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피습' 원당역 역무원, 가해자와 분리 요청…남편 "모두가 문제 인지"
남편 "가해자는 정신이상자…모든 역에서 기피대상"
"코레일 무사안일주의로 결국 범행"…재발방지 촉구
경찰. 연합뉴스
경기 고양시 지하철 3호선 원당역에서 동료가 휘두른 흉기에 찔린 30대 여성 역무원은 평소 가해자와 분리 조치를 취해줄 것을 코레일 측에 수 차례 요청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고양경찰서에 따르면 28일 낮 12시 30분께 고양시 덕양구 원당역 역무실에서 역무원 A 씨가 동료 B 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목과 다리에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다른 역무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B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피해자인 A 씨의 남편 김 모 씨는 29일 JTBC와의 통화에서 "아내가 가해 남성을 다른 역으로 보내거나, 최소한 근무 시간만이라도 겹치지 않게 해달라고 여러 차례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씨에 따르면 가해자는 정신건강에 이상이 있어 정상적인 업무를 하지 못해 근무지를 여러 차례 옮겨 왔다. 김 씨는 JTBC에 "가해자는 어떤 부탁을 해도 아예 아무것도 하지 않는 등 업무 협업이 전혀 불가능했고, 이런 사실을 같이 근무하는 직원들이 모두 알고 있었다"며 "회사 측은 '그냥 참으라'는 식이었다"고 전했다.
피해자 평소 지인과 카카오톡 대화에서 "무섭다, (가해자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애매하다"라고 호소하거나 "다른 역에서 이 직원을 안 받고 싶어해서 우리 역(원당역)으로 온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기도 했다.
남편 김 씨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보다 구체적인 정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날 새벽 인터넷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올린 글을 통해 "가해자는 코레일 소속 직원으로 장애인 전형으로 입사, 조울증 판정을 받은 정신적 문제가 있었고 이를 사측도 파악하고 있다. 다른 역에서도 가해자를 기피하는 중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아내가 육아휴직 후 원당역으로 복직한지 1년쯤 되었는데, 얼마 안 되어 원당역에 가해자도 이전되어 왔다"며 "같은 역에서 근무한 지 얼마 되지 않고 따로 교류도 없었으나, 가해자가 정신병 등을 핑계로 업무를 태만히 해 아내가 평소 힘듦을 토로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아내가 가해자와 분리 조치 등을 요청했지만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결국 범행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신적 문제가 있는 직원에 대한 관리 매뉴얼이 전무한 상태에서 가해자는 날카로운 흉기를 들고 아내를 따로 불러낸 뒤 신체 곳곳을 찔렀다고 한다"며 "아내는 피를 3리터 가까이 쏟아 목숨이 위중한 상태였으나 기적적으로 겨우 지혈을 하고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미 문제 있는 직원에 대해 모두가 인지했음에도 회사 특유의 무사안일주의로 아내가 싸이코패스 살인마에게 공격당했다"며 "왜 대한민국 공기업에서 정신이상자가 일반 직원들과 업무를 함께하도록 방관하느냐"는 취지로 비판했다.
김 씨는 또 "저와 아내는 각각 가정의 장남 장녀로서 선량하고 열심히 살아오다 2021년에 결혼한 5년차 부부"라고 소개하면서 "이제야 서로 평생 반려를 만나 행복하게 살아가려는데 살인마를 만나 아내가 사경을 헤매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제발 살아만달라는 심정으로 의식이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다"며 가해자에 대한 엄벌과 재발방지책 마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