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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어시장 오염토 ‘기준치 14배’ 현대화 표류 불가피
속보=국내 최대 수산물 산지 위판장인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 사업 부지에서 토양 오염이 확인(부산일보 8월 6일 자 6면 보도)돼 공사가 멈춰 선 가운데, 정밀조사 결과 기준치를 최대 14배 이상 웃도는 오염물질이 검출됐다. 이에 따라 토양 정화 작업이 불가피해지면서 수십억 원대에 달할 정화 비용과 함께 사업 장기 표류가 현실화 됐다.
3일 부산공동어시장(이하 공동어시장)에 따르면 공동어시장 측이 오염토가 발견된 현대화 사업 1단계 공사 구역(1만 9607㎡)을 대상으로 정밀조사를 벌인 결과, 석유계총탄화수소(TPH)가 최고 1만 1285mg/kg 검출됐다. 이는 토양오염우려기준(800mg/kg)의 14.1배에 달하는 수치다. 아연 역시 기준치(600mg/kg)의 3.3배에 이르는 1975.8mg/kg, 납은 기준치(400mg/kg)를 1.35배 웃도는 540.7mg/kg이 각각 검출됐다. 법적 기준을 초과한 오염 면적은 약 4430㎡로 1단계 공사 구역 전체 면적의 22.6%를 차지한다.
앞서 시공사는 지난 7월 기초 파일 설치 작업 중 기름 냄새와 변색 등 오염 추정 토양을 발견해 자체 검사를 의뢰하고 관할 부산 서구청에 통보했다. 지자체의 토양정밀조사 명령에 따라 공동어시장 측은 전문 용역사를 선정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정밀조사를 진행했으며, 해당 부지 공사는 지난 8월 말부터 전면 중단된 상태다.
이번 토양 오염은 과거 어선 급유를 위해 매설했던 유류 배관(송유관)에서 기름이 유출돼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이번 정밀조사에서도 대표적인 유류 오염 지표인 TPH가 과거 송유관이 묻혀 있던 위치를 중심으로 집중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밀조사에서 기준치를 웃도는 오염물질이 확인되면서 현대화 사업의 차질은 불가피해졌다. 공동어시장 측은 이번 결과를 관할 지자체에 보고하고 전문 정화 업체를 통해 구체적인 견적 산출에 들어갈 방침이다. 정확한 정화 비용과 소요 기간은 용역 견적 이후 산출되겠으나, 수십억 원의 추가 비용 발생과 수개월 이상의 공기 연장은 기정사실화 됐다.
총사업비 2361억 원(국비 70%·시비 20%·공동어시장 10%)이 투입되는 현대화 사업은 연면적 6만 1971㎡ 규모의 최신 위판장을 건립하는 대형 숙원 프로젝트다. 조업과 위판 중단을 막기 위해 공사는 총 3단계로 나눠 순차 진행 중이다. 기존 위판 기능을 유지한 채 공사를 병행하는 구조상, 1단계 공정이 매듭지어지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어 전체 사업 일정의 연쇄 지연이 우려된다.
현장의 불만도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도입된 자동 선별기·포장기가 성능 문제 등으로 중도매인과 선사들의 외면을 받으며 위판장 자리만 차지한다는 지적이 잇따른 가운데, 공사 중단으로 위판장 면적 축소마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조업·유통 차질을 견디지 못한 선사와 중도매인들이 인근 타 위판장으로 이탈하는 등 영업 타격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십억 원대로 추정되는 정화 비용의 부담 주체를 둘러싼 갈등 역시 뇌관이다. 정화 비용은 기존 총사업비에 책정돼 있지 않다. 토양환경보전법상 오염 원인자 부담 원칙이 적용되지만, 오염원으로 지목된 송유관은 과거 부산시수협이 유류탱크 운영을 위해 매설했던 것으로 추정돼 양측 간 법적 공방 가능성도 제기된다.
부지 매입 시점에 따른 예외 규정 적용 여부도 핵심 쟁점이다. 공동어시장 측은 1973년 정부로부터 현재의 서구 남부민동 부지를 불하받아 이전한 만큼, 법 제정 이전 사안에 대한 예외 조항을 들어 정부나 지자체에도 정화 책임이 귀속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공동어시장 측은 사안의 시급성을 고려해 우선 자체 재원을 투입해 정화 작업을 서두르겠다는 방침이다. 공동어시장 관계자는 “우선 정화 작업을 신속히 추진해 공기 지연을 최소화한 뒤, 향후 명확한 원인자를 규명해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후속 공정과 긴밀히 연계해 정화·공사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고 위판 공간을 조속히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사기간 단축과 합리적인 정화비용 부담 방안 마련을 위해 부산시와 해양수산부 등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26-11-03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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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해양도시의 혁신] 8km 다리 놓이자 ‘북유럽 경제 허브’ 꿈틀댔다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이 있는 셸란섬과 스웨덴 말뫼를 품은 스코네 반도는 옛부터 외레순드 해협(Øresund Strait)을 두고 교류해 왔다. 과거에는 주로 배를 이용해 바다를 건너 오갔지만, 지난 2000년 7월 1일 두 지역을 연결하는 길이 약 8km의 외레순드 다리가 개통된 이후부터 두 도시는 하나의 경제권을 만들어내며 성장해왔다. 현재 외레순드 지역은 국경을 초월한 성공적인 지역 협력과 경제 통합의 글로벌 모델로 손꼽히고 있다. 단순히 두 나라가 다리 하나로 연결된 것을 넘어 국경이라는 물리적·제도적 장벽을 깨고 북유럽 물류와 경제의 핵심 중추로 진화해 ‘하나의 완전한 경제·생활권’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말뫼의 눈물’을 아시나요?
두 도시의 성공 사례는 말뫼의 쇠락에서 기인했다. 스웨덴의 제3도시 말뫼는 20세기 중반까지 코쿰스 조선소를 앞세운 스웨덴 조선업의 심장이었다. 1970년대 코쿰스는 세계에서 가장 큰 갠트리 크레인을 설치했고, 이 크레인은 도시 전체에서 볼 수 있었다. 하지만 1980년대부터 글로벌 조선 시장의 무게 추가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한국과 일본 등으로 옮겨가면서, 유럽의 조선소들은 차례로 무너지고 말았다. 말뫼의 코쿰스 조선소 역시 오랜 적자 끝에 1986년 문을 닫았다. 말뫼는 수천 명의 실업자가 발생했고 도시 전체가 활기를 잃어갔다.
문 닫은 조선소 마당에 10년 넘게 흉물처럼 서 있던 거대한 갠트리 크레인은 이후 2002년 9월 단돈 1달러에 매각이 결정됐다. 공교롭게도 이 크레인을 사들인 건 우리나라 현대중공업이었다. 그리고 크레인이 해체돼 배에 실려 울산으로 떠나던 날, 이 장면을 생중계하던 스웨덴 국영 방송은 많은 시민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송출했고, 이 모습을 ‘말뫼의 눈물’로 묘사했다.
물론, 크레인이 한국으로 팔려나간 날은 외레순드 다리가 개통되고 2년 뒤의 일이다. 하지만 말뫼의 산업 붕괴는 1970년대 중반부터 위태로웠다. ‘말뫼의 눈물’은 산업도시가 지식·서비스 도시로 탈바꿈해야 했던 절박함의 상징이었고, 외레순드 다리는 전환의 돌파구가 됐다.
▲다리가 두 도시를 모두 이롭게 하다
다리는 도로는 물론 철도와 지하철도 다닐 수 있게 했다. 코펜하겐 도심과 말뫼시 중간에 위치한 코펜하겐 공항에도 철도와 지하철이 연결됐다. 지금 카스트루프 국제공항은 스웨덴 남부와 덴마크 전역에서 직행 열차로 오갈 수 있다. 덕분에 이 공항은 북유럽 최대 공항으로 성장했다.
외레순드 연구소 안나 팔메하그((Anna Palmehag) 선임 분석가는 “초기 단계에서는 다리를 단순히 인프라로만 생각했는데, 다리 건설이 결정되고 완공 시기까지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파생 효과를 연구하는 작업이 진행됐다”면서 “이 과정에서 가장 주목한 곳이 바로 코펜하겐 공항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코펜하겐에는 일자리가 많고 말뫼에는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많았기에, 이들이 다리를 통해 쉽고 빠르게 오갔고 두 도시의 요구가 잘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다리를 통해 15분 간격으로 기차가 다니고, 오랜 시간 이들은 같은 생활권에 살았고, 스웨덴 사람들은 영어에도 능통했기에 자연스럽게 다양한 인력을 필요로 하는 공항에서 일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나로 합쳐진 노동시장의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외레순드 연구소에 따르면, 다리 개통 직전인 1999년 해협을 건너 통근한 사람은 2788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4년 통근자 수는 2만 1908명으로 늘었고, 2026년 1분기에는 2만 3177명에 이르렀다. 25년 만에 약 8배가 된 셈이다.
2026년 1분기 기준 스웨덴에서 덴마크 동부로 통근한 사람은 2만 2379명으로 1년 전보다 6% 늘었다. 반대로 덴마크에서 스웨덴 스코네로 출퇴근하는 사람은 798명으로 3% 줄었다. 통근 흐름은 압도적으로 스웨덴에서 덴마크로 향한다.
▲젊은 인구가 유입되는 도시, 말뫼
말뫼에서는 도심을 관통하는 시티터널이 2010년 개통해 새로운 기차역 두 곳이 생겼다. 이곳에는 신도시도 들어섰다. 코펜하겐의 외레스타드, 말뫼의 휠리는 모두 외레순드 열차역을 품고 있다. 뒤이어 신도시에는 대형 복합 스포츠 경기장인 로열 아레나와 말뫼 아레나, 쇼핑센터 필즈와 엠포리아가 세워졌다.
스포츠 교류도 눈에 띈다. 핸드볼 세계·유럽 선수권대회에서 말뫼 아레나는 덴마크 대표팀의 홈구장 역할을 해왔다. 덴마크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이곳은 붉은 응원단으로 가득 차고, 응원석에는 “말뫼는 덴마크”라고 적힌 깃발이 걸린다.
소득 수준은 코펜하겐이 높고 세금은 말뫼가 낮은 편이었기에 젊은 층의 말뫼 유입도 늘어났다. 팔메하그 분석가는 “말뫼의 경우 전체 인구의 평균 연령이 30대로 상당히 젊은 도시가 됐다”면서 “일자리가 많으니 일하기 좋은 도시, 살기 좋은 도시가 됐고, 자연스레 말뫼에 정주하게 된다”고 말했다.
외레순드는 또 국제해새대학교 등 대학 13곳과 분교를 갖춘 북유럽 최고 수준의 대학·연구 지역이다. 덴마크와 스웨덴이 함께 키운 생명과학 클러스터 ‘메디콘 밸리’에는 노보 노디스크 같은 세계적인 기업이 자리한다.
▲북유럽 최대 경제 벨트 ‘그레이터 코펜하겐’
외레순드 해협을 중심으로 뭉친 국경 초월 협력체 ‘그레이터 코펜하겐(Greater Copenhagen)’은 북유럽 성장의 핵심 엔진으로 꼽힌다. 덴마크와 스웨덴 4개 광역정부와 85개 기초지자체로 구성된 이 지역은 인구 약 440만 명의 거대 단일 노동 시장을 형성하며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가장 높은 인구 밀도를 자랑한다.
경제적 위상도 독보적이다. 연간 명목 GDP가 약 1500억~1800억 유로(한화 약 220조~260조 원)에 달해 양국 전체 GDP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세계적인 생명과학 클러스터인 ‘메디콘 밸리’와 룬드의 첨단 연구소 ‘MAX IV’ 등이 이 지역의 혁신과 고부가가치 창출을 견인하고 있다.
물류 허브로서의 가치 또한 유럽 최고 수준이다. 코펜하겐과 스웨덴 말뫼를 잇는 외레순드 대교는 국경 없는 화물 이동을 현실화했다. 북유럽 최대 화물·여객 거점인 코펜하겐 국제공항과 세계적 해운사 머스크(Maersk)의 본사가 결합해 강력한 공급망 인프라를 제공한다. 더불어 차량으로 3시간 거리 내에 스칸디나비아 기업의 55%가 밀집해 있어, 유럽 본토와 발트해를 연결하는 대체 불가능한 동북유럽 최고의 물류 교두보로 자리매김했다.
팔메하그 선임 분석가는 “다리는 이제 연결과 협력의 상징이 됐다”면서 “외레순드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다리 하나가 아니라, 인프라가 두 도시의 노동시장과 연구·투자를 하나로 묶을 때 생기는 시너지”라고 강조했다.
2026-11-0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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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해양도시의 혁신] 코펜하겐 항만지구 반경 500m 내에 해운선사·해양기업 모여 시너지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은 동부 셸란섬 동쪽 끝에 위치해 있다. 물동량 중심의 거대 항만 도시는 아니지만, 세계 최대 해운 기업인 머스크(Maersk) 본사를 둔 해운 지식·비즈니스의 핵심 거점이다. 노르웨이선급(DNV)과 노르웨이 연구기관 메논 이코노믹스(Menon Economics)가 전 세계 주요 해양 도시들을 평가해 2년마다 발표하는 가장 권위 있는 지표인 ‘글로벌 주요 해양도시(Leading Maritime Cities)’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코펜하겐의 종합순위는 9위, 부산은 10위였다.
코펜하겐 역시 항만을 중심으로 오랜 기간 해양 클러스터가 자연스레 형성됐다. 핵심지역은 코펜하겐의 항만지구 노르드 톨보드(Nordre Toldbod)와 역사지구인 프레데릭스타덴(Frederiksstaden) 일대다. 선복량 기준 글로벌 2위 해운사인 머스크 본사를 비롯해, 덴마크 선주협회(Danish Shipping), 코펜하겐의 대규모 도시 개발과 항만 운영을 총괄하는 덴마크의 공공 전담 기업 바이 앤 하운(By & Havn) 등이 반경 500m 이내에 모여 있다.
인근에 아말리엔보르성, 프레데릭 교회, 카스텔레 요새 등이 둘러싸고 있는 이곳은 코펜하겐의 유서 깊은 왕실 역사와 글로벌 해운 비즈니스의 심장이 공존하는 상징적인 장소라고 할 수 있다.
지난달 1일 프레데릭스타덴 내 아말리에가데 33번지에 위치한 덴마크 선주협회를 방문했다. 지은 지 100년이 넘은 유서 깊은 건물을 보유하고 있는 협회는 1884년 설립돼 현재 90곳이 넘는 선사와 오프쇼어 기업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절반은 덴마크 선적 선박을 보유하고, 나머지 절반은 덴마크에서 영업하는 준회원이다. 예인선과 여객선부터 대형 컨테이너선, 탱커까지 업종과 규모도 다양하다.
니나 포스트(Nina Porst) 상임이사는 스스로를 “기본적으로 로비스트”라고 소개했다. 세금, 환경, 교육·훈련 등 업계 현안을 두고 정부와 정치권, 유럽연합(EU), 국제해사기구(IMO)를 상대로 협상하며, 최근에는 기후 의제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했다.
덴마크는 작은 나라지만 해운 강국이다. 운항 선복량 기준 세계 9위(6100만 톤)이고, 2025년 해운 수출액은 3480억 덴마크 크로네(약 518억 달러, 한화로 약 69조 원)로 전체 덴마크 수출액의 16%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 산업이다. 협회는 올해 초 2026~2030 전략 차팅 더 코스(Charting the Course)’를 내놓고, 덴마크와 덴마크 국기를 선사들의 거점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힘의 바탕에는 촘촘한 클러스터가 있다. 협회 건물은 1923년 완공돼 100년이 넘었는데, 이곳과 이어진 바로 뒤편 별관은 다른 해양 기업에만 임대한다. 글로벌 해사포럼 본부와 덴마크 해양 클러스터 네트워크 조직 MDC, 협회 회원사들이 이곳에 입주해 있다. 도보 5분 거리의 에스플라나덴에는 글로벌 2위 해운기업 머스크본사가 있다.
포스트 상임이사는 “대부분 도보 15~20분 이내에 모여 있고,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자연스럽게 해양 업계가 모이게 됐다”면서 “본사가 여기에 있지 않아도 지사 등 사무실이 있고, 협회 산하 위원회 등을 통해서도 자주 만나 의사소통하며 지식을 공유하고 협력한다”고 말했다. 덴마크 해양 클러스터 연구에서도 지리적 근접성은 지식 교환의 주요 강점으로 꼽힌다. 같은 건물에 있는 글로벌 해사포럼은 세계경제포럼과 함께 2050년 해운 탈탄소를 목표로 하는 연합을 운영한다. 덴마크 업계는 글로벌 논의의 한가운데와 지붕을 맞대고 있는 셈이다.
2026-11-0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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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니면 누가”… 팬스타, 북극항로 ‘물음표’ 떼고 ‘확신’ 제시
“부산에 본사를 둔 유일한 국적 정기선사인 우리가 아니면 누가 하겠냐는 마음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지난달 11일 국내 최초로 50일간의 컨테이너선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무사히 마친 팬스타그룹의 김현겸 회장은 당시의 결단을 이렇게 돌아봤다. 지난 5월 팬스타그룹이 이번 시범운항에 단독으로 신청했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만 해도 해운업계의 시선은 물음표에 가까웠다. 유럽 정기선 노선을 운항해 본 경험이 없는 데다, 카페리선을 주력으로 삼아온 선사가 북극항로를 과연 뚫어낼 수 있겠느냐는 우려와 회의론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승객을 수송하는 국제 여객선을 장기간 운항해 온 팬스타는 승선원과 화물 안전에 있어 일반 컨테이너 선사보다 훨씬 엄격한 관리 기준을 보유하고 있다”며 “카페리 선사가 왜 뛰어드냐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고 일축했다.
이번 도전은 부산항을 거점으로 한·중·일 화물을 결집해 북극해로 연결하겠다는 김 회장의 장기 구상에서 출발했다. 김 회장은 시범운항이 추진되기 수년전부터 각종 공식행사에서 북극항로의 가능성을 강조해왔다. 이를 위해 팬스타그룹은 지난 2024년 5300t급 컨테이너선 ‘아너 보이저호’를 일본 정기 항로에 투입한 것을 시작으로, 동북아를 중심으로 화물 운송 네트워크를 꾸준히 확장해 나가고 있다.
김 회장은 “부산을 북극항로의 시작점이자 글로벌 거점으로 도약시키자는 비전을 오래전부터 품어왔다”며 “내부 임원진의 만류가 적지 않았지만, ‘나라 일이고 부산의 일인데 누군가는 길을 터야 하지 않겠느냐’며 밀어붙였다”고 털어놨다.
그는 북극항로의 경제성을 수에즈 운하와 비교하는 것을 넘어 철도 수송과도 비교해야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북극항로는 15일 이상 단축되는 시간 가치와 막대한 수에즈 운하 통과료 면제로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고, 일각의 우려와 달리 추가 보험료도 홍해 전쟁 할증료보다 저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대형 선사들의 견제가 심한 수에즈 노선과 소모적인 운임 경쟁을 벌이기보다는, 운송 일수가 비슷한 대륙철도(TSR·TCR) 수요를 더 저렴한 운임과 압도적인 선적량으로 선점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대륙횡단철도(TSR·TCR)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중국횡단철도(TCR) 등 아시아와 유럽 대륙을 연결하는 육상 철도 물류망이다.
김 회장은 북극항로 시범운항에서 가장 힘들었던 작업으로 선박 확보를 꼽았다. 출항 일정이 확정된 상황에서 후보로 검토하던 선박의 용선·매입 호가가 치솟자, 과거 내빙 등급(Ice Class) 이력을 보유했던 HMM 선박을 직접 찾아내기까지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업계 소문과 달리 헐값 매입이 아니었으며, 출항을 불과 2주 앞두고 배를 최종 인도받았다”며 “통상 2~3개월이 걸리는 방한 등 북극운항 설비 복원 공사와 한국선급(KR) 검사를 단 2주 만에 병행 완료해 기적적으로 출항 시기를 맞췄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또 이번 시범운항에 대해 기술적 운항은 ‘성공’, 상업적 운항은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했다. 출항 전 영업 기간이 한 달 미만에 불과했고, 급박한 추진으로 현지 인프라와 자체 컨테이너가 부족해 당초 목표에 못 미치는 약 700TEU 적재에 그쳐 적자를 냈던 탓이다. 그러나 그는 “극한의 얼음 바다를 안전하게 뚫어내며 북극항로 운항이 실제로 가능하다는 점을 증명했고, 수십 개 화주사로부터 화물을 직접 유치해 첫 상업 운항을 성공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번 시범운항 왕복 완주로 팬스타그룹은 한국해운협회로부터 항해성공지원금 200만 달러(약 27억 원)와 공(空)컨테이너를 포함한 물동량 달성에 따른 추가 인센티브 70만 달러(약 9억 5000만 원)를 받게 된다.
그는 또 “이번에 투입한 아크로호의 매각 또는 용선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연료 소모가 많은 데다 속도 제한 문제가 겹쳐 정기선 운용에는 효율이 떨어진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대신 “좀 더 효율적인 크기의 선박을 새로 매입해 내년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다시 도전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김 회장은 “향후 팬스타그룹의 북극항로 전략 핵심을 ‘부산항의 동북아 환적 허브화’”라고 밝혔다.
중국 선박들이 여러 연안 항구를 들르다 기상 악화로 지연을 겪는 것과 달리, 중국발 화물을 곧바로 부산항으로 유치해 북극항로로 직결하면 운항 일수를 대폭 단축하고, 직항 원거리 노선이 부족한 일본 규슈 지역의 경우 수출 화물 역시 부산항으로 모아 북극해로 바로 보낸다는 구상이다. 유럽발 화물은 컨테이너에 실을 수 있는 벌크 화물을 집중 공략해 왕복 경제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북극항로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한 정부의 역할로 ‘정책적 안정성’을 거듭 강조했다. 김 회장은 “글로벌 대형 화주들은 최소 6개월 전 스케줄 공지를 요구한다”며 “매년 일회성 시범운항 이벤트로 진행해서는 시장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최소 2~3년 이상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정책 노선으로 지정해야만 화주들이 믿고 화물을 맡길 수 있는 정기 항로 생태계가 안착할 것”이라고 전했다.
2026-11-0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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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번 째 세계해양포럼, 3일 개막
‘해양, 잇다(Ocean, Connect)’를 주제로 한 스무 번째 세계해양포럼(World Ocean Forum)이 3~5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막을 올린다. 기존 국제회의 형식을 넘어서 ‘글로벌 해양 협력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올해 WOF는 첫날 개막식 기조세션 이후, 2일 차부터 3개의 핵심 트랙과 특별세션, 부대행사를 통해 해외 연사를 비롯한 국내외 초청 연사와 참가자 5000여 명이 머리를 맞댄다.
1일 WOF 기획위원회는 2007년 출범 이래 49개국 1200여 명의 연사와 8만 명 이상의 청중이 참여했으며, 특히 지난 5월 ‘UN Ocean Decade(지속가능한 발전 위한 해양과학 10년)’ 공식 프로젝트로 승인되며 국제적 위상과 역할이 한층 커졌다고 밝혔다.
올해 포럼은 줄리앙 바르비에르 유네스코 해양 정책 및 지역협력 총괄의 축사로 개막한다. 이어 포럼의 기조를 드러내는 기조 세션 발제자로 영국 뉴캐슬대 알라스테어 보넷 교수와 정치학 박사 김지윤 동서문제연구원 객원교수가 나선다. 두 강연자는 해양에 대한 서로 다른 시각을 가진 사회지리학자와 국제정치학자로서, 발표와 대담을 통해 해양 지정학을 입체적으로 조망하며 해법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통찰을 제공할 예정이다.
2026-11-0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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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빙만으론 안전 한계, 통신 등 구조 체계 갖춰야” [미리 보는 WOF 명강]
북극항로가 ‘갈 수 있는 길’에서 ‘믿고 쓰는 상업 항로’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3~5일 부산항국제컨벤션센터(BPEX)에서 열리는 제20회 세계해양포럼 2일차 '공간을 잇다' 북극항로 세션에서 강연자로 나서는 한국선급(KR) 손무성(사진) 책임은 KR 내에서 북극항로 운항 선박 성능 검증을 담당하고 있다.
손 책임은 극지 운항에서는 선박 성능 이상의 준비가 필요하며, 계절과 해역에 따라 달라지는 해빙·기상 상황, 사고 시 구조와 지원까지 걸리는 긴 시간을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오염사고는 민감한 해양환경에 큰 피해를 줄 수 있고, 낮은 수온과 제한된 접근성 때문에 방제와 복구도 어렵기 때문에 사고 후 대응보다 사전 예방이 중요하며, 위험성 평가를 극지운항 매뉴얼에 반영하고 선원이 운항 한계와 대응 절차를 숙지하도록 교육·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시급한 안전상의 공백으로는 고위도 해역의 통신을 들었다. 통신이 제한된 환경에서도 위험을 알리고 구조를 요청할 수 있도록 절차를 미리 마련하고, 관계기관 간 연락·협조체계를 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쇄빙 능력만 있으면 안전하다는 인식에도 선을 그었다. 여름철이라는 비교적 안정적인 조건에서 쌓은 운항 경험만으로 더 어려운 계절의 안전까지 확인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그의 견해다. 그는 “가을부터 봄까지는 해빙과 기상 변화가 커지고, 겨울에는 극야로 시야와 작업 여건도 달라진다”며 “선박 성능뿐 아니라 운항기술, 통신·구조 지원, 선원의 경험과 교육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조선·해양기술의 경쟁력에 대해서는 선박과 기자재를 설계·생산할 역량은 갖췄다고 평가했다. 손 책임은 “극지 운항용 선박과 저온·빙해 환경에 맞는 기자재를 개발하고, 시험과 실증으로 성능을 검증하는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면서 “이렇게 검증된 기술이 실제 발주와 해외 시장으로 이어지도록 구매처와 사업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또 신뢰할 수 있는 북극항로의 조건으로 “정확한 해빙·기상 정보, 선박별 운항한계, 고위도 통신과 사고 대응체계, 선원 교육이 필요하며, 운항 데이터와 경험을 꾸준히 쌓아 위험성 평가와 운항절차를 개선하고, 운항 범위를 넓힐 때마다 안전성을 확인하는 체계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해양포럼에서는 시범운항 지원 경험을 바탕으로 위험성 평가를 선내 매뉴얼과 교육·점검으로 연결하는 방법, 통신·구조 연계, 선박·기자재의 실증과 성능 검증을 과제로 제시할 예정이다. 손 책임은 “운항 경험을 안전기준과 국내 기술의 개선으로 연결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2026-11-01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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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항로, 컨테이너보다 벌크 화물 우선해야” [미리 보는 WOF 명강]
북극항로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 항로로 주목받고 있지만, 거리가 짧다는 사실이 곧 경제성을 뜻하지는 않는다.
오는 3~5일 부산항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열리는 세계해양포럼(WOF) 2일차 ‘공간을 잇다’ 북극항로 세션에 강연자로 나서는 이성우(사진)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논의에서 가장 과장된 부분으로 컨테이너선 정기 서비스를 꼽았다.
이 위원은 “현재 최대 5개월(7~11월)밖에 운항하지 못하기 때문에 컨테이너선 운항은 현실적으로 경제성이 나오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기존 글로벌 선사들도 컨테이너선 대신 벌크화물을 처리하는 부정기 서비스만 운항하기 때문이다. 그는 “중국만이 항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적자를 감수하며 컨테이너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이를 한국도 따라가야 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과장”이라며 “러시아와 북극권 자원의 벌크 부정기 운송부터 시작해 해빙 상황을 살피며 점진적으로 정기 서비스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수에즈 운하를 대체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특정 화물 운송과 항로를 보완하는 수준”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의 남방항로는 부산에서 로테르담으로 직행하며 수익을 내는 구조가 아니라, 상하이·싱가포르·첸나이 등 경유 도시의 배후지 화물을 싣고 내리며 유지되는 반면 북극항로 주변에는 이런 도시 인프라와 인구가 없는 탓이다. 그는 “환동해와 극동러시아, 러시아 북극권이 개발돼 충분한 인구나 화물이 모여야 대체 항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성을 좌우하는 변수는 화물에 따라 달라진다. 그는 “컨테이너선은 12개월 운항이 가능해야 하고, 벌크선은 대러 제재라는 지정학적 이슈가 관건”이라며 “석유·가스·광물을 들여오려면 미국·유럽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한국이 풀어내야 하는 등 외교적 부담이 크다”고 했다.
부산의 역할에 대해서는 냉정한 진단과 구상을 함께 내놨다. 이 위원은 “컨테이너 중심항인 부산이 당장 얻을 이익은 제한적인 반면, AI 기술과 조선·기계·전자 등 제조 기능, 인력 양성, 금융 면에서 가장 앞선 곳이 부산이므로, 부산은 포항·울산·광양·창원을 배후지 삼아 재원과 기술, 인력, 상품을 공급하는 ‘해양수도’ 역할을 강화하고, 부산이 한국의 북극항로 상용화 종합실행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또 실리적 외교의 필요성을 이야기할 예정이다. 일본이 사할린 등에서 여전히 자원을 수입하고 있고, 한국은 에너지 자원의 95% 이상을 수입하는 국가인 만큼, 최소한의 러시아 자원 수입에 대해 동맹국을 설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2026-11-01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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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해양도시의 혁신] 노르웨이, 정부 혁신 의지·해양산업 생태계 유기적 결합이 큰 경쟁력
‘청량한 공기, 아담한 도시, 정돈된 항구, 깨끗한 바닷물.’
북유럽 해양국가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의 첫 인상이다. 부산(약 771.3㎢)보다 절반가량 적은 면적을 가진 오슬로(약 426.4㎢)는 인구 수 또한 부산(322만 명)의 25% 정도인 73만 명 수준이다. 하지만 도시가 만들어내는 경제 규모에서는 판이 바뀐다. 인구가 많은 부산은 지역내총생산(GRDP)이 약 850억~950억 달러 규모로, 오슬로(약 740억~800억 달러)를 상회하지만, 1인당 GRDP는 오슬로가 약 7만 2000~8만 4000달러 선으로, 부산(약 3만 3000~3만 8000달러)보다 2배 이상 높다. 북해 유전을 기반으로 한 노르웨이의 강력한 국부펀드와 해양 금융, 고부가가치 IT 산업을 기반으로 한 오슬로가 항만 물류와 전통 제조업 기반을 가진 부산보다 높은 개인 소득과 생산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친환경 혁신 의지와 민간의 공감대
유럽은 오랜 해양 역사를 바탕으로 해운과 조선 등 해양산업 전반에 풍부한 경험을 축적해왔다. 덕분에 해사 정책 수립, 국제 규정 및 표준 개발, 선급, 금융, 보험, 연구 네트워크 구축 등 해양 생태계가 탄탄하게 연결돼 있다. 노르웨이 또한 특정 기업이나 기술이 아니라, 정부의 전략·지원, 해양 산업계 전체의 유기적 결합이 큰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무엇보다 노르웨이는 정부의 혁신 의지가 큰 동력이 됐다. 2022년 완성한 해양 산업 연구·개발 및 혁신(RD&I)을 위한 국가 종합 전략 ‘Maritim21’은 해운과 조선뿐 아니라 기자재·서비스, 수산·양식, 해양에너지, 연구개발까지 해양산업의 범위에 포함시켜 산업간 시너지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했다.
전략 수립 주체도 산업계, 학계, 관련 기관, 사용자 단체, 노조 등으로 폭넓게 구성해 정부의 일방 주도가 아닌 현장이 함께 설계하는 방식이었다. 특히 해양 분야 친환경·디지털 전환을 주도하기 위해 연구개발에서 실증과 상용화로 이어지는 구조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뒀다.
유럽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조선해양 분야 전문가들의 비영리 네트워크 단체, 한유럽조선해양전문가협회(EKMOA·Europe-Korea Marine and Ocean Engineers Association) 권배준 회장은 “이러한 구조는 새로운 기술을 연구실에만 머물게 하지 않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노르웨이에서는 선주가 운항 상의 문제와 수요를 제시하면 대학과 연구기관, 설계사, 기자재 기업, 조선소와 선급이 함께 해결책을 개발하는데, 이는 정부의 지원제도와 규제 체계가 실증을 뒷받침하도록 움직이는 시스템에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노르웨이는 ‘2050년 저탄소 사회(Low-Emission Society)’로 전환할 수 있도록 국영 공기업 에노바(Enova SF)를 통해 막대한 기후에너지 기금을 기술의 실제 시장 도입과 투자 리스크 경감에 집중한다. 노르웨이 해양기술센터, 노르웨이과학기술대학교(NUTU), 신테프 오션(SINTEF Ocean) 등은 해양 기업과 연구기관이 기술을 시험하고 검증할 수 있는 시설과 장비를 지원한다.
여기에 민간이 호응하면, 세계 최초의 100% 전기 추진 자율운항 컨테이너선 운항이라는 결과물도 나올 수 있다. 2024년 8월 오슬로에 문을 연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 유럽센터 박철수 센터장은 2021년 12월 운항에 성공한 ‘야라 비르켈란(Yara Birkeland)’호 사례를 들었다. 그는 “노르웨이의 비료기업 야라 인터내셔널과 글로벌 방산·해양 기술기업 콩스베르그가 협력하고, 특수선박 전문 조선업체 바드(VARD)가 건조했으며, 국영 기업 에노바(Enova)가 약 178억 원(1억 3330만 크로네)을 지원해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해양수산을 비롯한 산업 전반에 걸쳐 친환경·디지털화를 적용하는 국가적 의지를 지지하는 국민들의 공감대도 깔려 있다. 노르웨이의 지능형교통체계(ITS·Intelligent Transport Systems) 협회 ITS Norway 한나 브레빅(Hanne Breivik) CEO는 “노르웨이 전체 등록 차량 중에서 순수 전기차가 이미 50% 이상을 차지하고 신차 중 전기차 비율을 98%에 육박한다”고 소개하며 “사실 사람들의 환경 의식 때문만이 아니라, 정부의 인센티브와 페널티가 있기에 경제적 이익을 우선시하는 개인은 이를 수용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배에서 나오는 매연이나 오염을 없애 바다를 깨끗하게 만들겠다는 국가적 의지를 국민들도 충분히 공감하고 지지한다”고 전했다.
▲도심 내 해양 클러스터와 정부부처 이전
노르웨이 정부도 수도 오슬로에 과도하게 집중된 행정 권력과 일자리를 지방으로 분산시켜 국가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탈중앙화 정책(Decentralization Policy)’을 시행했다. 2003년 6월 노르웨이 의회는 당시 오슬로에 있었던 해사청을 서부지역 하우게순으로 이전하기로 최종 의결해, 2006년 이전을 완료시켰다.
현재 해사청이 이전한 하우게순을 비롯한 노르웨이 서부 해안은 석유·가스 배후 산업과 조선업, 해운업, 기자재 제조업체, 해양플랜트 업체, 기술 실증 테스트베드 현장이 모인 해양 산업의 실질적 중심지가 됐다. 또 오슬로에서는 DNV 같은 선급, 해양 금융, 선주사, 선박 관련 기술 개발 등이 이뤄지는 고부가가치 산업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DNV 게이르 둑스타드 부사장은 “노르웨이의 LNG 선박 개발이나 탈탄소화는 모두 정부 지원의 결과물이며, 산업계 또한 이를 뒷받침하며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섰다”면서 “결국 오슬로의 힘은 정부 지원에서 나오며, 정부를 포함한 해양 클러스터 내 모든 이해관계자와 국가의 결합이 핵심”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오슬로에는 도심 내 3개 축에 해양 클러스터가 작동한다. 첫 번째가 아케르 브뤼게 일대로, 해양 금융과 법률, 중개 업체들이 밀집해 있다. 이곳은 1978년 마지막 신조선 진수 이후 단계적 축소를 거쳐 1982년 최종 폐쇄된 옛 아케르 메카니스케 베르크스테드(Akers mekaniske Verksted) 조선소 부지였다.
산업 구조의 변화로 버려진 항만과 연관산업 시설 부지가 친환경 친수공간으로 시민들에게 돌아왔다. 현재 아케르 브뤼게 지역은 대형 쇼핑몰과 식당, 미술관과 공원, 고급 주거단지 등이 들어서 있고 수변 산책로로 연결된다. 또 이곳 반경 1km 이내에 해양산업 관련 협회와 보험사, 중개사, 로펌 사무실이 밀집돼 있다.
두 번째 집적지는 비외르비카·바코드 일대다. 오슬로 중앙역에서 100여m 떨어진 또다른 항만 도시재생 지역이다. 역시 최신 오피스 건물과 주거단지가 밀집해 있고, 많은 사무실 공간을 투자은행과 중개사 등 해양 금융업계가 차지하고 있다. 노르웨이 최대 금융그룹 DNB를 비롯해 노르웨이 선주협회와 P&I 보험사 Skuld, 중개사 Fearnleys, 투자은행 Fearnley Securities 등은 인접한 건물에 모여 있다. 멀지 않은 친수공간에 오슬로의 상징으로 꼽히는 오페라하우스와 뭉크미술관도 있다.
세 번째 집적지는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쇠위엔·뤼사케르·회빅 지역이다. 역시 해안을 끼고 있으며 글로벌 선급 회사 DNV를 비롯해 선사들의 본사와 연구기관들이 위치해 있다.
ITS Norway 한나 브레빅(Hanne Breivik) CEO는 “오슬로의 해양 클러스터는 서로 도우면서 시너지를 내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하나의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연구기관, 선사, 단체, 은행, 금융, 보험, 법률, 해운거래소, 선급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고, 전담 운영 조직과 CEO(최고경영자)를 두며, 정부가 단계적으로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일상적 협력의 비결을 묻자 “오슬로는 작은 도시이기에 서로가 무엇을 잘하는지 너무나 잘 안다”며 “그래서 무모한 경쟁 대신 협력을 택했고, 그 전통이 도시 전체의 해양력을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또 “프로젝트 시작 단계부터 시장 상용화까지 염두에 두고 설계하고, 실패 또한 하나의 배움으로 받아들이는 유연한 문화가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고 덧붙였다.
오슬로(노르웨이) 글·사진=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2026-10-28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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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해양도시의 혁신] DNV “항만·조선·기술 강점 부산, 금융·해운 키우면 국제적 허브 가능”
노르웨이의 대표적인 선급회사이자, 글로벌 선급회사인 DNV(Det Norske Veritas·노르웨이 선급) 본사는 수도 오슬로 시내에서 차로 40여 분 달리면 도착하는 해안지역 회빅에 위치해 있다. 지난달 29일 오후 직접 방문한 DNV 본사는 마치 한적한 소규모 대학 캠퍼스를 방불케 했다. 회사 내 해변과 공원, 산책길을 주민들에게 개방한 모습이나 오전 7~9시 출근, 오후 3~5시 퇴근으로 유연하게 열어둔 근무 환경은 직원들의 업무 효율을 높이는 비결로 와닿았다.
이날 인터뷰는 DNV 모르텐 레뢰 전무 이사(해사 자문 부문 총괄책임자)와 게이르 둑스타드 수석 부사장(선박 선급 총괄 및 기술 이사)이 함께 해주었다. 이들은 모두 DNV 부산사무소에서 2~3년씩 근무한 경험이 있다며, 부산에서 온 기자를 반갑게 맞았다.
◆세계 100여 개 국가 1만 5000여 명의 전문가를 보유한 글로벌 선급
둑스타드 부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DNV는 1864년 노르웨이에서 설립된 세계 최대 규모의 선급 협회이자 글로벌 기술 검증·인증 기관이다. 전 세계 100여 개 국가에서 1만 5000명 이상의 전문가 직원이 활동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기준 352억 9100만 노르웨이 크로네(NOK)로, 달러로 환산하면 약 32억 3000만 달러, 한화로는 약 4조 5000억 원 규모다.
그는 “150년 전에는 해상 활동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의 DNV는 해양 이상의 사업을 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탈탄소 전환 흐름을 선도하기 위해 오일·가스를 비롯, 해상 풍력, 수소 등 재생에너지와 관련한 에너지 시스템을 2대 사업 분야로 주력하고 잇다”고 소개했다. 또한 SMR(소형모듈원자로) 등 해군 관련 사업과 헬스케어와 식품 분야, 해양법을 기반으로 한 컨설팅 검증까지 아우르며 다양한 분야에서 안전, 품질, 지속 가능성을 검증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DNV는 특히 해운 분야에서 세계적인 입지를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 선박의 약 20%가 DNV의 선급을 받고 있으며, 조선·해양 업계의 안전 기준을 정립하고 있다. DNV의 제품 검사나 공장 승인은 해운 비즈니스의 필수 관문으로 꼽히며, 노르웨이를 비롯한 유럽에서도 DNV는 많은 인력과 역량을 바탕으로 활동하고 있다.
둑스타드 부사장은 한국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수십년 동안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나라였고 현재도 그러하며, 우리 또한 한국에서 강력한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조선업으로 부상하며 가장 큰 건설이 이뤄지는 중국에도 당연히 우리 사무소가 있으며 싱가포르와 그리스, 중동, 북미에서도 활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레뢰 전무 이사는 사이버 정보 보안 부문 사업에 투자를 늘린 최근 동향도 소개했다. 그는 “관련된 회사 몇 곳을 인수해 몸집을 키웠고, 사이버 보안 기술을 해양을 포함한 전체 사업 분야와 폭넓게 결합해 적용하고자 한다”면서 “사이버 안보 관련 기술 역량을 해양과 결합하면 고객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영국의 로이드, 미국의 ABS 등과 함께 세계에서 손꼽히는 선급회사로 경쟁력을 이어가는 이유에 대해서 묻자, 그는 “DNV는 1864년 창립 이래 ‘생명, 자산 및 환경을 보호한다(safeguard life, property and the environment)’는 목표를 지켜왔다”면서 “생명과 직결된 안전을 검증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자 경쟁력이며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또 “해운업계의 근원적 목적은 안전에 있기 때문에 우리는 경쟁보다는 전문성과 역량에 집중하고 있으며, 단순히 배를 넘어 해양에너지플랜트 산업 등 여러 분야에서 저명한 전문가들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런 노력 덕분에 고객사들이 우리를 찾는다고 본다”고 답했다.
◆해운업계 친환경·탈탄소 전환 주도… “집적·혁신·협력이 중요한 가치”
레뢰 전무 이사는 또 “지난 10년여 간 친환경·탈탄소·자율운항 등의 기술 개발에 투자했고 해양산업에서 수익을 얻었다”면서 “그 성과를 되돌아보면, ‘집적과 혁신, 협력’이 매우 중요한 가치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DNV는 2000년 세계 최초로 LNG 연료 추진선에 대한 안전 규정(Class Rules)을 제정한 선급이다. 또 같은 해 노르웨이 피오르드에서 운항을 시작한 세계 최초의 LNG 추진 페리 ‘MF 글루트라(MF Glutra)’호의 건조와 연구 개발 및 선급 인증을 전담했다.
또한 자율운항 분야에서도 선구적인 역할을 맡았다. 세계 최초의 완전 무인 자율운항 친환경 컨테이너선으로 꼽히는 ‘야라 버클랜드(Yara Birkeland)’ 프로젝트를 비롯해 ‘오션 인피니티(Ocean Infinity)’, ‘리치 리모트(Reach Remote)’ 등 글로벌 핵심 플래그십 자율운항 프로젝트에 공식 기술 파트너 및 디지털 보증 기관으로 참여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노르웨이 통상산업수산부의 지원과 협력이 있었고, 오슬로의 해양산업계와도 머리를 맞댔다”면서 “우리는 글로벌 신조선 시장 25%를 점유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AI를 해운산업과 연결지어 기술 발전을 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지속적인 성장 발전을 위해 연간 매출의 6%를 무조건 연구개발에 재투자하고 있으며, 관련 생태계 확대 차원에서 회사 밖 연구소와 대학에도 기술 개발 투자를 한다”고 전했다.
둑스타드 부사장도 “우리는 해운 분야에서 친환경 연료의 전환과 도입을 가속화하고 지원하려면 전체 생태계가 협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인식했다”면서 해양산업 전체 생태계의 협력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화주-포워더(물류주선업)-해운선사-항만·터미널 운영사-수취인(도착지)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해운 가치 사슬(해운 밸류 체인·Maritime value chain)’ 내 다양한 이해관계자 사이의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참여해왔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들 이해관계자가 친환경 연료 도입을 수용하도록 이끌어낼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전체 생태계와 협력해 다양한 방식으로 이를 실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글로벌 해운업계의 친환경·탈탄소 흐름을 북유럽 국가들이 주도하고 있는 만큼, DNV 또한 혁신과 협업을 위해 ‘녹색 해운 회랑(Green Shipping Corridor)’ 프로젝트에 동참해 왔다고 소개했다.
‘녹색 해운 회랑’은 단순히 친환경 선박을 몇 척 띄우는 차원을 넘어, 출발지 항만부터 목적지 항만까지 이어지는 전체 해상 경로의 모든 해운 가치사슬을 친환경·디지털로 전환하는 거대한 초국적 협력 사업이다. 한쪽 국가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며, 양국 혹은 그 이상의 지역에 얽힌 수많은 이해관계자가 동시에 바퀴를 굴려야 성립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많은 이들이 손을 맞잡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 더해, 레뢰 전무 이사는 DNV가 개발해 운영 중인 글로벌 친환경 대체연료 데이터 플랫폼 ‘Alternative Fuel Insight(AFI)’를 소개하며 데이터의 투명성과 신뢰할 수 있는 정보 개방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AFI 개방형 플랫폼은 단순한 통계 자료실이 아니라, 글로벌 해운 시장의 친환경 전환 상태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인터랙티브 맵과 데이터 분석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AFI를 통해 어떤 선사들이 친환경 선박을 얼마나 발주했는지, 운항 중인 대체 연료 선박의 비율은 얼마나 되는지 선종별·지역별 추적이 가능하고, 주요 항만의 벙커링(연료 공급) 인프라 구축 현황과 글로벌 지속 가능 연료의 생산 프로젝트 현황도 파악할 수 있다.
레뢰 전무 이사는 “연료 공급업체들은 자신들이 공급하는 연료에 대한 수요가 확실해야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고, 반대로 연료를 사용하는 입장에서도 필요한 연료가 어디서 공급되는지 알아야 한다”면서 “그래서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대체 연료를 사용하는 운항 선박과 현재 발주돼 곧 인도될 선박 정보를 포괄하는 포털(플랫폼)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연히 이 과정에서 규정과 표준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규정과 표준을 제공하는 회사로서 우리가 역할과 지원을 했다”고 덧붙였다.
◆“조선·항만·기술 가진 부산, 해양 지식·자본 생태계 강화 필요”
둑스타드 부사장은 노르웨이와 오슬로의 강점을 정부의 지원과 국가 전체의 결합으로 분석했다. 그는 “오슬로에서는 DNV 같은 선급, 해양 금융, 선주사, 선박 관련 기술 개발 활동 등이 이뤄지고, 노르웨이 서부지역에는 기자재 제조업체들과 많은 해양플랜트 업체들이 있으며, 콩스베르 시에는 세계적 국방·해양·항공우주 그룹 콩스베르 그룹(Kongsberg)도 물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르웨이 의회가 2003년 6월에 당시 오슬로에 있었던 해사청을 서부지역 하우게순으로 이전하기로 최종 의결해, 2006년 본사 이전이 완료된 사례를 들며,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 분산 및 ‘탈중앙화 정책(Decentralization Policy)’을 언급했다.
그는 “당시 수도 오슬로에 과도하게 집중된 행정 권력과 일자리를 지방으로 분산시켜 국가 균형 발전을 도모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노르웨이 해사청이 본사를 옮긴 하우게순을 비롯한 노르웨이 서부 해안은 석유·가스 배후 산업과 조선업, 해운업이 극도로 발달한 해양 산업의 실질적 중심지로, 행정을 현장과 가까운 곳으로 배치해 현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이 적중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둑스타드 부사장은 “노르웨이의 LNG 선박 개발이나 탈탄소화는 모두 정부 지원의 결과물이며, 산업계 또한 이를 뒷받침하며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섰다”면서 “며 “결국 오슬로의 힘은 정부 지원에서 나오며, 정부를 포함한 해양 클러스터 내 모든 이해관계자와 국가의 결합이 핵심”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부산에 대해서는 “필요한 모든 것이 있지만, 그걸 더 강화시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부산에는 환상적인 선박 건조 역사가 있고, 이는 해양 클러스터를 유지·발전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동력”이라고 짚었다. 또 “잘 갖춰진 조선기자재 제조업 생태계에 한국의 강점인 디지털을 결합시키고, 자동차 공장과 로봇산업의 기술도 접목해, 해양산업을 넘어선 미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더불어 “항만 분야 또한 물류 효율화가 핵심이므로,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이를 개선해 나가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레뢰 전무 이사는 DNV가 2년마다 발행하는 ‘선도 해양 도시(Leading Maritime Cities)’ 보고서를 바탕으로 오슬로와 부산을 비교했다. 여기에서 부산은 차로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반경 120km까지의 지역을 포함한 것으로 경남 거제와 울산까지 아우른다. 2024년 이 보고서에 따르면, 오슬로는 종합 5위, 부산은 종합 10위로 선정됐으며, 다음달 12일께 2026년 최신 보고서가 발표될 예정이다.
그는 “오슬로는 회사들 간에 Openess(개방성), Trust(신뢰) 그리고 Information sharing(정보 공유) 같은 평가 항목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고, 이런 면들이 노르웨이 클러스터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앞서 게이르 부사장이 언급했던 ‘그린 해운 프로그램(Green Shipping Program)’을 다시 한번 좋은 사례로 들었다. 그는 “노르웨이 내 약 150개 기업이 참여하는 공공과 민간의 협력 프로젝트는 국가적 친환경 전환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기업들이 함께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목표를 재점검하는 대표적인 사례”라면서 “클러스터에 참여하는 모든 관계자들에게 이익이 되므로 클러스터는 이를 통해 더 강력해지며, 오슬로가 해양도시로서 높은 순위를 기록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봤다.
또 “여러 이해관계자 간 협력은 어떠한 아이디어를 연구 및 시험단계에서 상용화 및 투자 단계로 넘어갈 수 있도록 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면서 “은행으로부터 받는 투자, 상당한 규모의 노르웨이 선단(fleet), 증권시장에서 해양부문 자산의 활발한 거래 또한 오슬로가 높은 순위로 선정되는 데 큰 부문을 차지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부산은 이미 항만, 조선, 그리고 해양기술 분야에서 매우 강한 기반을 가지고 있다”면서 DNV가 가진 방대한 해양도시 관련 자료를 통해 부산의 강점과 약점, 변수와 기회, 위협이 무엇일지 살펴본 결과를 알려주었다. 그는 “부산에게 기회 요인으로 두드러질 수 있는 분야는 상업 및 해운 부문이며, 특히 선박 소유와 관리, 운영 측면에서 국제적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또 “해양금융 분야, 특히 글로벌 은행과 투자사, 보험사, 로펌, 선박 중개인, 해양 자문사 등을 적극 유치해 부산이 가진 강점 분야(항만, 조선, 해양기술)를 보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AI)이나 자동화같은 스마트 항만 기술을 확대 도입해야 하고, 항만 운영에 활용 가능한 기술을 실질적으로 현장에 적용함으로써 항만 생산성과 안정성을 향상시키고 투자 효과도 끌어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레뢰 전무 이사는 마지막으로 “해양 관련 정부부처를 부산으로 옮기는 한국 정부의 지원도 부산의 성장을 한층 가속화시킬 것으로 기대한다”며 “산업계와 정부 당국 간의 긴밀한 협력은 해양 도시의 빠른 발전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슬로(노르웨이) 글·사진=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2026-10-2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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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모빌리티 축제, 부산서 막 올랐다...사흘간 BPEX서 개최
첨단 해양기술의 산업 트렌트를 엿볼 수 있는 ‘2026 대한민국 해양모빌리티·안전 엑스포’가 부산에서 막을 올렸다.
해양수산부와 부산시가 공동주최하는 ‘2026 대한민국 해양모빌리티·안전 엑스포(이하 엑스포)’는 26일부터 28일까지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 이벤트홀에서 열린다. 올해로 9회째를 맞는 이번 엑스포는 해양 안전 문화 확산과 해양 모빌리티·안전산업 활성화를 위한 행사로, 부산일보사와 한국선박관리산업협회가 주관한다.
해양 안전 문화 확산과 해양 모빌리티·안전산업 활성화를 목표로 국내외 해양 기관 및 기업들이 첨단 기술을 선보이고 비즈니스 교류를 이어가는 자리다. 특히 같은 기간에 해수부와 국제해사기구(IMO)가 공동 주최하는 ‘2026 세계 해사의 날 기념행사’도 BPEX에서 개최돼 글로벌 해양기술 교류와 협력의 장을 넓힌다.
전시장은 △자율운항·무인모빌리티 기술관 △친환경 모빌리티·탄소중립관 △해양첨단안전·AI 재난대응관 △B2B 비즈니스관 등 4개 관으로 구성됐다. 전시에는 42개 기업, 기관이 참여하며 전시 부스 72개가 마련됐다.
‘자율운항·무인모빌리티 기술관’에서는 항해 시뮬레이터 체험과 자율운항 선박 연구 정보, 해양 사이버보안 기술, 인명 탐색용 수상 드론 등을 선보인다. ‘친환경 모빌리티·탄소중립관’은 저탄소 선박과 친환경 수소 선박 기술, 선박용 연료전지 등을 소개한다. ‘해양첨단안전·AI 재난대응관’에서는 해양 기상정보와 ‘안전해’ 앱 서비스, 해양 통신장비 및 IoT 네트워크 시스템, 선박검사 기술을 다루며, ‘B2B 비즈니스관’에서는 해양 관측 정보 서비스와 빅데이터 분석·인공지능(AI) 솔루션 등을 전시한다.
시민 참여 행사도 함께 마련됐다. 상어 ‘부캉이’ 출현으로 급부상한 북항친수공원 다목적광장에서는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해 ‘구명조끼 OOTD 런웨이’, 심폐소생술(CPR) 실습, 선박 조종 시뮬레이션, 해양 가상현실(VR) 체험, 구명설비 안전교육 등 다채로운 해양 안전 체험 부스가 운영된다. 참가자에게는 상어 열쇠고리와 음료 쿠폰 등 기념품과 경품이 지급된다.
한편, 행사 기간 BPEX에서는 해수부와 국제해사기구(IMO)가 공동 주최하는 ‘2026 세계 해사의 날 행사’가 함께 열린다. ‘정책에서 실행으로(From Policy to Practice)’를 주제로 한 이번 행사에는 아르세뇨 도밍게즈 IMO 사무총장과 주요 해운국 장관급 인사 등 50개국 400여 명이 참석한다. 이번 행사는 2006년 싱가포르, 2015년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세 번째이자, 해수부 부산 이전 이후 최대 규모로 열리는 해운·조선 국제행사다.
오석근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이번 엑스포는 첨단 해양기술을 공유하고 국내외 해양산업 관계자들이 새로운 협력 기회를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라며 “시민 여러분께서도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해 생활 속 해양 안전의 중요성을 느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6-10-2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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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횡단철도보다 빠른 항로, 충분히 경제성 있어”
국내 컨테이너 선박 최초의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완료한 ‘팬스타 아크로(Panstar Acro)’호 승선원들이 험난했던 50일 간의 운항 후일담을 공개했다. 처음 도전했던 시범운항이라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많았지만, 자료와 전언으로 보고 듣기만 했던 북극항로 운항을 직접 온 몸으로 경험한 것 자체가 큰 성과였다는 게 선원, 선사, 연구자의 공통된 평가였다.
22일 오후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본관에서는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직접 참여한 팬스타라인닷컴 김정달 이사와 박지정 1등 항해사를 비롯해 귀항길에 동행하며 운항 데이터를 수집한 한국해양수산연수원 권영태 교수, 안전운항 지원에 나섰던 한국선급 손무성 책임검사원이 소회를 밝히는 자리가 마련됐다.
팬스타 아크로호에 50일간 승선했던 박 항해사는 “우여곡절이 굉장히 많았고 만반의 준비를 했는데도 부족한 부분들이 있었다”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거대한 유빙들에 갇혀있던 때를 꼽았다.
그는 “유럽으로 향하던 8월 말 축치해와 브랑겔섬 남부 해역에서 사방에 널린 유빙을 만났는데 밤이라 위치와 크기를 가늠할 수 없어서 배를 정지 상태로 두고 조류에 떠밀려 다녔다”면서 “북극에서는 해가 새벽 2시쯤 뜨는데 이때를 기다려 육안으로 바닷길을 확인하고 조금씩 천천히 움직여 나아갔던 일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행히 부산으로 돌아오는 귀항길에는 유빙은 거의 없었지만 눈보라가 몰아치는 등 기상이 매우 나빴다”면서 “실어둔 컨테이너가 10도 이상 기울어지는 상황이 상당 시간 지속됐고, 북극해를 빠져나온 뒤에는 태풍이 북상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박 항해사는 특히 여태껏 경험한 적 없는 극지 시차에 대한 고충을 전했다. 그는 “원양항해를 하는 선원들이라면 무던히 감내하는 것이 시차지만 북극의 시차는 차원이 달랐다”며 “특히 귀항 때는 이른바 ‘잘 잔 낮잠, 뒤척이는 밤잠’ 식으로 바이오리듬이 엉망이 돼버려서 선원들이 선내에서 좀비처럼 돌아다녔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유럽으로 갈 때는 경도 15도 이동 때마다 시차가 1시간씩 늘어나 하루 25시간, 돌아올 때는 반대로 하루 23시간으로 시차가 줄어든다.
팬스타라인닷컴 김 이사는 업계 우려가 컸던 운항 경제성에 대해서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고정관념을 바꿔 매년 8월에 부산에서 유럽으로 20일 만에 가는 배가 있다면 그것도 정기 서비스다”라며 “8월 북극항로 운항을 6개월 전부터 확정 예고한다면 화물량은 늘어나고 20일 만에 가니까 운송비를 더 부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는 첫 시범운항이었기 때문에 ‘업계의 불확실성이 컸고 화물을 맡기기도 어려웠을 것”이라며 “단순히 수에즈운하 항로와 비교하는 것을 넘어서, 시베리아횡단철도(TSR)보다 빨리 갈 수 있는 대체안으로 제시한다면 충분히 경제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부산으로 돌아올 때 공컨테이너만 실은 데 대해서는 “영업 기간이 거의 없었고, 유럽 항로를 운항했던 선사가 아니다보니 현지 네트워크가 적었던 탓”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올해는 중동 전쟁으로 기름값이 상승해, 이번 운항에 사용한 연료(Marine Gas Oil) 또한 평년 톤당 800달러에서 올해 1300달러로 인상되는 특수 상황이었다”면서 “운항 거리 감축 효과가 연료비 증가분 때문에 올해는 적게 작용하겠지만, 기존 연료비로 운항하고 정상적으로 화물 영업이 됐다면 경제성은 반드시 나오고, LNG를 사용해 운항한다면 북극해 환경도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펠릭스토우에서 합류한 권 교수는 “오랜 기간 북극권 국가 세미나 등에 참여하며 네트워크를 만들어도 극지 운항 관련 데이터는 엄격히 비공개였는데, 직접 온몸으로 북극해를 익히고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경험만으로도 큰 성과”라며 “북극해 운항 경험이 매년 이어지고 더 많은 선원, 연구자, 선사 관계자들이 참여한다면 우리가 가진 정보와 역량은 엄청나게 커지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해수부는 이번 북극항로 시범운항 데이터를 통해 경제성, 안전성 등을 분석하고 있으며, 이 결과를 오는 11월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내년 운항은 컨테이너 선박을 비롯해 다른 선종으로 넓혀 다양화할 계획이며, 참여 선사는 올해처럼 공개모집으로 진행한다.
2026-10-22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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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선망 어선 모두 30살 넘겨… 현대화 실적 한 건도 없었다
국내 유통 고등어의 약 90%를 공급하는 대형선망어업의 선박 노후화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지만, 정부의 환경 규제로 대체 중고선 도입마저 막히자 업계가 한시적 규제 유예를 촉구하고 나섰다.
22일 대형선망수협에 따르면 조업의 핵심인 본선 16척 전원의 선령이 31년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선령 36~40년 선박이 12척(75%)으로 대부분을 차지하며, 31~35년은 3척, 41년이 넘은 초고령 선박도 1척에 달한다. 1990년대 후반 본선 1척이 신조된 이후 30년 넘게 본선 현대화 실적이 전무한 실정이다.
대형선망은 어획을 담당하는 본선 1척과 집어등을 켠 등선 2척, 운반선 3척 등 총 6척이 선단을 이뤄 조업한다. 선단의 중심인 본선의 노후화가 심해지면서 해상 안전사고 위험도 커지고 있다.
법적인 노후 어선 기준은 없으나 통상 업계에서는 선령 20년을 초과하면 노후 선박으로 간주한다. 실제 2024년 11월 제주 비양도 인근에서 침몰해 선원 27명 중 14명이 사망·실종된 ‘135금성호’ 역시 선령 35년의 노후 본선이었다. 당시 사고는 과도한 어획량에 따른 복원력 상실과 선박 노후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지목됐다.
해양수산부는 ‘근해어선 현대화 펀드’를 조성해 지원에 나섰지만, 실제 신조선이 현장에 투입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 국내 조선소의 선망 본선 건조 경험 부족으로 인한 맞춤형 설계 기간, 주요 일본산 엔진 수급에만 최소 3년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국내 엔진 제조사들은 대형 상선 위주로 생산하고 있어 어업 작업에 필수적인 중저속 엔진의 별도 라인 가동을 꺼린다. 간혹 국내산 엔진을 탑재해 건조하더라도, 수요와 생산 물량이 적어 일본산 등 해외 엔진에 비해 단가가 훨씬 비싼 현실이다.
신조선 투입 전까지 안전 공백을 메울 유일한 대안은 일본 중고선 매입이지만, 강화된 환경 규제에 가로막혀 있다. 2025년부터 시행된 디젤 선박 질소산화물(NOx) 배출 규제에 따라 생산 단계부터 배출량을 인증·추적하는 ‘녹스 테크니컬 파일(Technical File)’을 갖춘 선박만 수입할 수 있는데, 현재 일본 중고선 시장에는 이 기준을 충족하는 매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형선망 업계는 신조 설계부터 엔진 수급, 제도 정비까지 걸리는 3~5년 동안 배출 규제를 한시 유예해 일본 중고선 도입의 숨통을 틔워 달라고 요구한다. 기존 노후선의 엔진만 바꾸려 해도 연계 설비 전체를 교체해야 해 비용과 선체 구조상 실효성이 없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새 배가 나오기까지 수년이 걸리는 동안 선원들은 침몰 등 안전사고 위험에 상시 노출돼 있다”며 “과도기 동안 중고선 수입을 한시적으로 허용해야 조업 안전과 수산업의 연속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문제는 지난 12일 열린 국회 해수부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됐다. 국민의힘 조승환 의원(부산 중·영도)은 “안정적인 수산물 식량 공급을 위해 신조 과도기에 맞춘 제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황종우 해수부 장관은 “현실 여건과 규제 간의 간극을 고려해 개별 사안을 충분히 검토하겠다”며 “안전을 지키면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2026-10-2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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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둘러싼 글로벌 패권 경쟁 속 연결·협력 모색
전 세계 주요 해역은 이제 단순한 영토 분쟁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 요충지를 선점하고 통제하려는 ‘새로운 식민적 경쟁’의 무대가 됐다.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대표적인 예다. 과거 식민주의가 영토의 직접적인 강점을 목표로 했다면, 오늘날의 경쟁은 국제법적 틈새를 악용해 타국의 해양 접근권을 제한하고 자국의 경제·군사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형태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세계해양포럼(WOF) 기획위원회는 해양을 둘러싼 경쟁과 질서 재편이라는 글로벌 위기 속에서 하나로 이어지는 바다의 연결성에 주목해 ‘해양, 잇다’를 올해 포럼 주제로 삼았다. 산업과 기술, 지역과 세계, 과거와 미래를 연결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특히 포럼의 주제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게 될 기조세션은 해양에 대한 서로 다른 시각을 가진 국제정치학자와 사회지리학자가 각각의 발표와 상호 대담을 통해 해양 지정학을 입체적으로 조망하며 해법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신선한 통찰을 전달할 예정이다.
기조 세션의 문을 여는 연세대 김지윤 동서문제연구원 객원교수는 MIT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뒤 아산정책연구원에서 미국 정치와 외교, 한미 관계, 국제 정치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특히 유튜브를 통해 다양한 국제 이슈를 쉽고 명료하게 전달하는 ‘김지윤의 지식플레이’와 교양 지식을 전달하는 ‘롱테이크’ 두 채널을 운영하며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김 교수는 사전 인터뷰에서 “해양대국의 개념이 들어서면서 바다는 이제 국제정치학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 중 하나가 됐다”면서 “국제정치를 이야기할 때 바다 위에서의 권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보는 것은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일”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그는 또 북극항로 개척에 대해서는 “기후변화와 쇄빙기술 발달로 러시아, 중국, 미국, 캐나다, 북유럽과 영국까지 북극항로의 규칙을 먼저 쓰기 위해 경쟁 중”이라면서 “조선강국 대한민국이 가진 기술과 데이터를 충분히 활용하고, 부산을 북극항로에 진출하는 선박들에게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점으로 목표화하는 것이 좋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또 부산이 해양도시로서 위기관리 능력을 갖출 것을 조언했다. 그는 “호르무즈 사태처럼 해상 물류 위기가 생겼을 때 우회로를 만들어낸 것처럼, 수많은 가정과 시나리오 속에서 최악의 상황을 평소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면서 “해운정보, 해상보험 및 금융 기회, 비상시 전략물자 비축 능력 등을 부산이 갖추고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뉴캐슬대학교 알레스테어 보넷 사회지리학 교수는 작가이자 지리학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딱딱한 학술 연구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의 기묘하고 신비로운 공간들을 직접 탐사하며 인문학적 통찰을 담아내는 흥미로운 여행 저술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보넷 교수는 “바다는 하나뿐”이라고 했다. 그는 “바다의 각 부분을 국가별 영토로 나누는 현대적 관행은 서로 경쟁하는 국가들의 자의적 세계관”이라며 “바다는 마치 달처럼 공동의 공공재로 봐야 하며, 바다를 지정학의 변덕에 따라 마구 나뉘도록 내버려두기보다 우리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 하는 공간으로 바라보는 큰 비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북극항로에 대해서는 “무엇보다 이 모든 움직임이 기후변화라는 공통의 위험 때문에 가능해졌다는 점이 중요하며, 우리를 하나로 묶는 사실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화한 북극을 지정학적 투쟁의 현장으로 보기보다, 환경 변화와 도전에 대응하는 공간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새로운 북극은 친환경 북극이 될 수 있다”는 소신을 밝혔다.
경쟁과 갈등의 장이 된 바다를 공존의 바다로 엮어내는 방법을 묻자, 그는 “질문 속에 답이 있다”면서 “바다를 지속가능한 공존의 공간으로 바라보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또 “바다는 ‘oceans’라는 복수형이 아니라 ‘ocean’이라는 단수형”이라고 설명하며 “실제로 강과 지하수, 빗물 등 모든 물이 결국 하나의 체계를 이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물의 집합체인 바다를 잘 돌보고 오염되거나 과열되지 않도록 한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방식으로 바다를 대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연사는 기조 발표 후 질문과 답을 주고 받는 대담을 벌인다. 이렇게 다음달 3일 개막식과 기조세션으로 시작한 제20회 WOF는 4일 공간을 잇다(북극항로), 산업을 잇다(AI), 미래를 잇다(청년 해커톤), 부산시·부산문화재단 세션과 5일 산업을 잇다(그린에너지), 미래를 잇다(글로벌 오션), 유네스코 IOC·OECD 해양경제 세션, 부산선언 등으로 이어진다.
2026-10-2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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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애인자립협회, 센텀종합병원에 후원금 500만 원 기탁
의료법인 센텀의료재단 센텀종합병원(이사장 박종호·병원장 박남철)이 지난 20일 (사)한국장애인자립협회(회장 이혜영)로부터 의료취약계층 의료비 지원을 위한 후원금 500만 원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후원금은 경제적 사정으로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사회 의료취약계층의 의료비를 지원하고, 지역 복지 증진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한국장애인자립협회는 장애인 일자리 창출과 직업훈련을 지원하며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과 사회 참여 확대에 힘쓰고 있다.
자신 또한 장애인으로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이혜영 회장은 “치료가 간절한 지역 이웃들에게 작은 보탬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장애인을 비롯한 소외계층의 삶의 질 향상과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박남철 병원장은 “후원금은 도움이 꼭 필요한 환자들에게 소중히 사용해 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2026-10-2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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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애인자립협회, 센텀종합병원에 후원금 500만 원 기탁
의료법인 센텀의료재단 센텀종합병원(이사장 박종호·병원장 박남철)이 20일 (사)한국장애인자립협회(회장 이혜영)로부터 의료취약계층 의료비 지원을 위한 후원금 500만 원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후원금은 경제적 사정으로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사회 의료취약계층의 의료비를 지원하고, 지역 복지 증진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한국장애인자립협회는 장애인 일자리 창출과 직업훈련을 지원하며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과 사회 참여 확대에 힘쓰고 있다.
자신 또한 장애인으로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이혜영 회장은 “치료가 간절한 지역 이웃들에게 작은 보탬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장애인을 비롯한 소외계층의 삶의 질 향상과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박남철 병원장은 “후원금은 도움이 꼭 필요한 환자들에게 소중히 사용해 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2026-10-20 [1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