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선거 임박하자 트럼프와 거리두는 공화당 후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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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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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고유가에 지지율 ↓
경합 후보 62명 중 41명 외면
MAGA 영향력 이전보다 약화
중간선거 참패 땐 레임덕 우려

7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에서 열린 선거 유세 현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춤을 추고 있다. AFP연합뉴스 7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에서 열린 선거 유세 현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춤을 추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동 전쟁과 고유가에 따른 경제 불안이 미국 민심을 흔들면서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 후보들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두기가 시작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30% 선마저 위협받는 상황에서 민주당 후보들과 접전을 벌이는 공화당 후보들이 차별화에 나서는 것이다. 과거 한때 선거 승리의 보증수표로 여겨졌던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연방 상·하원 선거에서 경합지로 분류되는 62곳의 공화당 후보 가운데 41명이 트럼프 대통령과 정책적으로 결별하거나 관계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고 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들의 의회 표결과 공개 발언, 선거운동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약 3분의 2가 트럼프 대통령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 중 12명은 대부분 당내 후보 지명을 확보한 이후 선거운동 웹사이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과 사진, 지지 선언을 삭제했다. 지난달 16일 워싱턴포스트(WP)도 공화당 후보들의 소셜미디어(SNS) 게시물을 분석해 이들이 온라인에서 이른바 ‘트럼프 지우기’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달 9~10일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도 감지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층 결집을 노렸지만 공화당 상·하원 후보 참석자는 100명 안팎에 그쳤다. 중간선거에서 선출하는 상·하원 의원 470명의 약 5분의 1 수준이다.

전당대회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경합지 35곳을 모두 방문하겠다며 전국 순회 지원 유세에 나섰지만 후보들의 반응은 다소 미온적이다. 대표적 경합지인 메인주의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은 전날 민주당 후보와의 토론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메인주에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메인주 방문 가능성을 언급한 지 하루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순회 유세 초반 앨라배마와 네브래스카 등 공화당 강세 지역을 찾은 것을 두고도 경합지 후보들이 지원을 꺼린 결과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유세 현장의 열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도 잇따른다. CNN은 “떠들썩한 대규모 행사에서 지지 기반을 결집하는 능력은 트럼프의 정치적 브랜드에서 핵심적 부분이었다”며 “그러나 그는 많은 공화당 인사들이 그런 집회를 득보다 실이 더 큰 것으로 보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집회 인파와 열기는 믿을 수 없을 정도다”, “내 집회가 공화당을 다시 구하고 있다”며 이러한 평가를 반박했다.

경합지의 공화당 후보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배경에는 고유가와 이민자 추방, 무역 갈등 등 유권자들의 표심을 좌우할 주요 현안이 자리하고 있단 분석이다. 미시간주의 마이크 로저스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는 캐나다와의 무역 갈등이 지역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역 전쟁 중단을 촉구하는 선거 광고를 공개하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핵심 지지층에서 여전히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만큼 일부 후보들은 신중론을 보이고 있다. 대이란 군사작전 중단 촉구 결의안에 찬성했던 아이오와주의 매리어넷 밀러믹스 공화당 하원 의원은 지역구의 대규모 제철소 투자 계획이 발표될 당시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 뒤에 서기도 했다.

현재까지 공화당 후보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면으로 반기를 들거나 공개적인 결별을 선언하는 움직임은 두드러지지 않는다. 그러나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패색이 짙어지고 실제 참패로 이어질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당내 장악력도 급격히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내 지지 기반과 공화당 인사들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 하는 능력을 잃었다면, 그에게는 별로 남는 것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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