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서 치매 노인 구한 ‘응급안전안심서비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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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 주택서 모기향 넘어져 불
연기 감지한 장비가 119 신고
구청, 내년에 100대 추가 보급

부산영도구청 전경 부산영도구청 전경

지난 6일 오후 5시 부산 봉래동 한 주택에서 현관에 피워 놓은 모기향이 넘어지면서 불이 났다. 주택에는 중증 치매를 앓는 70대 남성 A 씨가 홀로 살고 있었다. 치매 탓에 화재 신고 골든타임을 놓쳤다면 대형 화재로 번지고 인명 피해도 생길 수 있었다. 그러나 A 씨 신고 없이도 소방 당국이 현장에 도착, 20분도 안 돼 불을 껐다. A 씨 집에 설치된 응급안전안심서비스 기계가 연기를 감지, 자동으로 소방 당국에 신고한 덕분이다.

안전 사각지대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설치한 기계가 불을 감지하고 이를 소방 당국에 신고했다. 실제 효과를 입증한 기계에 대해 행정 당국도 추가 보급에 나설 계획이다.

8일 영도구청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영도구 관내 응급안전안심서비스 대상은 모두 998가구다. 독거노인 가구 949곳, 장애인 가구 49곳에 관련 장비가 설치돼 있다.

응급안전안심서비스는 65세 이상 독거노인, 홀로 사는 치매 환자 등에게 화재, 장시간 쓰러짐과 같은 사고를 인식하고 자동으로 신고해주는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장비를 설치하는 정책이다. 각 가구에 ‘게이트 웨이’란 검은색 상자 모양의 기계가 설치되는데, 해당 기기에는 △화재 감지기 △활동량 감지 △응급 호출 △출입 감지 등 4가지 기능이 포함돼 있다.

영도구청 측은 내년에 응급안전안심서비스 게이트 웨이 기기를 100대 추가로 보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영도구노인복지관 소속 응급관리요원 3명이 모든 세대 신호를 감시 중이다. 일과 시간 외에는 한국사회보장정보원 등이 대신 실시간 감시를 이어 맡는다.

영도구노인복지관 관계자는 “평소 대상자들이 잘못된 이해로 콘센트를 뽑거나 오작동으로 대상자들 집에 자주 방문해야 하는 힘든 일”이라면서도 “실제로 화재를 막고 생명을 지킨 일이 생겨 보람 있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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