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청년 36명 면담했더니…보수도 진보도 아닌 ‘미지근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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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석 기자 ch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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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석사과정 장민욱 등 연구진 면담
“청년 보수정당 투표 증가=극우화 아냐”

학술지 <동향과 전망> 자료 사진. 한국사회과학연구회 제공 학술지 <동향과 전망> 자료 사진. 한국사회과학연구회 제공

동남권 청년 면담을 바탕으로 청년의 보수 정당 투표가 늘었더라도 이념이 보수화·극우화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강대 대학원 사회학과 석사과정 장민욱 씨와 경남대 사회학과 양승훈 조교수는 학술지 <동향과 전망> 최신호인 128호에 논문 ‘보수화의 이면: 가시적 소수와 미지근한 다수, 동남권 청년의 정치 감각’을 게재했다고 9일 밝혔다.

논문은 2024년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지난해 대통령 선거로 이어진 정치 흐름 속에서 청년의 이념이 우경화·극우화했다는 접근을 비판적으로 검토한 연구다. 연구진은 보수 정당에 투표하는 청년이 늘었다는 주장은 설문조사 등으로 확인되지만, 이념 자체가 우경화·극우화했다고 볼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온라인과 집회에서 눈에 띄는 일부의 목소리가 청년 전체의 모습처럼 평가됐다는 비판이다.

연구진은 부산·울산·경남에 거주하거나 출신인 만 18~29세 청년 36명을 면담했다. 면담에 보수 정치에 적극 참여하는 청년과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청년은 포함되지 않았다.

면담 참가자 대부분은 진보와 보수라는 두 가지 잣대만으로 정치 성향을 드러내기를 미루거나 거부했다. 보수 정당에 투표한 경험이 있거나 보수 정당에 상대적으로 친화적인 참가자도 이념적 일관성은 두드러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면담 참가자들이 “보수도 진보도 아닌, 정치적 좌표에 자기를 배치하기를 유예하는 ‘미지근한 상태’를 드러낸다”고 진단했다. 정치에 무관심한 것이 아니라 정치 성향을 어느 한쪽으로 정하기를 미루고, 정치를 일상의 평온을 깨는 ‘소음’으로 판단해 거리를 두는 태도라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이런 경향의 배경으로 정치를 이야기할 일상의 기반이 얇은 점을 꼽았다. 다양한 성향과 다양한 수준의 정치를 접촉할 창구가 부재하다는 진단이다. 연구진은 청년들이 정치를 이야기할 관계의 기반이 얇은 상태에서 조직된 우파가 그 빈자리를 먼저 채울 경우 보수 투표가 극우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장 씨는 경남대 사회학과에서 학사과정을 마쳤고, 양 교수는 대우조선해양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거제와 조선산업을 다룬 책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를 펴낸 바 있다.


최환석 기자 ch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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