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국감 노로바이러스 이슈화에 출하 목전 남해안 굴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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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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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당 신장식 의원 2024~2025년
국내서 적합 판정 대미수출 냉동굴
현지서 노로바이러스 검출 문제 지적
소비 위축 우려에 사전 주문량 급감
22일 본격 출하 앞둔 어민 안절부절

통영시에 본소를 둔 굴수하식수협은 오는 22일 ‘2026년 생굴 초매식’을 연다. 초매식은 수협 공판장에서 진행되는 첫 경매 행사다. 양식업계는 초매식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해 내년 6월까지 시즌을 이어간다. 사진은 지난해 초매식 모습. 부산일보DB 통영시에 본소를 둔 굴수하식수협은 오는 22일 ‘2026년 생굴 초매식’을 연다. 초매식은 수협 공판장에서 진행되는 첫 경매 행사다. 양식업계는 초매식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해 내년 6월까지 시즌을 이어간다. 사진은 지난해 초매식 모습. 부산일보DB

제철 맞은 경남 남해안 굴 양식업계가 비상이다. 모처럼 맞은 풍작에 출하 준비가 한창인 와중에 해양수산부 국정감사에서 난데없이 ‘굴 노로바이러스’가 부각되면서 어민들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생굴 소비에 치명적인 이슈인 탓에 겨우 기지개를 켜는 듯하던 소비 심리가 다시 얼어붙을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실제 관련 언론보도가 쏟아지자 소비 위축 우려에 초매식을 앞두고 급증하던 사전 주문이 뚝 끊겼다. 뿔난 어민들 사이에선 이미 끝난 과거사를 들춰 괜한 불안을 부추긴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20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주말을 전후해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생굴 선주문량이 급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감에서 노로바이러스 문제가 제기된 이후 눈에 띄게 물량이 줄었다”고 귀띔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지난 11일 해수부 국정감사에서 2024~2025년 사이 국내 수출 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냉동 굴이 미국에서 노로바이러스 검출로 6차례 전량 폐기·리콜 처분받았다고 지적했다. 생산량 세계 2위, 연간 1000억 원 이상을 수출하는 국가 5대 전략 수산물이 정부의 안일한 위생 안전망 관리로 위기에 직면했다는 점을 꼬집기 위한 사례였다. 하지만 의도와 달리 국내산 굴의 전반적인 위생 문제인 것처럼 비치면서 애꿎은 양식업계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

알굴을 생산하는 통영 굴 박시장 모습. 부산일보DB 알굴을 생산하는 통영 굴 박시장 모습. 부산일보DB

통영시에 본소를 둔 굴수하식수협은 오는 22일 ‘2026년 생굴 초매식’을 연다. 초매식은 수협 공판장에서 진행되는 첫 경매 행사다. 양식업계는 초매식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해 내년 6월까지 시즌을 이어간다. 이 기간 통영과 거제, 고성 앞바다에선 4만여 t에 달하는 생굴이 수확돼 전국 각지로 공급된다. 이는 국내 굴 생산량의 70% 상당이다.

특히 올해는 태풍이나 고수온, 빈산소수괴 같은 이상 조류 피해가 적었던 데다, 잦은 호우로 육지에 있던 각종 영양분이 바다로 다량 유입돼 유난히 작황이 좋다. 늦더위에 주춤하던 소비 시장도 빠르게 회복돼 사전 주문량도 부쩍 늘고 단가도 예년 대비 10% 이상 올랐다. 2년생 월하굴 부족에 따른 초반 물량 부족만 극복하면 공급과 수요 모두 무난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엉뚱한 노로바이러스 이슈가 불거지면서 시장은 도로 냉골이다. 노로는 겨울에 유행하는 식중독 원인 바이러스 중 하나다. 섭씨 85도 이상으로 가열하면 사멸하지만, 주로 날것으로 먹는 생굴은 감염에 취약하다. 때문에 바이러스 검출 소식이 뜨면 소비는 급감하고, 업계는 직격탄을 맞는다. 생굴 소포장 업체 관계자는 “언론 보도 이후 추가 주문이 절반 이상 줄었다. 미리 주문했던 물량조차 취소하는 곳도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알굴을 생산하는 통영 굴 박시장 모습. 부산일보DB 알굴을 생산하는 통영 굴 박시장 모습. 부산일보DB

출하를 목전에 둔 어민들은 분통을 터트린다. 통상 노로바이러스는 바닷물 수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1~2월 사이 일부 해역에서 발생했다가 사라진다. 지금 출하하는 물량은 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일부 매체와 유튜브에선 당장 위생상 문제가 발생한 것처럼 다루고 있다.

게다가 지난 4월 미국식품의약국(FDA) 위생 점검에서 이미 합격 판정을 받았다. FDA는 자국 패류위생계획을 준수하는 바다에서 생산된 제품에만 수입을 허가한다. 현재 경남 앞바다 6곳이 FDA 지정해역으로 등록돼 있다. FDA는 2~3년 주기로 패류위생 전문가로 구성된 실사단을 파견해 지정해역 위생 점검을 한다. 불합격 판정 시 수입을 전면 중단하는데, 핵심 판단 근거가 노로바이러스 검출 여부와 오염원 관리 실태다. 이후 지금까지 반년 넘게 남해안 양식 굴에서 노로바이러스는 검출되지 않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에서 가장 엄격하고 신중하게 시판을 승인하는 기관이 FDA다. 유럽 등 주요 선진국도 FDA 판단을 전제로 할 정도”라며 “그런 기관에서 안전하다고 인정한 바다인데, 전후 맥락 없이 그것도 작년 재작년 일을 자극적으로 다루다 보니 시장이 필요 이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FDA 소속 패류위생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실사단은 지난달 24일부터 2일까지 남해안 수출용 패류생산 지정해역에 대한 현장실사를 진행했다. 통영시 제공 FDA 소속 패류위생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실사단은 지난달 24일부터 2일까지 남해안 수출용 패류생산 지정해역에 대한 현장실사를 진행했다. 통영시 제공

이번 기회에 노로바이러스에 대해 보다 명확한 기준을 정립하고 이를 토대로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비성 패류독소의 경우, 허용 기준치를 두고 그 이상이 나오면 채취 금지 명령과 함께 구체적인 발생 해역 정보를 포함해 소비자 경보가 발령된다. 반면 노로바이러스는 허용 기준치 없이 검출 여부만 따진다. 이 때문에 부정확한 정보가 확대, 재생산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체에 유해한 기준을 정하고 체계적인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면 소비자의 막연한 불안감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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