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서 튼 계좌, MTS로 거래해도 수수료 ‘10배?’
금감원, 증권사에 영업관행 개선 요구
지점서 만들면 자동으로 ‘관리계좌’ 분류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연합뉴스
증권사 영업점에서 계좌를 튼 투자자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으로 직접 주식을 사고팔아도 온라인에서 계좌를 만든 투자자보다 10배 넘는 수수료를 내온 관행에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었다.
금융감독원은 영업점에서 계좌를 만들 때 투자자가 계좌 유형을 직접 고를 수 있도록 증권사 영업 관행을 바꾸겠다고 14일 밝혔다.
금감원이 국내 증권사 37곳의 수수료 부과 기준을 들여다본 결과 10곳이 영업점 개설 계좌에 더 비싼 수수료를 매기고 있었다. 주식·ETF를 거래하는 위탁매매계좌에서 9곳, 연금저축펀드계좌에서 7곳이 이런 방식을 썼다.
이들 증권사는 영업점에서 계좌를 열면 상담·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관리계좌’로 자동 분류했다. 서비스 비용을 수수료에 얹다 보니 같은 방식으로 거래해도 내는 돈이 달라졌다.
금감원이 공개한 사례를 보면 영업점에서 만든 계좌로 MTS 등 온라인 거래를 하면 수수료율이 0.136%였다. 온라인에서 만든 계좌는 같은 온라인 거래에 0.010%만 냈다. 직원을 통해 주문하는 오프라인 거래는 두 계좌 모두 0.486%로 같았다.
투자자들은 이런 차이를 모른 채 계좌를 만들었다. 일부 증권사는 약관에 수수료를 구체적으로 적지 않고 홈페이지 링크만 걸어두기도 했다. 더욱이 관리계좌가 어떤 서비스를 더 주는지도 비교해 알려주지 않았다.
영업점에서는 관리 서비스가 빠진 ‘비관리계좌’를 고를 길도 막혀 있었다. 투자자가 원하지 않아도 관리계좌가 돼 비싼 수수료를 낼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그사이 증권사들은 증시 활황을 타고 수수료 수입을 크게 불렸다. 금감원 집계에서 국내 61개 증권사가 올해 2분기 주식 매매 중개로 거둔 수탁 수수료는 5조 7708억 원으로, 1년 전의 3배 수준이었다.
금감원은 증권사가 계좌 개설 단계에서 관리계좌 여부에 따른 수수료 차이와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투자자에게 비교해 알리게 할 방침이다. 수수료 차이는 약관이나 거래설명서에 명시해 투자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한다.
영업점을 찾은 신규 투자자는 관리계좌로 할지 스스로 정할 수 있다. 다만 영업점에서 비관리계좌를 만들 때는 한 차례 계좌 개설 비용이 붙을 수 있다.
이미 관리계좌를 가진 투자자에게는 증권사가 문자 메시지나 MTS 팝업으로 보유 사실과 수수료 차이를 알린다. 투자자는 필요하면 비관리계좌를 새로 만들 수 있지만, 자산을 옮기면 기존에 받던 상담·관리 서비스는 끊길 수 있다.
영업점을 찾은 신규 투자자는 관리계좌로 할지 스스로 정할 수 있다. 다만 영업점에서 비관리계좌를 만들 때는 한 차례 계좌 개설 비용이 붙을 수 있다.
이미 관리계좌를 가진 투자자에게는 증권사가 문자 메시지나 MTS 팝업으로 보유 사실과 수수료 차이를 알린다. 투자자는 필요하면 비관리계좌를 새로 만들 수 있지만, 자산을 옮기면 기존에 받던 상담·관리 서비스는 끊길 수 있다.
한편, 이번 방안은 지난 8월 27일 열린 제4차 금융소비자보호자문위원회 논의를 거쳐 마련됐다. 금감원은 약관을 고치고 증권사별 이행 상황을 점검해 내년 1분기 안에 개선을 마칠 계획이다.
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