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 둘이 코치로…롯데 ‘파격 벤치’ 승부수
허문회 수석·조원우 수비
김민성 은퇴 직후 코치 변신
기존 투수 육성 기조도 계승
이 단장 넥센 인연 코치진 눈길
2020년 롯데 자이언츠를 이끌었던 허문회 수석 코치. 롯데 자이언츠 제공
팀의 사령탑을 지낸 전직 감독 2명을 나란히 코치로 앉히는 파격 카드를 롯데 자이언츠가 꺼내들었다. 롯데가 허문회·조원우 전 감독을 동시에 1군 코치진에 합류시켜 내년 가을야구를 정조준한다. 감독과 단장을 동시에 교체하며 쇄신에 나선 롯데가 코치진 구성에서도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8일 롯데가 발표한 코치진 인사의 핵심은 전직 사령탑 2명의 코치 발탁이다. 롯데는 2020년부터 2021년 5월까지 롯데를 이끌었던 허문회 전 감독을 수석코치 겸 타격코치로 선임하고 조원우 전 감독에게 수비코치 역할을 맡겼다.
허 수석코치는 과거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 등에서 타격 지도 능력을 인정받은 야구계의 손꼽히는 타격 전문가다. 선수별 타격 메커니즘을 분석하고 맞춤형 지도를 하는 데 강점이 있다. 이동욱 감독과는 현역 시절 롯데에서 함께 뛰었고, LG 코치 시절에도 한솥밥을 먹은 인연이 있다. 롯데 감독 재임 시절에는 당시 유망주였던 거포 한동희를 적극 육성했다.
조 코치는 롯데를 이끌던 2017년 구단의 한 시즌 최다승인 80승을 거두며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았다. 롯데의 마지막 가을야구를 지휘한 감독이다. 롯데 선수단을 잘 알고 외야 수비 지도에 전문성을 갖춘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2017년 롯데의 마지막 가을야구를 지휘했던 조원우 수비코치. 연합뉴스
두 전직 감독 코치 기용의 성패는 이들의 경험이 이동욱 감독과 어떤 시너지를 낼지에 달려 있다. 이들의 역할과 권한이 명확하지 않으면 오히려 혼선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 이동욱 감독이 이들의 경험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할 지가 시즌 전체 운영의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 시즌 은퇴한 김민성이 수비코치로 내정된 점도 파격이다. 별도의 ‘코치 수업’ 없이 곧바로 1군 코치진에 합류하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인 발탁이다. 김 코치는 현역 시절 다양한 내야 포지션을 소화한 ‘멀티 내야수’로 이름을 날렸다. 이동욱 감독이 수비 코치 출신으로 ‘수비력 강화’를 취임 일성으로 꺼내든 상황에서 조원우 코치와 함께 수비 불안 해소라는 중책을 맡게됐다.
투수 파트에는 외부 인사 대신 구단을 잘 아는 임경완·이재율 코치가 배치됐는데, 벤치의 신구조화를 꾀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역 시절 롯데의 마무리 투수를 맡으며 팬들에게 ‘임 작가’로 불렸던 임 코치는 올해 코치로 재활과 육성 파트에서 유망주들의 성장을 도왔다. 올 시즌 1군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신인 투수 김한결, 김태균 등을 육성했다. 젊은 투수들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육성 시스템을 1군 마운드에 안착시키는 역할이 그에게 주어졌다.
박준혁 전 단장 체제에서 추진한 육성 정책도 상당 부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박 단장이 영입한 일본인 투수 육성 전문가 가네무라 사토루 투수 총괄 코치도 롯데에 내년 시즌 잔류하는 것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코치 선임에는 이택근 단장의 과거 넥센(현 키움) 시절의 인연도 눈길을 끈다. 2014년 넥센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할 당시 허문회 수석코치와 새로 선임된 박승민 2군 감독은 코치로, 이 단장과 김민성 코치 내정자는 선수로 한솥밥을 먹었다. 12년 전 넥센의 전성기를 함께했던 이들이 롯데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다시 뭉친 셈이다.
이택근 단장은 “새롭게 선임된 코칭스태프와 함께 맞춤형 육성 시스템을 만들겠다”며 “추가 코칭스태프 인선도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해 내년 시즌 준비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