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일본, 우키시마호 사건 명부 목록 첫 공개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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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공산당 고쿠타 의원에 제출
승선자 명부 15부 등 총 75부
“역사 해결 위해 한국에 제공해야”


최근 일본 후생노동성이 공개한 우키시마호 승선자 명부 일부. 일본 저널리스트 후세 유진 씨 제공 최근 일본 후생노동성이 공개한 우키시마호 승선자 명부 일부. 일본 저널리스트 후세 유진 씨 제공

일본 정부가 광복 직후 폭침된 우키시마호 사건과 관련해 총 75부의 명부를 보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인 피해 규모를 확인할 핵심 자료인 승선자 명부도 15부에 달했다.

8일 일본 공산당 기관지 아카하타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보관 중인 우키시마호 사건 관련 명부 75부의 목록을 처음 공개했다. 수천 명의 한국인 강제징용자를 태운 우키시마호는 1945년 8월 24일 애초 목적지인 부산이 아닌 일본 마이즈루 앞바다에서 침몰했다. 후생노동성이 일본 공산당 고쿠타 케이지 의원에게 제출한 목록에 따르면 ‘승선자 명부’ ‘승선 명부’라고 표기된 자료는 총 15부였다. 이외 사몰자 명부 30부, 조난자 명부 또는 유골 편승자 명부 22부, 우키시마호 편승자 명부 3부 등이었다.

각 명부의 작성 주체도 밝혀졌다. 요코스카 지방복원부가 작성한 35부를 비롯해 제2복원국 잔무처리부 5부, 오미나토 경비부 4부 등이 명부 목록에 포함됐다.

고쿠타 의원은 지난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생노동성이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던 승선자 명부 목록을 처음으로 공표하면서 ‘명부 제공’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면서 “명부를 한국에 제공하는 것은 양국 역사 문제 해결을 진전시키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고쿠타 의원실에 따르면 후생노동성 담당자는 개인정보를 포함한 전체 명부를 한국에 제공하는 것에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진행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일본 정부는 과거 유족과의 소송에서 승선자 명부가 배 침몰과 함께 사라졌다고 밝혔지만, 최근 일본 저널리스트의 공개 청구에 응해 10여 개의 명부를 공개했다. 다만 본적지, 이름 등 개인정보는 덧칠해 가렸다. 이에 사건의 파문을 막기 위해 장기간 명부를 은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명부가 전면 공개될 경우 사망자·생존자 수 등 피해 규모를 재산정할 수 있고, 알려지지 않았던 추가 희생자도 확인할 수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6월 외교부를 통해 일본에 명부 제공을 요청한 상태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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