 골라 보는 연극 공연까지 다양하게 준비돼 한여름 밤의 무더위를 날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광대연극제 운영위원회는 9일부터 오는 11일까지 사흘간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일대에서 광대연극제를 개최한다. 올해로 20회를 맞은 광대연극제의 주제는 ‘축하’다.

광대연극제는 직업 예술인을 뜻하는 단어인 ‘광대’와 광안리해수욕장의 명물인 광안대교의 줄임말에서 착안해 2004년 처음 탄생했다. 당시 부산의 소극장이 주로 수영구에 밀집해 있던 점을 감안해 만들어진 지역 축제다. 더운 여름날, 밤바다의 풍경을 감상하며 연극 공연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부산을 찾은 관광객에게 인기를 끄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개막작은 극단 단잠의 ‘굿 바이 햄릿’이 선정됐다. ‘굿 바이 햄릿’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 <햄릿>에 한국의 정서를 더한 작품이다. 무명 극작가 ‘노사정’은 셰익스피어의 영혼과 접신해 그의 희곡을 뛰어넘는 작품을 쓰려고 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남은 열정을 쏟아 낸 마지막 굿에서 <햄릿>의 캐릭터들이 되살아나고, 그들이 서로 다툼을 벌인다는 내용이다. 장봉태 연출가가 연출을 맡은 이번 공연은 오는 9일 오후 8시 40분부터 광안리해수욕장 만남의 광장에서 약 80분간 진행된다.

광대연극제는 공연 장소와 공연 성격에 따라 △광대들의 난장 △해변위의 난장 △거리위의 난장 △시민들의 난장 등 4가지로 구분돼 진행된다.

먼저 광대들의 난장에서는 4개의 극단이 광안리 해변 만남의 광장에 설치된 무대에서 60~80분가량의 연극을 선보인다. 개막작 ‘굿 바이 햄릿‘을 포함해 ‘판타스틱 카툰’(극단 판플), ‘노인과 바다’(극단 푸른 연극 마을), ‘들리나요?베토벤 아저씨’(극단 디아코노스)가 관객과 만난다. 토요일인 오는 10일에는 공연 전후로 ‘광안리 M 드론라이트쇼’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여유롭게 연극을 관람할 수 있는 관객에게 적합한 무대다.

해변위의 난장에서는 개성 넘치는 극단 4곳이 백사장에 설치된 특별 무대에서 펼치는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공연 시간은 30~50분으로 ‘고래장군과 용궁이야기’(극단 토박이), ‘바가 앤 본드’(극단 즐겨찾기), ‘물의 요정 방울이’(교육극단 파랑새), ‘울타리’(극단 백솽팩토리) 등의 다양한 매력을 지닌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거리위의 난장에서는 부산에서 활동 중인 극단 4곳(극단 아이컨택, 극단 우릿, 극예술실험집단 초, 극단 어니언킹)이 준비한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이들 극단은 수영구생활문화센터, 호메르스호텔 앞, 포토그레이 앞 등 거리에서 시민들과 호흡하며 20분 간의 공연을 선보인다.

시민들이 직접 영화,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변신해 보고, 전문가의 분장 퍼포먼스를 관람하는 시민들의 난장 무대도 축제기간 중 매일 오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열린다.

올해 광대연극제에는 부산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극단을 포함해 서울, 광주시, 강원도 등에서 부산을 찾은 12개의 팀도 함께 공연을 선보인다. 공연 주제도 짧은 즉흥극부터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원작 소설을 무대에서 되살린 연극 ‘노인과 바다’, 바다를 배경으로 한 연극 ‘고래장군과 용궁이야기’ 등 다양하다. 모든 공연은 무료. 공연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광대연극제 운영위원회(051-611-8518)나 수영구청으로 문의하면 된다.


광대연극제 '굿바이 햄릿' 공연장면. 광대연극제 운영위원회 제공 광대연극제 '굿바이 햄릿' 공연장면. 광대연극제 운영위원회 제공
광대연극제 행사장 안내도. 광대연극제 운영위원회 제공 광대연극제 행사장 안내도. 광대연극제 운영위원회 제공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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