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공 넘겨받은 미국 ‘중동 전면전 뇌관’ 제거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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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유엔 안보리에 대응 위탁 시사
이슬람권도 이란 전격 지지 입장 전해
바이든 물밑 노력에 ‘억제 낙관론’ 전망
일방통행 중인 이스라엘 난제로 꼽혀

알리 바게리 이란 외무장관 대행이 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 회의에 참석해 있다. AFP연합뉴스 알리 바게리 이란 외무장관 대행이 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 회의에 참석해 있다. AFP연합뉴스

이란과 이스라엘의 직접 충돌 우려가 가라앉지 않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양측의 전면전 여부가 미국의 노력에 좌우될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조심스러운 진단도 제기된다. 애초 임박한 것으로 관측되던 이스라엘을 상대로 한 이란의 보복 공격이 국제사회의 적절한 대응이 있다면 자제될 수 있다는 신호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란의 요청으로 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 긴급회의는 예상대로 이스라엘 규탄으로 끝났다. 이스라엘에 반감이 짙은 전세계 57개 이슬람권 국가의 모임에서 예고된 결론이었지만 주목되는 점은 이란의 반응이다. 알리 바게리 이란 외무장관 대행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이스라엘 정권의 침략행위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는다면 이란은 합법적인 방어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란이 OIC의 권고에 대한 유엔 안보리 대응을 봐가면서 이스라엘을 겨냥한 보복을 결정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OIC도 이날 회의 결과를 담은 발표문에서 “유엔 안보리가 책임을 지고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준수하도록 강제하라”고 촉구했다.

유엔 안보리는 국제 평화를 위해 국제법 위반을 제재하거나 억제할 강제력 있는 조처를 할 수 있는 기관이다. 그러나 현재 유엔 안보리는 점점 확연해지는 글로벌 진영구축 속에 대다수 현안에서 작동이 사실상 마비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한 안건도 이스라엘을 보호하려는 미국 때문에 계속 헛바퀴를 돌았다. 미국은 작년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후 이스라엘의 자기 방어권에 무게를 두며 휴전 요구안에 여러 차례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스라엘의 이란 주권침해에 대한 사태에서도 가장 주목되는 면은 결국 미국의 대응이다. 이스라엘을 겨냥한 이란의 보복 공격이 이란을 비롯한 이슬람권 국가들의 촉구에 따라 미국의 결단에 좌우되는 형국이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정부는 중동의 확전을 막기 위해 외교 총력전을 펼치는 것으로 전해진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보복 자제시 서방과의 관계 개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유화책을 아랍국을 통해 이란에 전달했다.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에는 추가 상황 악화를 자제하라는 압박도 가하고 있으며 이란에 이런 상황을 알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의 군사적 압박이나 강경한 메시지 전달 등이 이란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그나티우스는 백악관이 주이란 스위스 대사관,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에 은밀하게 경고를 전했다고 밝혔다.

미국 내 언론을 보면 실제로 이란의 보복 준비가 바뀌고 있는 듯한 정황이 관측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일 국가안보팀으로부터 보복의 시기가 불확실하다는 평가를 보고받았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로서는 일방적 행보를 계속 이어가는 이스라엘이 상당한 난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의 가자지구 휴전 요구를 거부하고 긴장을 계속 악화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암살한 하니예는 하마스의 휴전협상 대표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니예 암살 이튿날 네타냐후 총리와 전화통화에서 정제되지 않은 말을 쏟아내며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진다.

네타냐후 총리의 일방행보 원인이 극우·초정통파 세력과의 연립정권 유지를 위한 데 있는 만큼 미국과 이스라엘의 불협화음은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는 게 현재로서는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스라엘은 이란과 그 대리세력의 보복 우려로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도 가자지구 공세를 지속하며 레바논에 있는 헤즈볼라 지휘관들도 공습으로 계속 살해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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