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세 중 피격, 피 흘리며 주먹 ‘불끈’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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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서 유세
총격 당해 대피… 치명상 면해
세계 각국 선거 미칠 영향 촉각
미국 공화당 컨벤션 효과 기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열린 선거운동 행사에서 총격을 받고 유세 무대를 떠나며 주먹을 들어 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열린 선거운동 행사에서 총격을 받고 유세 무대를 떠나며 주먹을 들어 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미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유세를 벌이던 중 총격 피습을 당했다. 오른쪽 귀를 관통 당했지만 경상에 그치며 15일 전당대회에도 참석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 사태가 3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세계의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연설을 시작한 지 5분가량 지난 오후 6시 10분께(미 동부시간) 조 바이든 행정부의 불법 이민 문제를 비판하는 도중 어디선가 총소리가 여러 발 울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른손으로 오른쪽 목뒤를 만진 직후에 발언대 밑으로 급히 몸을 숙였고 바로 경호원 여러 명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연단으로 뛰어 올라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총격범은 그의 경호를 맡은 비밀경호국(SS) 요원에 의해 사살됐으며 경호원들에 둘러싸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일어서서 지지자들에게 주먹을 들어 보였다. 그러자 지지자들은 이에 환호하며 “유에스에이”를 외치기도 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연단에 가까이 있던 사진기자가 촬영한 사진 등을 함께 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경호요원들에게 둘러싸여 몸을 다시 일으켰을 때 얼굴 한쪽에 피가 묻어 있었다. 그는 부축받으며 무대 아래로 내려가면서 주먹을 들어 보였다”고 전했다.

WP에 따르면, 총격범의 신원은 펜실베이니아에 거주하는 20세 남성 토머스 매슈 크룩스로 공화당 당원이다. 총격범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호를 맡은 비밀경호국(SS) 요원에 의해 사살됐다. 이 과정에 지지자 한 명도 숨졌다.

이번 총격에 사용된 총기는 군용 총기인 M-16을 민수용으로 개량한 AR-15로 대량살상을 노리는 총기 난사범들이 자주 사용한다. 유세에 참석하는 이들은 소지품에 무기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보안 검색을 받아야 하지만 총격범은 유세장 밖에 있어 이를 피할 수 있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습 부위는 오른쪽 귀 윗부분으로 고개를 조금 돌리는 바람에 치명상을 피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고 직후 해당 지역 병원에서 치료와 검사를 받은 뒤 사건 발생 2시간 30분가량 지나 직접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총알이 내 오른쪽 귀 윗부분을 관통했다”면서 “나는 웅잉 거리는 소리와 총소리를 들었을 때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즉각 알았고 바로 피부를 찢는 총알을 느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14일 새벽 뉴저지 뉴어크 공항에 도착해서도 자신을 촬영하는 카메라를 향해 손을 들어 보이는 여유를 부리기도 했다. 이번 사태가 100여 일 뒤에 진행되는 미국 대선에 미칠 영향을 두고 세계 각국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언론들은 이번 사건이 장기적으로 대선 지형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구체적 분석이나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다만 이미 공화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그의 피 흘리는 사진을 적극 활용하며 지지층 결집에 활용하고 있다. 15일 진행되는 전당대회도 예정대로 강행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도 전례 없는 컨벤션 효과가 폭발할 수 있다는 관측 때문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안팎에서 사퇴 압박을 거세게 받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도 한숨 돌릴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의 시선이 트럼프 전 대통령 살인 미수로 쏠리면서 TV 토론회 이후 불거진 자신의 ‘고령 리스크’ 논란 등은 주춤해질 수 있어서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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