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전국 대학연극제, 12일간 연극 용광로 달구고 폐막

류영신 기자 ysryu@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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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창의적 기획 도입. 시민평가단 운영 심사의 공정성 다져.
프로 마킷 구성 대학 연극인 진로 더불어 일자리 창출.
내년 거창 세계 대학연극제 승격 계획.

대학극, 연극의 본질 탐구하는 정도(正道) 향하고 있어 한국 연극 미래 밝아. <사진=대상받은 서일대학교의 ‘상상병 환자’ 집행위 제공> 대학극, 연극의 본질 탐구하는 정도(正道) 향하고 있어 한국 연극 미래 밝아. <사진=대상받은 서일대학교의 ‘상상병 환자’ 집행위 제공>

거창 전국 대학연극제 집행위원회(이하 집행위)가 12개 대학극이 12일간 연극 용광로를 뜨겁게 달군 제17회 거창대학연극제(이하 연극제)가 성황리에 폐막했다고 28일 밝혔다.

집행위 관계자는 이번 연극제 출품작에 대해 다양한 장르의 작품과 퀄리티가 높은 작품이 선보여 오랜만에 풍성한 무대였다고 평했다. 극소수의 작품을 제외하면 수준이 프로급으로 대학극의 창의적 본질을 보여준 윤기 있는 대학 연극축제였다. 연극제는 지난 12일 경남 거창군 장미극장에서 개막했다.

특히 연극 혼(魂)이 나약해진 기성 극단에서 넘보기 힘든 셰익스피어, 몰리에르 등의 고전 명작이 무대에 올랐다. 이는 대학극이 연극의 본질을 탐구하는 정도(正道)를 향하고 있어 한국 연극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집행위는 이번 연극제부터 새로운 창의적 기획을 도입했다. 시민평가단을 운영해 심사의 공정성을 확고히 했다. 또 공연단체의 프로듀서를 초청한 프로 마킷을 구성해 대학 연극인들의 진로와 더불어 일자리 창출도 함께한 축제였다.

게다가 내년부터는 연극제에 러시아 쉐프킨 대학, 프랑스 아비뇽 대학, 일본의 니혼대학 등이 참가해 거창 세계 대학연극제로 승격시킬 계획이다. 연극축제 장소 또한 세계적인 브랜드가 될 수 있는 자연친화적 공간으로 확충시킬 방침이다.

이번 연극제 대상은 서일대학교의 ‘상상병 환자’가 차지해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상상병 환자는 대학극으로서 몰리에르의 자지러지는 코미디를 소화해냈다는 것이 크게 부각됐다. 특히 시각과 청강의 앙상블이 잘 짜인 연출력이 돋보였다. 또 등장인물 모두 고르게 과장과 허풍 연기력으로 극의 진행에 구심력이 응집했다고 평했다.

금상은 동아방송예술대학교의 ‘로미오와 줄리엣’, 연출상은 서일대학교 상상병 환자의 송채민, 무대예술상은 동아방송예술대학교 로미오와 줄리엣 박휘수, 남자 연기대상에는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로미오 역을 맡은 최시우, 여자 연기대상에는 상상병 환자에서 뜨와 네뜨 역을 맡은 신다슬 등이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연극제 조매정 집행위원장은 “대학극은 연극계의 허약한 상업주의를 강건한 예술주의로 회복하는 마지막 보루임에 틀림없다”며 “대학극은 연극의 원형을 복원하는 젊은 열기와 도전적 실험정신이 용광로처럼 끓어오르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성 극단에서 극복하지 못하는 무대를 대학극은 끊임없이 발명하고 발견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강조했다.


류영신 기자 ysryu@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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