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SNS가 우리 아이들을 병들게 한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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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세대 / 조너선 하이트

<불안 세대> 표지. <불안 세대> 표지.

<불안 세대>는 밀레니얼 세대 다음 세대인 1996년 이후에 태어난 세대, 이른바 Z 세대 이후의 세대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보고서다. Z 세대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2009년경에 사춘기가 찾아왔다. 2년 전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SNS(사회관계망서비스)가 빠르게 퍼지던 시기였다. 당해인 2009년에는 SNS에 '좋아요'와 '리트윗' 기능이 새롭게 등장했고, 사춘기의 청소년들은 자신의 일상을 SNS에 공유하는 것을 넘어 그 일상을 평가하고 또 평가 받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 그들에게 온갖 종류의 불안이 급습했다는 것이 책의 요지다.

책의 한 구절을 보자. ‘인스타그램 개정을 개설한 지 6개월이 지나자 알고리듬이 알렉시스를 위해 골라주는 콘텐츠는 처음 관심사였던 피트니스에서 모델 사진으로, 그 다음에는 다이어트 조언으로, 그 다음에는 프로아나로 변했다. 8학년 때 알렉시스는 거식증과 우울증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했다.(214p)’ 남의 나라 이야기라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지난해 발표에 따르면, 2018년 8517명이던 섭식장애 환자가 2022년 1만 2714명으로 불과 4년 만에 50% 가까이 증가했다. 주목할 점은 10대 이하 여성 거식증 환자가 2018년 275명에서 2022년 1874명으로 7배 가까이 늘어났으며, 모든 연령 중 증가폭이 가장 컸다는 거다.

이미 서구 사회에서는 SNS가 청소년에게 미치는 해악을 줄이기 위한 강력한 조치들을 추진 중이다. 미국 플로리다 주의 14세 미만 아동은 아예 SNS에 가입할 수 없고, 뉴욕 주는 부모의 동의 없이 SNS가 청소년에게 알고리듬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을 금지했다. 우리도 서두르지 않으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아야 할 지도 모른다. 조너선 하이트 지음/이충호 옮김/웅진지식하우스/528쪽/2만 4800원.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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