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부자 200가문, 삼성증권에 55조 맡겼다
초고액 문턱에도 2년 만에 가입 가문 두 배
가입자층 넓어져…‘엑시트 오너’ 3년 새 3배
NH·한투 등도 초고액 자산관리 시장 경쟁
삼성증권에 자산관리를 맡긴 금융자산 1000억 원 이상 초고액자산가 가족이 200가문을 넘어섰다.
삼성증권은 ‘패밀리오피스 서비스’ 가입자가 지난달 초 기준 200가문을 기록했으며 이들이 맡긴 자산은 약 55조 원이라고 14일 밝혔다.
삼성증권은 2020년 6월 업계에서 처음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내놨다. 2024년 6월 100가문, 30조 원을 넘겼고, 그 뒤 2년여 만에 가문 수를 두 배로 늘렸다.
가입자층도 넓어졌다. 예전에는 기업 지분을 쥔 전통 오너가 주를 이뤘다. 지금은 회사를 판 ‘엑시트(Exit) 오너’와 신흥 기업 오너, 기업 지분과 별도로 금융자산만 1000억 원 넘게 가진 개인까지 들어오고 있다. 이 가운데 엑시트 오너는 3년 전의 약 3배로 늘었다.
돈을 굴리는 방식은 유형별로 달랐다. 엑시트 오너는 해외 자산과 대체투자를 적극 담아 투자처를 넓혔다. 전통 오너는 주식·채권·대체투자·현금성 자산을 고르게 나눠 들고 있었다. 신흥 오너는 개인 돈과 법인 돈을 따로 떼어 운용했다.
삼성증권은 가문마다 사내 전문가로 꾸린 전담 자문조직 ‘커미티’를 붙여 투자·세무·승계 문제를 점검한다. 자산 운용을 통째로 맡기는 OCIO(외부위탁운용관리) 규모는 6월 말 기준 9000억 원을 넘어섰다. 아폴로, 블랙스톤, KKR 등 글로벌 대체투자 운용사와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과 손잡고 해외 투자처도 찾는다.
삼성증권 유정화 패밀리오피스본부장은 “특히 기업 매각을 앞두고 있거나 대규모 유동성을 새롭게 확보한 고객에게는 Exit 이후의 자산배분과 투자관리뿐 아니라 승계와 헤리티지까지 아우르는 체계적인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다른 증권사들도 초고액자산가 가문을 잡기 위해 비슷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2021년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시작해 올해 1월 기준 229가문을 모았다. NH투자증권의 가입 기준은 300억 원 수준으로 삼성증권보다 낮다.
한국투자증권은 초고액자산가 전담 조직 GWM을 통해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6월에는 회계법인 삼일PwC와 자산승계·세무 자문을 함께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KB증권은 2022년 초고액자산가 전담 GWS본부를 만들었고, 메리츠증권도 서울 강남에 PIB센터를 열고 패밀리오피스 전담 서비스에 나섰다.
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