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 강화… 열심히 일했는데 의심받는 것 같아 억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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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 오상민 기자 sm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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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초과근무 제한 폐지 여파

개별 직원 시간마다 입력해야
부서장 일일이 확인 피로도 커
“번거롭고 비실용적” 볼멘소리
현장 여건 고려한 보완책 필요

이달 경남 김해시청 한 부서 사무실에서 직원이 민원인을 응대하고 있다. 이경민 기자 min@ 이달 경남 김해시청 한 부서 사무실에서 직원이 민원인을 응대하고 있다. 이경민 기자 min@

공무원 초과근무 ‘하루 4시간 제한’이 이달부터 폐지됐다. 특정일 업무 과중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게 제도가 개선됐으나 일정 시간마다 근무 여부를 기록해야 하는 새로운 절차가 도입되면서 공직사회에서는 사실상 ‘감시 강화’로 이어진 것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14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일부터 공무원의 초과근무 하루 인정 4시간 제한이 없어졌다. 하루에 몇 시간을 초과해 근무해도 딱 4시간만 인정되던 규제가 풀린 것이다. 선거나 축제 등 업무가 집중되는 날, 공무원도 근무시간만큼 수당을 인정받게 됐다. 다만 월 최대 57시간 제한은 그대로 유지된다.

기존에는 각 부서의 행정·서무 담당자가 직원들의 초과근무 내역을 모아 일괄적으로 신청, 부서장이 승인하는 방식이었다. 이번에 바뀐 제도는 개별 직원이 자신의 초과근무를 전자인사관리시스템(e-사람, 인사랑 등)에 직접 신청하고 부서장이 개별적으로 확인·승인하게 된다.

여기에 실제 근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1시간마다 개인 컴퓨터를 통해 초과근무 확인을 입력해야 하는 절차도 새로 생겼다. 외근일 경우 매시간 입력이 어렵기 때문에 '출장'으로 분류해 사후 결제가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이른바 ‘가라(허위) 근무’를 예방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문제는 매시간 근무 여부를 기입해야 한다는 점이다. 당장 공직사회에서 번거롭고 실용적이지 않은 제도라 지적한다. 창원시 내부 게시판에는 “열심히 일하다가 이번 시간대에 입력했나 찾아보고 또 찾아보고 업무에 방해가 된다”, “열심히 일했는데 의심받는 것 같아 억울하다”는 취지의 글과 댓글이 다수 올라왔다.

거제시 공무원노조 온라인 게시판에도 “왜 제도 시행과 역행하는 지시를 하는 것이냐. 일이 있느냐 없느냐, 많으냐 적으냐를 왜 초과근무도 하지 않는 부서장이 왈가왈부하느냐”고 적었다. 울산에서는 요리용 타이머를 이용하거나 내부 시스템에서 타이머 프로그램을 공유하는 실정이다. 김해에서는 아직 초과 4시간 신청을 권장하고 있다.

특히 부서장의 관리·감독 권한이 강화되면서 평소 상급자와 관계가 원만하지 않았던 일부 직원들은 주관적 판단이나 눈치 보기에 따른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우려한다. 부서장 역시 일괄 처리하던 결재를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과정에 피로도가 높다고 알려진다. 시간마다 근무 여부를 확인하고 승인하는 절차가 번거로운 만큼 현업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뒤따른다.

한 지자체 행정과 관계자는 “매시간 근무 기록을 남기고 직원별 결재까지 처리해야 해 행정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현장 여건을 고려해 제도가 합리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인사혁신처는 초과근무 수당의 허위·부당 수령을 막고 실제 근무한 시간에 대해서만 보상하기 위한 불가피한 절차라는 입장이다. 하루 4시간 상한 폐지로 특정일 장시간 근무가 가능해진 만큼 실제 근무 여부를 확인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부정 수령에 대한 제재도 강화됐다. 과거에는 2회 이상 적발되면 징계를 요구하도록 했지만, 이제는 1회 적발이라도 부정 수령액이 50만원 이상이면 징계를 의무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감독자 문책 기준에도 초과근무 수당 부정 수령이 명시됐다. 부정 수령에 따른 책임이 감독자에게까지 확대돼 초과근무 내역을 이전보다 꼼꼼하게 확인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 오상민 기자 sm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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