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사색] 여름
서부 경남 적석산 자락
외가 동네 물웅덩이에서
첨벙이며 방학을 다 보냈다.
모기장 꿰어 만든 채로
앉았던 간짓대 끝에 다시 앉는
고추잠자리 밀잠자리는 수월했다.
하늘빛 물풀색 온몸에 두른
왕잠자리, 그 날개 한번 잡아보고
싶어 안달 났지만 어림도 없었다.
이 녀석은 결코 내려앉는 법이 없다.
즈즈즈즈 매미울음도
종횡무진 잠자리 날갯짓도
빈틈없이 성실하지만
여름은 이미 무르익어
입추도 지나버렸다.
부산 기장군 일광면 청광리=정대현 기자 jhyun@
정대현 기자 jhyu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