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요충지로 재확인… 안보·친환경·지역발전 동시 추진 [알고 가자, 북극항로]
⑭ 노르웨이의 북극 전략
북극해 주요 연안국인 노르웨이는 러시아나 중국처럼 화물 수송을 위한 해운 경로를 개척을 넘어, 북극항로를 안보, 친환경, 그리고 지역 사회 발전을 융합한 다층적 전략으로 접근한다.
지난해 8월 노르웨의 외교부와 교통부 등이 합동으로 발표한 ‘하이 노스(High North·최북단 지역)’ 전략에는 이같은 정책 방향이 잘 드러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변한 북극권 안보 지형과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2017년 전략을 전면 개정한 ‘하이 노스’ 전략은 키르케네스, 트롬쇠, 보되 등 노르웨이 북부 주요 도시에서 내각의 핵심 관계자들이 직접 정책을 발표하며 힘을 실었다.
노르웨이 정부는 이 전략을 통해 최북단 지역을 국가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로 재확인하고, 안보 역량 강화와 친환경 지역 발전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세부 정책 기조는 △주권 수호와 안보 △친환경 규범 강화 △북극 지역사회의 자립 △안전 운항 인프라 확충 등으로 요약된다.
우선, 러시아가 북극권의 군사력을 증강하고 북극항로 통제권을 넓혀감에 따라, 노르웨이는 안보와 국가 주권 수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NATO 핵심국으로서 미국 및 북유럽 동맹국과 함께 북극해 감시 체계를 통합하는 등 안보 억제력과 조기 경보 역량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또 유엔해양법협약에 기반한 자유롭고 안정적인 북극해 질서를 옹호한다는 기본 원칙을 지키면서, 특정 강대국이 북극 독점권을 행사하는 것을 막고 평화적인 국제 협력 구도를 유지하려는 외교를 펼치고 있다. 아울러 북극권 ‘녹색 해운 회랑(Green Shipping Corridor)’을 주도하며 북극해 통과 선박이 유발하는 환경 오염, 특히 해빙을 가속하는 블랙카본 배출을 철저히 규제하는 데 집중한다.
노르웨이는 국제해사기구(IMO) 등 국제 무대에서 북극권 극지 연료 규제와 탄소 중립 선박 의무화 규범을 강하게 주장하는 한편, 북극항로 관문인 트롬쇠 등 주요 항만 외곽에 탈탄소를 위한 수소·암모니아 공급(벙커링) 단지를 개발하고 있다. 더불어 최북단 극지방이 노르웨이 전체 국토의 35%를 차지하는 만큼, 이 지역의 인구 유출을 막는 것을 국가적 과제로 삼아 청년층이 정착할 수 있도록 북부 지역에 산업과 연계한 정주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