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어획량 급감에 전어축제 ‘전전긍긍’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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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 지자체 행사 진행 걱정
상인 “가격 폭등 팔면 팔수록 손해”

경남 삼천포항 전어축제 모습. 사천시 제공 경남 삼천포항 전어축제 모습. 사천시 제공

9일 개막하는 경남 사천시 자연산 전어축제가 폭염과 전어 어획량 급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전어 가격 폭등으로 상인들은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딜레마에 빠졌다. 뒤이어 전어축제를 여는 타 지자체도 전어 어획량과 시세 변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8일 사천시 전어축제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에 따르면 ‘제21회 사천시 삼천포항 자연산 전어축제’가 9~11일 3일간 삼천포항 팔포음식특화지구 일원에서 열린다. 이번 축제는 전국에서 제일 먼저 여름철 햇전어를 제공하는 축제다.

이즈음 삼천포 팔포항은 햇전어를 맛보기 위해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하지만 올해 축제를 앞두고 상인들은 걱정이 앞섰다. 전어 어획량 급감하면서 가격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계속되는 폭염도 걱정거리다.

어민들이 금어기가 해제된 지난달 16일부터 전어를 잡고 있지만 어획량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다. 어획량이 지난해 이맘때 대비 절반 이하로 줄면서 가격도 크게 뛰었다. 추진위에 따르면 전어는 지난 7일 기준 1kg에 3만 5000원에 거래됐다. 지난 주말에는 최고 5만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축제 때 1kg당 9000원 하던 시세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격이 뛰었다. 사천시 자연산 전어축제는 7월에 열렸지만 지난해부터 어획량이 늘어나는 8월 초로 축제 기간을 변경했다. 추진위도 지난해보다 음식 가격을 낮춰 홍보물을 제작해 배포했다. 하지만 가격 폭등으로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에 부딪혔다. 경남 지역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웃도는 등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는 점도 걱정이다.

장제영 사천시 삼천포항 자연산 전어축제 추진위원장은 “7일 오후 긴급회의를 열어 가격 상승 없이 그대로 팔기로 결정했다. 또 위생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식기류 소독에 나서고, 관람객이 쉴 그늘막도 설치했다”고 말했다.

타 지자체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부산 강서구청은 오는 27~29일 제22회 명지시장 전어축제를 개최한다. 축제까지 3주가량 남았지만, 현장에서는 어획량이 줄어들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27년 차 어민 최 모(51) 씨는 “지난해보다 전어가 잘 보이지 않는다”며 “날씨가 상당히 더워져서 그런지 어획량이 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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