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겨냥 방문판매 주의보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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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방판 업체 140곳, 피해 급증
수백만 원대 ‘부적’ 구매한 사례도
장유출장소 “사례 공유·집중 단속”

김해시 장유출장소는 지난 7일 서부경찰서, 서부보건소 관계자들과 만나 어르신 방문판매 피해 대책을 논의했다. 김해시 제공 김해시 장유출장소는 지난 7일 서부경찰서, 서부보건소 관계자들과 만나 어르신 방문판매 피해 대책을 논의했다. 김해시 제공

경남 김해시 내외동에 거주하는 70대 A 씨는 최근 방문판매 홍보관을 찾았다가 300만 원짜리 부적을 샀다. 자식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길 거란 말에 놀라 거금이었지만 구매할 수밖에 없었다.

장유동에 사는 60대 B 씨도 방문판매 홍보관에서 30만 원을 주고 연골 치료제를 샀다. 이후 같은 제품이 시중에서 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B 씨는 분통을 터트렸다.

8일 김해시 장유출장소에 따르면 방문판매업체가 미끼상품으로 고령층을 유인해 저가의 상품을 비싸게 팔아 폭리를 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들은 영업장을 옮겨가며 개인 신상 정보를 취득해 다단계 영업에 활용하는 수법으로 고령의 소비자를 공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유출장소 관계자는 “모든 사례가 불법은 아니지만 피해를 호소하시는 어르신들이 많아 비슷한 사례를 공유하게 됐다”며 “피해자 대부분이 60~70대”라고 설명했다.

현재 김해시에 등록된 방문판매업체는 내외동 25곳, 장유동 25곳 등 140여 곳에 달한다. 피해 양상은 다양하게 나타났다. 장례 대행 서비스에 가입하게 해 수의 가격으로 200만 원을 선입금하게 하는가 하면, 있지도 않은 탄소 광물 연구소에 투자를 유도하기도 했다.

장유출장소는 김해 전역에서 방문판매업소로 인한 어르신 피해가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지난 1일부터 영업실태를 파악하고, 7일에는 서부보건소, 서부경찰서 관계자 10여 명이 만나 방문판매 피해사례를 공유하고 기관별 대책을 논의했다.

세 기관은 먼저 합동대책반을 꾸려 김해시에 등록된 방문판매업소에 대한 현장 감시활동을 벌인다. 이어 경로당 등 어르신 밀집 장소를 찾아 피해 예방책을 홍보·교육하고, 수집된 피해사례를 바탕으로 의심 업체를 집중단속, 형사 고발하는 등 피해 예방에 적극 대처할 방침이다.

장유출장소 한흔희 소장은 “어르신들이 주요 소비층인 만큼 더욱 큰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선제적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향후 민관이 위원회를 구성해 함께 역할을 할 것”이라며 “주민들도 기만 상술로 인한 피해사례를 목격하게 되면 즉시 신고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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