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부산닷컴 > 경남
[인터뷰]“작은 울림이자, 지친 하루에 잠시 쉬어갈 쉼표 되길”

[인터뷰]“작은 울림이자, 지친 하루에 잠시 쉬어갈 쉼표 되길”

어릴 때부터 유난히 책 읽기를 좋아했던 소녀는 매일 일기를 쓰며 자연스럽게 생각이나 마음을 글로 표현했다. 그러다 초등학교 3학년쯤 외할아버지께 선물 받은 동시집에서 초코파이를 자전거 바퀴에 빗댄 시를 읽고 깔깔대며 웃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돌이켜보면 그때부터였다. ‘시가 이렇게 재미있을 수도 있구나’란 생각에 일상에서 보고 느낀 감상을 시로 적기 시작했다. 열아홉 청년 시인 김가림(충렬여자고등학교 3학년) 학생 이야기다. “시를 좋아하는 이유는 짧은 문장 안에 말로 다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과 이야기를 담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같은 장면을 보더라도 사람마다 떠올리는 것이 다르고, 평범한 사물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시가 될 수 있다는 점이 늘 새롭죠.” ‘통영시 청소년문학아카데미’ 출신 1호 작가인 그는 아카데미에서 본격적으로 시를 배웠다. 혼자 노트에 적던 글이 누군가 마음에 닿을 수 있다는 생각에 그동안 써온 시를 한 권으로 묶어 생애 첫 시집 <안녕 나의 파란 사춘기>를 출간했다. 총 63편의 시가 담긴 시집은 제목처럼 사춘기 마음에서 출발한다. 청소년 특유의 감수성과 사유를 바탕으로 사춘기의 불안과 성장, 가족과 친구 그리고 일상 속 희망을 섬세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사춘기를 단순히 힘들고 방황했던 시기로만 표현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파란 사춘기’에는 푸르면서도 불안한 여러 감정이 함께 일렁이는 시기라는 의미를 담았고, 그 시간을 따뜻하게 마주해 보자는 마음으로 ‘안녕’이라는 말을 붙였어요. 청소년에게는 위로를 건네고, 어른에게는 사춘기를 보내는 청소년들을 조금 더 따뜻한 눈으로 바라봐 주었으면 하는 마음인 거죠.” 그중에도 유독 마음이 가는 시는 중학교 2학년 때 쓴 ‘엄마의 시간’이다. 당시 회전근개파열로 힘들어하던 엄마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어 카페에 앉은 모습을 바라보면 떠오르는 생각을 적었고, 15분 만에 완성했다. 이 작품으로 ‘한밭 전국백일장’에서 ‘금상’을 받았다. “상을 받은 것도 기뻤지만 이 시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엄마를 위로해 드리고 싶어 노트를 펼쳤던 그날의 마음이 시 안에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에요. 지금도 시를 읽으면 그날 카페에서 마주 앉아 있던 엄마의 모습이 먼저 떠오릅니다.” 지난해 출간 당시부터 화제였던 시집은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추진하는 ‘문학나눔 도서 보급사업’에도 포함됐다. 이는 우수 문학작품을 선정해 전국 공공도서관과 학교, 공공기관 등에 보급해 국민 독서문화 확산과 국내 문학창작 활성화를 지원하는 국가사업이다. 성인 작가들 작품이 주를 이루는 시 부문에서 고등학생 시인 시집이 선정됐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었다. 덕분에 신진 작가들과 함께 북콘서트도 진행했다. 10월에는 통영에서 열리는 ‘오이스터 북페어’에 참가해 더 많은 작가, 독자와 만난다. 어릴 때 썼던 일기를 책으로 만들고 싶은 바람도 있다. 일기를 보면 날씨도 ‘맑음, 흐림, 비’ 대신 ‘물방울들이 번지 점프한 날’, ‘핑크 구름이 나뭇가지에 많이 걸렸다’ 같이 독특하게 표현돼 있다. 이를 통해 평범한 하루도 조금 다르게 바라보면 재미있는 글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전하고 싶다는 것이다. “더 먼 미래에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과 함께 주변을 관찰하고 상상하며 자기만의 표현을 찾아가는 글쓰기 수업을 해보고 싶어요. 계속 글 쓰고 책을 만들면서 제 글이 누군가에게 작은 울림을 주고 지친 하루에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쉼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경남울산 분야 랭킹 뉴스 TOP 10

    • 강원일보
    • 경남신문
    • 경인일보
    • 광주일보
    • 대전일보
    • 매일신문
    • 전북일보
    • 제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