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용의 타임 아웃] 롯데와 부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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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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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스포츠부 기자

상어 ‘부캉이’가 나타나자 롯데가 상승세를 탔다.

지난달 18일 부산 북항 친수공원에 상어 부캉이가 등장한 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6연승을 달렸다. 지난달 29일까지 8경기에서 7승 1패를 기록했다. 부캉이의 등장으로 롯데가 상승세를 타자 롯데를 만나는 상대팀 감독도 “부캉이는 언제 떠나냐”며 한탄을 하기도 했다.

롯데 팬들은 경기에서 실책을 하거나 부진한 선수에게 ‘배고픈 부캉이의 밥이 되지 않으려면 정신차려야한다’는 말로 선수들을 응원했다. 북항에 추진 중인 돔 구장의 이름을 ‘북항 샤크 스타디움’으로 짓자며 부캉이와 롯데를 연결시켰다.

올해 초 대전 동물원에서는 늑대 ‘늑구’가 탈출했다. 대전 연고 야구 구단 한화 이글스는 늑대가 탈출한 4월 8일부터 6경기에서 6연패를 당했다. 늑구가 포획된 다음 날인 4월 18일 연패에서 탈출했다.

승패의 이유를 쉽게 설명할 수 없는 야구에서 특정 동물이나 사건에 의미를 부여하는 건 오랜 전통이다. 동물은 행운의 상징이 되기도 하고, 반대로 패배를 부르는 징크스가 되기도 한다. 일종의 야구판 토템 신앙이다.

메이저리그에는 한국 프로야구보다 ‘토템 신앙’이 더 많다.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의 ‘염소의 저주’ 대표적인 야구와 동물이 엮인 이야기다. 1945년 월드시리즈에서 염소 ‘머피’가 시카고 컵스의 홈 구장 리글리 필드에 입장이 거절됐다. 이후 시카고 컵스는 장기간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하며 염소의 저주가 만들어졌다. 이 저주는 2016년 컵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71년 만에 풀렸다.

2011년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세인트루이스와 필라델피아의 메이저리그 디비전 시리즈 4차전. 경기 도중 홈플레이트 앞에 다람쥐가 지나갔다. 예상치 못했던 소동에 잘 던지던 필라델피아 선발 로이 오스왈트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연달아 실점하며 그날 경기는 세인트루이스가 승리했다. 그해 세인트루이스는 전력이 열세라는 평가를 뒤집고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따냈다. 그 뒤 세인트루이스는 행운의 상징이 된 다람쥐를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 안에 새겼다.

부캉이는 단순히 부산에 나타난 상어가 아니라, 시즌 막판 반등을 바라는 롯데 팬들의 기대가 투영된 존재가 됐다. 부캉이와 롯데를 연결시키는 팬들에게서 롯데를 사랑하는 팬들의 뜨거운 마음을 읽을 수 있다. 부캉이가 언제까지 북항에 머물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롯데의 승리를 팬들이 상어의 등장에 기대지 않아도 되는 날이 내년에는 왔으면 한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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