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성 없는 항만 육성책” 여야 모두 PA 통합 질타
12일 부산서 열린 국회 농해수위 해수부 국감
국민의힘 조승환·이성권, 더불어민주당 주철현·이개호 등
“결론 정해놓고 추진 일방통행식 통합…경쟁력 해친다” 질타
국감장 밖에선 4개 PA 노조와 부산·인천 경실련 반대 기자회견
부산·인천경실련 및 항만공사 노조원들이 12일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별관 앞에서 4대 항만공사 통폐합 철회 및 국정감사 검증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lwj@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이 12일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별관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수산부, 한국수산자원공단, 한국해양수산연수원, 한국해양진흥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12일 부산에서 열린 해양수산부와 산하 9개 기관을 대상으로 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정부의 부산·울산·인천·여수광양 4개 항만공사(PA) 통합 추진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강한 질타가 끊이지 않았다.
이날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별관에서 열린 국회 농해수위 국감은 지난해 말 부산으로 옮긴 해수부 청사에서 처음 열려 주목을 받았지만 4개 PA 통합 추진에 대해서는 소속 정당을 가리지 않고 반대 일색의 지적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조승환(부산 중·영도) 의원은 “정부 정책은 필요성과 효과를 검증하고 현장 의견을 수렴한 다음, 법률과 예산·인력 등 집행체계를 갖춰서 추진해야 하는데, PA 통합 건은 방향과 결론을 먼저 제시하고, 국민과 현장에 미칠 영향은 뒤늦게 정리하는 ‘개문발차’식 추진이 되고 있다”면서 일방통행식 통합 발표를 지적했다.
조 의원은 이어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도 항만공사 통합 논의가 있었으나 4대 항만공사의 통합은 되레 비효율적이고, 독립적으로 운영될 때 항만마다 경쟁력과 효율성이 큰 것으로 입증됐다”면서 “취급품목과 주요 화물 비중이 모두 다른 4개 항의 특성을 살려 전문성과 투자 판단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특히 정부의 농지 전수조사를 거론하며 “항만공사 통합도 이재명 대통령과 그 측근의 생각과 정치적 이해관계에 이용된, 지역 여론이나 항만 운영 관계자들의 의견은 철저히 무시된 이재명 정부의 독재적인 정책이라고 생각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이성권(부산 사하갑) 의원은 “항만 통합 자체가 목표냐, 항만 경쟁력을 키우는 게 목표냐”고 해수부 장관을 향해 따져 물으면서 “항만을 분권했을 때 어떤 영향이 생길지 해수부와 정부 차원에서 이번에 단 한번도 용역을 해본 적 없지 않느냐”며 역시 지난 이재명 정부 용역에서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또 “4개의 항만공사는 서로 다른 발전과 성장 경로를 가져왔고 항만이라는 업종은 같지만 기능은 차별화되는 독자성을 강조할 때 더욱 경쟁력 얻는 구조”라면서 “올림픽 구기종목 국가대표로 농구, 배구, 야구를 한데 묶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더불어 “현재 PA는 각각 계약, 투자, 관리를 하는 주체가 되지만 한국항만공사 통합 땐 지사 단위에서 개별 자본조달, 채권 발행, 의사결정 등이 모두 불가능해진다”며 “업계와 전문가의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문제 제기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어 “세계적 항만 추세와 비교해보면 유럽, 미주, 아시아 주요 항만의 지배구조는 각각의 주 정부와 중앙 정부가 개별 또는 같이 운영하는데, 우리 4대 항만공사 지분구조는 재경부, 해수부, 해진공, 산은, 수출입은행 등 중앙 지분만 있고 지자체는 아예 없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항만공사 개혁 방향은 지방분권과 자율성 및 독립성 강화로 가야지 일방 통합이 돼선 안 된다”며 “항만공사 소재지 국회의원, 지자체, 업계, 노조, 시민사회 등 모두 PA 통합을 반대하는데, 과연 누구를 위한 통합인지 심사숙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주철현(전남광주 여수시갑) 의원도 “세계적으로도 항만공사는 지역별로 독자적으로 운영되는 게 일반적”이라며 “해수부 부산 이전으로 해양 관련 집중이 심화된다는 걱정 속에 항만공사까지 통합되면 해양과 관련해 부산의 일극 체제가 고착된다는 우려가 크다”고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 이개호(전남광주 담양·함평·영광·장성) 의원은 “PA 통합의 가장 큰 문제는 각 항만의 기능 분담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이라면서 “광양항의 경우 철강 화학 등 취급하는 특수성을 상실할 수 있어 지역에서 매우 큰 우려를 하고 있고, 4개 항만 통합이 형평성에 어긋나는 방식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황종우 해수부장관은 “통합 방안을 만들면서 문제가 안 생기도록 여러 의견을 듣겠다”면서 “결국 항만공사법을 바꿔야 하는 사안이므로 앞으로 농해수위 의원들과 더 소통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 30분과 낮 12시 국감장 밖에선 4개 PA 노동조합의 ‘항만공사 통합 반대 제5차 결의대회’와 부산경실련, 인천경실련의 ‘4대 항만공사 통폐합 철회 및 국정감사 검증 촉구 공동 기자회견’이 열렸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